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도 문제, 놔둬도 고민"…서울 그린벨트 '딜레마'

조선비즈
  • 김수현 기자
    입력 2018.09.20 06:16

    "풀어야 하나, 그대로 둬야 할까."

    정부가 오는 21일 발표할 공급대책의 최대 변수는 서울 시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에 있다. 해제를 요구하는 국토교통부와 이에 맞서는 서울시의 이견이 발표 전날까지도 팽팽한 가운데, 관련 내용이 어떤 식으로 담기든 후폭풍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와 국토부는 지난 17일 청와대에서 막판 협상을 진행했지만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서울시는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하면서, 정부에 유휴지 활용과 용적률 상향을 통해 6만2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공급계획 30만가구 중 5만가구를 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해 공급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조선일보 DB
    양 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그린벨트를 해제하든 유지하든 뒤탈은 생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급 대책에서 국토부는 수도권에서 교통여건이 좋고 주택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공공택지 30곳을 발표할 계획인데, 국토부가 공급 대책에서 서울만 빼놓고 그린벨트 해제 공급안을 내놓게 되면 다른 지자체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가 되는 집값 급등은 서울에서 비롯됐는데, 상당수 지자체가 꺼리는 그린벨트 해제에서 서울만 빠지면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이달 초 수도권 신규 택지지구 위치가 공개되면서 경기 과천시와 안산시 등 일부 지역에서 반발이 잇따르고, 서울 집값 문제는 서울에서 해결하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과천이 신규 주택 공급 대상지로 확정되면 성장동력을 잃고 서울시의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것"이라면서 "(정부는) 서울 지역의 집값 폭등 문제를 과천시의 희생으로 결코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고 서울의 그린벨트를 풀자니 서울시의 반대가 워낙 완강해 해제하기도 쉽지 않다. 그린벨트 해제 면적이 총 30만㎡ 이상일 경우 중앙 정부가 직접 해제할 수 있고, 그 이하도 정부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직접 해제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직권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직권 해제가 가능하더라도 정부가 지역 개발을 하면서 지자체장 동의 없이 직권해제 카드를 밀어붙이기엔 부담이 크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차기 여권의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게다가 서울시가 그린벨트 해제 없이도 정부 목표치(5만가구)보다 더 많은 6만2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고 제시한 상황이라 자칫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박원순 시장이나 서울시로서는 그린벨트를 그대로 묶어 두는 편이 나을 수 있다. 해제 효과가 충분치 않거나 부작용이 생길 경우 제기되는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당장 그린벨트가 해제된다 해도 택지를 조성해 실제 입주하는데 6~7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집값 안정 효과가 작을 것이란 비판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그린벨트는 집값 안정의 수단 중 하나가 될 수 있지만 집값 문제를 풀 만능열쇠는 아니다"면서 "어떤식으로 가닥이 잡히든 결론이 내려진 이후엔 정부와 지자체가 같은 목소리를 내 시장 혼선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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