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유가 100달러 갈까…이란 제재·미국 대응이 변수

조선비즈
  • 설성인 기자
    입력 2018.10.01 11:29

    국제 유가가 다음달 초로 예정된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임박하자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산유국인 이란의 원유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충격을 막아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강건너 불구경하듯 증산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3대 유종인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는 지난달 말 각각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73달러를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4년과 같은 ‘유가 100달러 시대’가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향후 유가의 방향성에는 다음달 중간 선거를 앞두고 유가 급등에 부담을 갖고 있는 미국의 선택이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이 선제적으로 전략적 비축유를 방출하거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의 증산을 설득한다면 유가 상승에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카그 섬 원유 터미널에서 인도로 수출되는 원유를 실은 선박 위를 한 직원이 걷고 있다./블룸버그
    ◇ 이란 생산량 감소로 원유 공급 차질

    지난달 28일(현지시각)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82.72달러, 두바이유는 배럴당 80.03달러를 기록중이다. 올 8월 배럴당 60달러대 중반까지 내려갔던 WTI는 현재 73.25달러까지 올랐다.

    블룸버그는 "주요 원유 거래 회사들이 미국의 이란 원유 수출 제재 영향으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유가 100달러 시대로의 회귀를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올 5월 보고서에서 내년에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시대에 도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그 이유로 수요는 늘어나는 대신 공급은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공급부족 등으로 브렌트유 가격이 2020년 초 90~105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유가가 위로 방향을 툰 이유는 원유 공급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이란은 하루 40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는데, 미 제재 여파로 8월에는 생산량이 하루 350만배럴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 11월 5일부터 추가 제재에 나서면 원유 공급은 더욱 타이트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OPEC은 지난달 진행된 알제리 회동에서 예상을 깨고 증산 요구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올 12월 OPEC 정례회의까지 원유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도다. 여기에 미국의 원유 재고가 최근 감소한 것도 유가 상승에 불을 지폈다.

    ◇ 세계 1위 산유국 미국, 전략적 비축유 방출할 수도

    트럼프 미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 (OPEC의) 회원국을 방어하고 있을 때 OPEC은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비판해왔다. 미국 경제 호황에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유가 상승을 견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리가 표현된 발언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가 가장 극심했던 2013년을 감안해도 이란의 산유량은 하루 약 230만배럴 안팎이었다"면서 "세계 1위 산유국으로 올라선 미국의 증산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방적으로 유가 상승이 지속될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이 유가가 지금보다 더 오를 경우 결코 수수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한다. 미국의 동맹국이자 이란의 앙숙인 사우디는 미국으로부터 계속 증산 요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의 이란 제재 본격화와 함께 올 연말까지 베네수엘라발 원유 공급 차질(하루 20만배럴)도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러시아와 사우디가 원유 공급량을 늘리고 미국이 중간선거 전 하루 50만배럴가량의 전략적 비축유를 선제적으로 방출한다면 유가 급등세를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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