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인사이더] 플레이코인 김호광 대표 “게임 시장 독과점 해결…중국 시장 노크”

조선비즈
  • 박원익 기자
    입력 2018.10.03 08:00

    블록체인·암호화폐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블록체인 시장 규모가 2022년 108억6000만달러(약 12조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파트너를 지낸 마이클 노보그라츠 갤럭시 디지털 대표는 암호화폐 시장이 1년 내 8000억달러(약 889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까. ‘차세대 유망 산업(The Next Big Thing)’에 뛰어든 업계 키 플레이어를 만나 블록체인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2015년 6월. 동남아 한 국가에서 게임 아이템 해킹 사건이 발생했다. 현금 40억원 규모의 게임머니와 아이템 350만개가 도난당했다. 해킹이 빈번한 동남아 지역 특성상 속수무책으로 돈을 날릴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달랐다. 통상 일주일 이상 걸렸던 아이템 해킹 처리가 180분 만에 완료됐고, 게임 회사 서버에 보관돼 있던 아이템(비활성화분)까지 포함해 피해 아이템 92.5%가 회수됐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도난당한 아이템을 추적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 비슷한 상황에서 아이템 회수율이 20~30%였다는 걸 고려하면 상당히 의미 있는 변화였죠."

    지난 9월 말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게임허브 오피스에서 만난 김호광 게임허브 대표. /박원익 기자
    이 사건은 게임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김호광 게임허브코리아(이하 게임허브) 대표가 블록체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계기가 됐다. 분산 원장에 모든 거래를 기록하는 블록체인 기술의 유용성을 체험한 후 그 잠재력에 눈을 뜬 것이다. 김 대표는 "예전엔 로그 분석을 통해 분실한 아이템을 추적하는 방식을 썼는데, 이번엔 비트코인 코드 일부를 아이템에 적용해둔 덕에 의심 IP(인터넷 주소)를 손쉽게 추릴 수 있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라이브플렉스, 메이크어스 등 게임·콘텐츠 기업에서 개발 이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개발자 출신 CEO다. 2017년 3월 게임 플랫폼 스타트업인 게임허브를 설립하고 그해 11월 게임 아이템 결제, 게임 마케팅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암호화폐 ‘플레이코인(PlayCoin, PLY)’을 출시했다.

    플레이코인은 올해 2월까지 진행한 암호화폐공개(ICO)에서 일본·중국계 투자금 3300만달러(약 367억원)를 모았다. 지난 4월 대만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빈후드(COBINHOOD)에 처음 상장됐고 5월엔 싱가포르 거래소 엘뱅크(LBANK), 9월엔 한국 대표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플레이코인을 통한 게임 시장 혁신’을 꿈꾸는 김 대표를 강남구 게임허브 본사에서 만났다.

    ◇ 게임 알리면 플레이코인 보상…"독과점 개선해야"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게임 플랫폼 서비스 스타트업 게임허브를 운영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플레이코인을 서비스하고 있다.

    게임 포탈 분야에서 오래 일했고 콘텐츠 브랜드 ‘딩고’를 서비스하는 업체(메이크어스)에서도 근무했다. 게임 분야에서 일하면서 게임 머니 해킹 방지를 연구했고 2011년부터 자연스럽게 비트코인에 관심을 갖게 됐다."

    -플레이코인에 대해 설명해 달라.

    "플레이코인은 게임 결제와 디지털 마케팅에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다. 작업증명(PoW) 등 기존 채굴 방식이 아닌 소셜 마이닝(Social Minning) 개념을 도입했다. 게임 팬들이나 인플루언서(influencer, 유명인)가 페이스북 등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게임을 홍보하면 기여도(소셜 신용등급)를 따져 보상으로 플레이코인을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게임사는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이용자들은 플레이코인을 거래소에서 매매해 돈을 벌 수 있다. 다양한 게임 아이템 결제 등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플레이코인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다."

    -게임 마케팅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을 보면 구글과 애플이 시장 전체를 장악한 독과점 구조다. 구글이 운영하는 앱스토어 마켓은 평균 30%의 수수료를 게임 회사로부터 가져가고, 그 외 디지털 마케팅 시장의 경우 SNS·라이브 방송 플랫폼이 40~70%의 수수료를 가져간다.

