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지구서 엘리베이터 타고 우주로… 상상이 현실 되나

조선일보
  • 최인준 기자
    입력 2018.10.04 03:05

    日, 위성 2기 사이에 케이블 설치… 엘리베이터의 이동 가능성 테스트
    적재 적고 비용 비싼 발사체보다 100분의 1 가격에 화물 운반 가능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지난달 22일 가고시마(鹿兒島)현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H2B 로켓 7호를 발사했다. 로켓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전달할 보급품과 함께 일본 시즈오카대 연구진이 개발한 초소형 위성 2기도 싣고 갔다. 바로 우주 엘리베이터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우주에서 시험할 위성들이다. 시즈오카대 연구진은 우주 공간에서 위성 사이에 연결한 10m 길이 강철 케이블을 따라 모형 엘리베이터를 이동시키는 실험을 할 계획이다.

    지구에서 우주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간다는 공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우주 엘리베이터는 지구에서 인공위성까지 케이블을 연결해 엘리베이터처럼 우주에 물건을 나르는 장치다. 19세기 말부터 우주 수송의 한 방식으로 제안됐지만 공상과학(SF) 소설을 벗어나 실제 우주 공간에서 시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우주산업계는 '스타스-미(STARS-Me)'로 명명한 이번 실험에 성공할 경우 수만㎞ 상공의 위성과 지상을 연결하는 우주 엘리베이터 건설에 본격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우주 운송비 100분의 1로 절감 가능

    우주 엘리베이터 개발은 최근 들어 우주산업의 중심축이 민간 영역으로 옮겨지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민간업체들의 위성 발사와 우주 탐사가 늘면서 인력과 물자를 효율적으로 우주에 옮길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우주 엘리베이터 그래픽
    그래픽=양인성

    우주 엘리베이터는 건설 비용만 100억달러가 넘게 들 것으로 추정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우주로 화물을 나르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우주왕복선으로 물자를 실어나르면 화물 1㎏당 2만2000달러(약 2500만원) 정도가 소요되는데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그 100분의 1 수준인 200달러(약 22만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민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 사무국장은 "우주 발사체는 지구 중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연료가 무게의 90%를 차지해 화물 적재 능력에 한계가 있다"며 "우주 엘리베이터는 우주 개발 비용을 크게 낮출 기술로 기대를 모은다"고 말했다.

    기술 발전도 우주 엘리베이터 상용화를 앞당기고 있다. 우주 엘리베이터는 길이가 수만㎞나 되기 때문에 일반 건물처럼 로프(줄)로 당기는 방식을 쓸 수 없다. 일본 연구진은 로프 대신 '리니어(linear·선형) 모터'를 적용할 방침이다. 리니어 모터는 기존의 회전형 모터를 일렬로 펼쳐 놓았다고 보면 된다. 전류가 흐르면 회전력이 아닌 직선 방향의 끌어당기는 힘이 발생한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자기부상열차도 자석의 반발력과 리니어모터를 이용해 공중에 떠서 달린다. 리니어 모터를 이용하면 이론적으로 엘리베이터가 오를 수 있는 높이에 한계가 없다.

    일본은 JAXA가 연구비를 지원하고 시즈오카대가 기초 기술 개발, 건설사 오바야시 코퍼레이션이 전체 시공을 책임지는 산학연 협력 체제를 갖췄다. 오바야시는 2025년 지상 기지를 착공하고 2050년까지 9만6000㎞ 상공 위성과 지상을 연결하는 우주 엘리베이터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도 민간 업체들과 함께 우주 엘리베이터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서 우주용 고강도 케이블 개발 중

    우주 엘리베이터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지구 주변을 도는 우주 쓰레기나 운석과의 충돌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또 고에너지의 우주 방사선을 막는 장치도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우주 엘리베이터의 무게를 견디고 대기권과의 마찰로 인한 고열에도 강한 케이블 소재를 개발해야 한다.

    현재 우주 엘리베이터용 소재로 가장 유력한 후보는 탄소 원자들이 벌집 모양으로 연결된 다발인 탄소나노튜브다. 강철보다 100배나 강하면서도 무게는 5분의 1 수준에 그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지난 8월 NASA와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우주 산업 소재를 공동 개발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우주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케이블 개발도 공동 연구 과제에 들어갔다. KIST 연구진은 현재 80기가파스칼의 압력을 견딜 수 있는 탄소나노튜브 가닥을 개발한 상태다. 이는 십원짜리 동전만 한 크기에 80t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수준이다. 연구진은 오는 2022년까지 우주 엘리베이터 개발에 필요한 150기가파스칼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탄소나노튜브 가닥 위에 열에 강하고 방사선 차폐 능력이 뛰어난 질화붕소나노튜브를 입히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 물질은 붕소 원자 3개와 질소 원자 3개로 이뤄진 육각형 분자들이 원통형으로 길게 연결된 소재다. 탄소나노튜브는 500도가 넘으면 연소되는데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된 질화붕소나노튜브는 900도까지 견딘다. 연구진이 최근2㎜ 두께의 섬유 형태로 제작한 질화붕소나노튜브는 중성자 등 우주 방사선을 98%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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