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지방 부동산…분양도 입주도 꽉 막혀

조선비즈
  • 이진혁 기자
    입력 2018.10.08 06:17

    지역경제 부진과 서울 수요 쏠림으로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분양부터 입주까지 사실상 마비되고 있다.

    분양을 받아도 기존 집이 팔리지 않아 입주하지 못하는 가구가 늘고 있고, 집값이 오른다는 기대가 사라지며 지방은 분양 시장마저 가라앉았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8월 입주율은 76.8%를 기록했다. 수도권은 86.3%, 서울은 91.4%로 아파트가 준공된 이후 대부분의 가구가 입주를 마쳤지만, 지방은 74.8%로 서울·수도권 입주율에 크게 뒤떨어졌다. 제주는 64.3%, 대구·부산·경상권은 72.95%로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입주율이란 조사 당월에 입주 지정 기간이 만료되는 분양단지 중 잔금을 낸 가구 비중을 말한다.


    한국GM 군산 공장이 폐쇄되면서 GM과 하도급 업체 직원들로 북적였던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일대 원룸촌이 텅 비었다. /김영근 기자
    미입주 사유를 살펴보면 기존 주택매각 지연과 세입자 미확보가 각각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특히 세입자 미확보에 따른 미입주의 경우 전년 같은 기간(21.7%)보다 12%포인트 증가했다. 새집 공급이 너무 많다 보니 전세수요를 찾기 어려워 벌어지는 일이다. 1주택자의 경우 새집에 들어가기 위해 기존 집을 팔아야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데, 이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새집에 입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방에서 이런 부동산 시장의 선순환 구조가 무너진 건 주택 수요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분양 시장이 살아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전국에는 200만가구 이상의 주택이 공급됐고 이중 절반 이상이 지방에 쏟아지며 새집 수요는 얼추 충당됐다. 하지만 지역 경제가 어려워지고 집값 상승 기대가 꺾이면서 지방 주택 수요가 사라졌고 지방 부동산 활기도 꺾였다. 조선·자동차 등 지역 기반 산업이 무너지면서 경기가 어려워진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당장 집을 사려고 해도 부동산 시장이 부진해 앞으로 집값이 더 내려갈 것 같고, 공급이 워낙 많아 전세금도 낮다 보니 집을 사지 않으려는 사람이 많아졌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9월 말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10.95% 올랐지만, 부산(-1.21%), 울산(-2.7%), 충북(-2.88%), 충남(-1.64%), 전북(-1.08%), 경남(-4.5%), 경북(-3.19%) 등 지방 대부분의 집값이 내려간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지난 몇년간 쏟아진 아파트가 입주자를 채우지 못하는 것을 본 상황이라 분양시장도 최근엔 일부 인기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부진하다. 2016년만 해도 나오는 단지마다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시장이 뜨거웠던 부산 동래구의 경우 지난 9월 분양된 ‘동래 더샵’ 청약경쟁률이 평균 5.51대 1에 그쳤다.

    한라의 ‘김해 한라비발디 센트럴파크’는 103가구 모집에 39가구가 미달됐고, 롯데건설이 충북 청주에 분양한 ‘롯데캐슬 더 하이스트’는 152가구 공급에 6명 청약에 그쳤다.

    8월 말 기준으로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2370가구인데, 이중 지방이 5만3836가구로 전체의 86%에 이른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 1만5201가구 중 지방에 1만2699가구가 있다. 서성권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지방 주택시장은 경기침체와 공급과잉, 부동산 규제 등의 ‘트리플 악재’가 겹쳐 좀처럼 실타래를 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쌓여 있는 공급물량을 해소할 때까지 인·허가 물량 조절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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