    과도한 광고 비용과 수수료로 인해 메이저 게임사가 아닌 작은 게임업체는 살아남기 어려워졌다. 게임 퀄리티가 낮아서가 아니라 돈이 모자라서 망할 수 있는 것이다. 해결 방안을 깊이 고민하게 됐다."

    플레이코인이 지향하는 생태계. /홈페이지 캡처
    -플레이코인을 활용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

    "구글과 애플을 이길 수는 없을지 몰라도 시장 일부를 가져오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 구글 플레이 게임에 광고하는 회사만 뜨는 구조를 개선하려는 거다. 실제 게임 유저가 플레이코인을 통해 게임을 홍보하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을 진성 유저에게 집행할 수 있고 정확한 마케팅 성과 지표, 데이터도 얻을 수 있다.

    인디게임 회사의 경우 게임 매출 100만달러(약 11억원)까지 수수료를 아예 안 받고 저희가 대신 지급할 계획이다. 창조적인 게임을 찾으려는 이용자들은 자발적인 마케팅 참여로 플레이코인을 얻고, 이 플레이코인은 다시 게임 생태계로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ICO엔 어떤 투자자들이 참여했나.

    "중국 블록체인 퀀텀을 비롯해 중국 투자자들과 일본 투자자들이 90% 정도 된다. 처음엔 한국 투자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었는데, ICO 규제 등 한국 정부 가이드 라인을 지키기 위해 환불 조치하고 제외했다. 하드캡(모금 상한선)을 다 채웠다."

    ◇ "블록체인은 만능 아냐"…중국 시장 노크

    -결제할 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

    "동남아시아에선 아이템 거래할 때 선불카드를 많이 사용하는데 선불카드를 도난당하는 등 문제가 많다. 추적 가능하며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 기능이 있는 플레이코인을 사용하면 게임 이용자들이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

    최근 암호화폐 지갑 내 게임숍을 오픈했고 결제 게이트웨이도 상용화할 예정이다."

    -플레이코인은 퀀텀 기반에서 최근 이더리움으로 플랫폼을 전환했다.

    "고객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지갑 오류, 싱크 불일치 등 퀀텀 블록체인의 오류가 계속돼 퀀텀 기반이었던 플레이코인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이더리움의 경우 마이이더월렛이라는 검증된 지갑이 있다. ERC-20(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사용하는 토큰 표준)로 스왑(전환)해 지갑 복구 등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핵심 업무에 집중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소셜 미아닝, 소셜 신용평가 모델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물론 사기 계정이나 봇 계정을 모두 가려낼 순 없다. 이건 현재 구글도 못 하고 있는 일이다.

    대신 활성화된 계정인지 추적하고, 진짜 본인 얼굴을 프로필로 사용하는지, 친구와 소통이 있는지 등 다양한 데이터를 내부적으로 계속 축적해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소셜 신용등급에 따른 플레이코인 분배 주기. /플레이코인 백서 캡처
    -향후 블록체인 기술·산업의 판도는 어떻게 전망하는 지.

    "사람들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우려를 갖는 건 당연한 일이다. 닷컴 열풍 때도 인터넷 기업이 경찰 조사를 받는 등 저항감이 존재했다. 역사를 보면 신용카드가 대중화된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페이팔이 처음 나왔을 땐 결제 사기가 6%에 육박했으나 지금은 0%대에 불과하다.

    블록체인 만능설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에선 적극적으로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블록체인 기술 개발·수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 주니어 블록체인 개발자가 연봉 6만달러(약 7000만원)를 받을 정도다. 중국의 젊은 친구들이 블록체인·암호화폐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다."

    -플레이코인의 다음 행보는.

    "블록체인 기술력을 무기로 중국 시장을 노크하려고 한다. 현재 한국에서 40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핵심 기술팀은 세계 어디를 가든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리딩할 실력을 가지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티몰(Tmall)’에 입점한 기업 중 매출 상위 100개 기업은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 기준을 충족할 정도로 큰 회사들이다. 중국 기업들이 결제 등에 사용할 블록체인 서비스를 만들어 공급한다면 큰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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