[서울 자영업 창업이야기]뚜띠쿠치나 공덕점 백승애 사장

조선비즈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입력 2018.10.08 15:06

    [서울 자영업 창업이야기]

    거주하던 집에서 창업, 이탈리안 화덕피자 맛집, 뚜띠쿠치나 공덕점 백승애 사장

    경기 불황에 최저 임금 인상 쇼크로 경영난에 허덕이는 외식업소가 많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B급 상권에서 7년째 성장하는 외식전문점이 있다.

    이탈리안키친을 표방하는 뚜띠쿠치나 공덕점이다. 이 매장은 서울 마포구 공덕역 4번 출구 쪽으로 나오면 초등학교 뒤 외진 곳에 위치해 있다. 처음 이 자리에서 문을 열 때만해도 과연 레스토랑이 될까 의문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백승애(61세) 사장은 그런 우려를 깨고 7년째 매출이 상승하는 매장을 경영하고 있다.

    이탈리안키친을 표방하는 뚜띠쿠치나 공덕점은 이태리 화덕피자와 파스타, 샐러드, 스테이크 등을 파는 매장이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제공
    공덕역은 9번 출구 도화길이 중심상권이다. 업무타운이 있고 마포역과 가까워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가 많다. 반면에 뚜띠쿠치나 공덕점 앞으로는 족발골목이 있고 노후화된 건물이 많다. 중심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입지가 떨어지는 곳이다.

    하지만 뚜띠쿠치나 공덕점은 지역 연관 검색어에 맛집으로 나올 정도로 장사가 잘 된다. 평일 점심 시간엔 직장인, 주말에는 연인이 많이 찾는다. 밤이 되면 가볍게 술 한 잔 하려는 고객의 비중이 늘어난다. 고르곤졸라피자, 시저샐러드를 맥주, 와인과 함께 즐기는 세트메뉴가 인기다.

    어려운 외식환경에도 불구하고 2막인생을 위해 도전한 창업에서 7년째 성장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 음식점은 상품이 가장 중요하다

    백승애 사장의 창업 동기는 30년동안 거주하던 건물을 보다 수익성있게 활용하는 것이었다. 4층짜리 건물인데 3, 4층은 주거지로 사용하고 1, 2층은 일반 사무실에 빌려주고 있었다. 음식점은 사람들이 모이고 교제를 하면서 서로 치유를 경험하는 공간이다. 20년간 음악치료사로 일하던 백사장은 직업적인 이유로도 외식업에 마음이 끌렸다.

    뚜띠쿠치나 공덕점 백승애 사장은 20년 음악치료사 경력을 갖고 있어 직원들과도 정기적으로 면담을 갖고 소통에 힘쓴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제공
    중요한 것은 업종 선정이었다. 공덕동이 발전하면서 지금은 주변 풍경이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공덕역 상권에서는 가장 낙후된 느낌이 드는 곳이다. 7년전에는 더했다. 바로 옆에 초등학교가 있고 공덕역과 애오개역 중간 쯤에 위치해 있어 입지가 좋은 편이 아니었다. 주변에서는 망한다며 다 말렸다.

    오래된 한식점이 많았지만 백 사장의 마음은 고객으로 들렀던 이탈리안 키친 브랜드에 마음이 쏠렸다.

    뚜띠쿠치나는 이태리 화덕피자와 파스타, 샐러드, 스테이크 등을 파는 매장이다. 좋은 원재료 사용, 맛, 가성비 높은 합리적인 가격이 경쟁력이다 .

    슬로우 푸드인 천연발효 도우를 사용해 화덕피자를 먹어도 속이 더부룩하지 않다. 마늘도 중국산과 국내산은 가격이 배 이상 차이가 나지만 국내산을 쓴다. 치즈도 100% 후레쉬 모짜렐라 치즈를 사용한다. 토마토, 야채, 올리브 오일 등 건강에 좋은 식재료로 만드는 건강한 음식은 음악치료처럼 사람을 치유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 고객에게 자신감있게 권할 수 있을 것같았다. 건물에도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잘 어울릴 것같았다.

    창업한 지 7년이 되었지만 백승애 사장은 고객이 내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가맹본사가 규정하는 품질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다.

