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청와대 업무추진비 내역 공개 심재철 의원 검찰 고발 방침"

입력 2018.09.27 14:59 | 수정 2018.09.27 15:08

기획재정부가 인가받지 않은 한국재정정보원의 행정정보를 습득해 청와대 등 정부 부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공개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재정정보원 자료를 불법적으로 열람·취득한 심 의원실 보좌진을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관련 정보를 외부에 공개한 심 의원까지 고발하기로 한 것이다. 기재부가 현직 의원을 검찰에 고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용진 기재부 2차관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국재정정보원의 비인가자료 유출 관련 입장’ 공식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김용진 2차관(왼쪽)과 김재훈 한국재정정보원장이 '한국재정정보원의 비인가자료 유출 관련 입장'을 밝히는 공식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차관은 "대통령비서실의 예산집행 내역 등 자료의 외부 유출과 공개가 계속 반복돼 심 의원을 사법기관에 추가 고발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심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청와대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청와대가 원칙적으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없는 심야·주말시간대에 2억4594만원 상당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정부 재정정보시스템을 통해 확보한 지난 2017년 5월 이후 지난달까지 청와대 업무추진비 내역을 분석한 결과, 청와대가 밤 11시 이후 심야시간대에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건수는 총 231건·4132만여원이며, 법정공휴일과 토·일요일 등에는 1611건에 2억 461만여원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규정을 위반하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업무추진비는 도합 1842건, 2억 4594만원에 달한다. 상호명과 금액별로는 △비어·호프·맥주·펍 118건(1300만1900원) △주막·막걸리 43건(691만7000원) △이자카야 38건(557만원) △와인바 9건(186만6000원) △포차 13건(257만7000원) △바(BAR) 14건(139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심 의원측의 재정정보원 자료 공개 행태에 대해 김 차관은 "심 의원이 대통령비서실의 예산집행 내역을 공개하고 의혹을 제기했다"면서 "해당 내역은 업무추진비만 있는 것이 아니라 행사비 등 다른 사용 내역도 있으며, 심야·휴일 사용도 금지되는 것이 아니라 불가피하다면 지출할 수 있게 돼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러한 자료가 유출되면 통일·외교·치안 활동 관련 정보가 노출되고 국가안보전략이 유출될 우려가 있으며, 주요 고위직 인사의 일정·동선 등 신변 안전에도 위해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재부는 심 의원측이 공개한 지출내역의 적법성을 떠나 재정정보원 자료가 무분별하게 유출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입장이다.

김 차관은 "심 의원측에 유출된 정보는 기재부, 국세청 등 기재위 소속기관뿐만 아니라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국무총리실, 법무부, 헌재·대법원 등 헌법기관과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도 포함한 37개 기관의 작년 5월 이후 자료가 포함됐다"면서 "심 의원실 보좌진들이 (시스템)로그인 이후 비인가 영역에 비정상적인 방식을 사용해 접근하고 비인가 자료를 불법적으로 열람·취득했다는 점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해당 시스템을 지난 10년 동안 1400명 이상이 사용했음에도 이런 사례가 없었으며, 비정상 접근방식은 단순히 클릭 한두 번이 아니라 5단계 이상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면서 "이번 사건의 쟁점은 비정상적 접근방식 습득 경위, 비인가 정보습득의 불법성 사전 인지 여부, 불법행위의 계획성·반복성 등이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측이 백스페이스키 조작 등을 통해 해당 정보에 접근하게 된 것은 시스템 오류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김 차관은 "우연히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불법성을 인지하고서도 조직적이고 집중적으로 다운받은 것이 적법한지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면서 "시스템 오류나 정상 작동 여부 조사는 수사 당국에서 밝힐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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