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줄었다" "늘었다"… 금감원·카드사도 통계 공방

조선일보
  • 양모듬 기자
    입력 2018.09.17 03:07

    금감원 "51%↑" 카드사 "32%↓"

    금융감독원과 카드업계가 카드업 상반기 실적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8개 상반기 전업 카드사 순이익이 작년 상반기보다 50.9% 늘었다"고 발표하자, 카드업계가 "상반기 순이익은 31.9% 줄었으며, 순이익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건 2013년 이후 처음"이라며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한 것일까.

    상반기 순이익 증감률 '-31.9%' vs '50.9%'

    신용카드사 순이익 논란
    신한·삼성·KB국민·현대·비씨·하나·우리·롯데 등 8개 전업 카드사는 지난달 올해 상반기 순이익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이들 카드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9669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31.9% 줄었다. 신한카드의 순이익이 55.3% 줄었고, 현대카드와 하나카드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8%, 3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이 개선된 곳은 두 곳(KB국민·우리)뿐이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정부가 가맹점 수수료율을 지속적으로 낮춘 탓에 실적이 악화됐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1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서는 반대 현상이 벌어졌다. 상반기 카드사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9% 늘어난 810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카드와 우리카드의 상반기 수익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445%, 193.2% 늘어나는 등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의 순이익이 개선됐다. 금융감독원은 "카드이용액 증가로 가맹점 수수료·할부 수수료 수익이 증가하고, 카드론 취급 확대로 카드론 수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라진 8822억원… 양측 순익 계산 방식 달라

    양측의 극명한 실적 차이는 순이익 계산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카드사는 국제회계기준(IFRS)을 기준으로 실적 자료를 작성·발표한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을 토대로 카드사 실적을 집계한다. 과거에는 수치가 조금씩 다르긴 해도, 큰 방향은 비슷했다. 하지만 작년 상반기부터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가계부채 관리의 일환으로 지난해 6월 금융당국이 카드사에 대손충당금을 더 많이 쌓도록 요구했기 때문이다. 대손충당금은 손실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비용을 뜻한다. 순이익을 계산할 때는 이 금액은 제외한다.

    지난해 바뀐 감독규정에 따라 카드업계는 대손충당금을 수천억원 더 쌓았다. 하지만 이 금액은 감독규정 기준 순이익 집계에는 제외됐다. 그 결과 작년 상반기 카드사 순이익은 감독규정 기준(5370억원)과 IFRS 기준(1조4193억으로)의 차이가 8822억원이나 벌어졌다. 작년 실적이 '기저효과'로 작용하면서 올해 상반기에는 감독규정 기준 순이익이 훌쩍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났다.

    카드사 "수수료 낮추려는 꼼수" 감독원 "정기 발표일 뿐"

    금감원의 발표 직후 카드업계는 "정부가 가맹점 수수료를 더 낮추려고 하는 꼼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 보험 등 다른 업권은 다 IFRS 기준으로 실적을 발표하는데, 유독 카드업만 감독규정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며 "카드사가 수수료 추가 인하 여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한 것 아니냐"고 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2011년 IFRS 도입 전부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을 감독규정 기준에 따라 정기적으로 발표해왔다"며 "특히 이번에는 감독규정 기준 순이익과 IFRS 기준 순이익 증감 차이가 커서 IFRS 순이익 관련 정보도 추가로 공개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업황의 흐름을 정확히 보여줄 수 있는 적절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순이익 추세는 IFRS 기준에 따라 분석하는 것이 좀 더 일관성이 있다"며 "하지만 지난해 감독규정 기준으로 '업황이 어렵다'고 나올 때는 조용히 있다가, 올해 순이익이 개선된 것으로 나오니 불만을 표하는 카드업계도 일관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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