    ◆ 사업을 완벽하게 장악, 아픈만큼 성장한다

    마음을 결정하고 뚜띠쿠치나 본사에 연락해 대표와 만나 상담을 받았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인테리어를 하고 매장을 오픈했다. 하지만 오픈후 그녀를 기다리는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한번도 육체노동을 해본 적 없는 백 사장에게 외식업소 운영은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다. 오죽했으면 오픈 후 1년 동안 죽을 만큼 힘들었다고 말한다. 직원 시켜서 대충 운영했더라면 그만큼 힘들지 않았을 것이다.

    사장은 A부터 Z까지 매장의 모든 것을 알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매장 청소, 손님 응대, 요리까지 완벽해지려 노력하다보니 살이 쑥쑥 빠졌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3년 정도 보내니 품질, 서비스, 고객관리, 마케팅까지 매장 경영에 눈이 떠졌다.

    매출도 처음부터 높았던 것은 아니다. 당시만 해도 공덕동 상권은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서서히 상권이 커오기도 했지만 현재의 매출은 만족한 고객들의 DB가 쌓이고 쌓여서 입소문이 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매출이 높지 않을 때도 육체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흔들림없이 품질과 서비스, 청결관리를 잘 해온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아픈만큼 성장한 것이다.

    ◆ 상권 특성에 맞춰 폭넓은 고객 유치

    공덕역 주변은 오피스 건물과 아파트 단지가 혼재돼 있다. 평일에는 오피스 상권이고 주말이면 가족외식 고객과 데이트족들이 많다. 주말 상권 공동화 현상이 없는 편이다. 주말에도 영업을 하려면 상권에 최적화된 업종이 필요하다.

    화덕피자 파스타 등 이탈리안 요리는 어린 자녀를 동반한 젊은 부부는 물론 데이트하는 연인들, 젊은 직장인에게 두루 인기가 있다.

    뚜띠쿠치나 대표 메뉴인 스테이크피자.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제공
    공덕점은 휴일 없이 매일 문을 연다. 심지어 이번 추석에도 쉬지 않았다. 일하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명절에도 가정에서 음식을 준비하지 않는 경향이 뚜렷하다. 덕분에 명절 연휴에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화덕 피자, 파스타, 샐러드, 리조또, 스테이크 등은 계절을 타지 않는다. 사계절 내내 매출이 일정하게 유지돼 비수기가 없다. 대신 5월이나 12월 등 행사 모임이 많은 달은 매출이 크게 오른다.

    매장은 2층이고 1, 2층 면적은 합해서 198제곱미터 남짓이다. 한번에 70명까지 고객을 받을 수 있어 평일 점심시간에도 대기시간이 짧다. 주말에는 모임 장소로 2층 홀을 예약하는 경우도 있다. 주문하면 샐러드, 파스타, 피자가 순서대로 나가기 때문에 고객들은 대기시간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다.


    ◆ 매월 1~10일은 직원 면담 시간

    화덕피자가 주메뉴이지만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외식이나 모임 장소로 많이 찾으므르 서비스가 중요하다. 좋은 서비스를 위해서는 고객 외에 직원관리도 중요하다.

    백 사장은 고객을 내부고객과 외부고객으로 나눈다. 내부고객은 함께 일하는 직원이다. 직원부터 만족시켜야 진정한 고객서비스가 나온다고 여겼다. 음악치료사로서 자신의 능력을 매장 운영에 십분 활용했다.

    매월 1일부터 10일까지 직원들과 차례대로 개인 면담 시간을 갖는다. 건의 사항 중 가능한 부분은 들어주고, 어려운 부분은 설득해 마음에 앙금이 없도록 한다.

    직원의 힘든 점을 바로 해결해주려 노력하니 자연스레 근속 연수도 길다. 매니저는 4년을 함께 일해 백 사장만큼 매장 사정을 잘 알고 있다. 지금은 같은 건물에 사는 이웃이 됐다. 백 사장의 직원 관리 덕분에 직원들도 고객들에게 진심어린 미소를 전할 수 있고 고객서비스 질도 올라간다.

    ◆ 고객의 마음 치유하는 매장

    고객관리 비결은 경청하는 자세다. 백 사장은 음악치료사로 오랜 기간 일해 사람 심리를 누구보다 잘 안다.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주는 일이다.

    공덕점은 오피스, 주거 상권이 혼재돼 있는 만큼 고객층 폭이 넓다. 그만큼 고객을 관리하기에 까다롭다. 하루에 100명이 훨씬 넘는 고객이 매장을 찾는다. 고객들의 다양한 사연을 백 사장은 묵묵히 듣고 공감해준다.

    단골과는 근황부터 개인적인 고민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식시 시간보다 백 사장과 대화하는 시간이 더 길 때도 있다. 편안하게 대화를 이끌어 고객의 마음을 치유해준다.

    뚜띠쿠치나 인기 메뉴인 숏파스타.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제공
    단체 고객을 맞았을 때는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의 노고를 배려해 레스토랑을 선정한 사람이 모임 참가자들에게 칭찬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 이웃 가게 마당까지 쓸어준다.

    주변 매장을 경쟁관계가 아닌 서로 돕고 의지하는 존재라 생각한다. 아침에 출근하면 이웃 식당 앞까지 깨끗이 쓸어준다. 30년을 이곳에 살며 왕래했기 때문에 매장 문을 연다고 관계가 달라지는 건 아니다.

    바로 옆 매장 화초 물도 함께 주며 이웃사촌처럼 지낸다. 똑같이 장사를 하는 입장이라 공감대가 있다 보니 대화가 잘 통한다. 백 사장의 이런 친화력 덕분에 오히려 레스토랑 생겨서 좋다고 반기는 식당 주인도 있다.

    ◆.자투리 시간으로 하는 마케팅

    나이를 핑계로 마케팅을 하지 않는 외식 경영자가 많다. 백 사장은 다르다. 환갑을 넘긴 나이지만 인스타그램, 블로그, 페이스북 등 SNS 채널을 직접 관리한다. 매장을 운영하다 시간 날 때 틈틈이 사진을 찍고 글을 올리며 소통에 신경 쓴다. 마케팅에 너무 시간을 쓰면 음식 맛, 직원 관리에 소홀해 질 수 있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려고 한다.

    매장을 찾는 고객을 대상으로 해시태그 이벤트도 진행해 음료를 무료로 주기로 했다. 뚜띠쿠치나 공덕점 블로그 리뷰만 380개에 달한다 .

    온라인 문화에 익숙한 젊은 고객을 위해 네이버 예약도 시작했다. 배달 대행업체도 3년 전부터 일찌감치 도입했다. 푸드플라이, 배달의민족, 우버이지, 요기요 네 개를 운영한다. 배달이 전체 매출의 1/5을 차지할 정도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 상생하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와의 관계도 중요하다. 백사장은 가맹본부와 친구처럼 지낸다. 가맹점 수가 많지는 않지만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들이 자주 만나서 식사를 하면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의논을 한다.

    뚜띠쿠치나 공덕점 내부 전경. .공덕역 주변은 오피스 건물과 아파트 단지가 혼재돼 있어 주말 상권 공동화 현상이 없는 편이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제공
    가맹본사에서는 신메뉴 개발과 세트메뉴 구성, 마케팅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해주고 있다. 메뉴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점주와 적극 소통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뚜띠쿠치나 가맹본사는 식자재 및 물류 업체를 바꾸거나 가격을 올릴 땐 점주를 모아 프리젠테이션을 한다. 철저한 조사 바탕으로 타당한 이유를 설명해준다. 대부분의 가맹점주가 경영한 지 오래됐다. 소통하는 문화가 관계를 오랫동안 이어오는 비결 중 하나이다.

    ◆ 일을 사랑해야 한다.

    백승애 사장의 가장 큰 성공비결은 일은 대하는 자세이다. 정년퇴직하고 편하게 돈 벌 생각으로 장사에 임하면 절대 안 된다. 50대 중반에 창업에 도전한 것은 삶에 새로운 활기를 주기 위함이었다. 젊은 사람과 똑같이 한 달 동안 매장 일을 배웠다.

    백승애 사장은 "자신의 일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애정을 붙이고 일에 임해야 성과가 나온다. 지금까지 잘 쌓아온 매장 이미지를 꾸준히 지켜나가는 것이 백 사장의 최종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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