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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쓰레기로 도로 깐다

  •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 입력 : 2018.09.17 03:07

    국내외서 재활용 포장재 잇단 시도… 공사비 줄이고 도로 내구성도 높여

    전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도로 포장재로 재활용하려는 시도가 국내외에서 잇따르고 있다. 쓰레기를 재활용해 공사비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도로의 내구성도 높일 수 있어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가 기대된다.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도로 상상도.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도로 상상도. 공장에서 만든 길이 2.4m, 폭 3m의 도로판을 연결해 만든다. 내부가 비어 있어 배수로나 가스관·케이블 통로도 될 수 있다. /네덜란드 플라스틱로드 프로젝트
    지난 11일 네덜란드의 소도시 즈볼러에서는 자전거도로 30m가 새로 깔렸다. 공장에서 미리 만든 도로판을 모래 위에 얹었는데, 소재의 70%가 재활용 플라스틱이었다. 플라스틱이 아스팔트처럼 석유에서 나온 물질인 데다 긴 사슬들이 단단하게 결합돼 가볍고 강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번 '플라스틱로드(PlasticRoad)' 프로젝트에는 네덜란드 토목회사 KWS와 플라스틱 배관업체 바빈 등이 참여했다. 프로젝트 관계자는 "폐플라스틱 도로는 내구성이 좋아 기존 도로보다 2~3배 오래 쓸 수 있고 공사 기간도 3분의 2나 단축할 수 있다"며 "특히 내부가 비어 있어 배수로로 활용하거나 가스관, 케이블을 쉽게 연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는 별개로 영국 회사 맥리버는 아스팔트에 폐플라스틱을 섞어 고온에서 융합시키는 방식을 개발했다. 회사는 영국 컴브리아주에서 화물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에 플라스틱 혼합 아스팔트를 시공해 내구성을 입증했다. 이전에는 6개월마다 아스팔트를 새로 깔았지만 폐플라스틱을 이용한 도로는 2년이 지난 지금도 멀쩡하다고 회사는 밝혔다.

    국내에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2011년 페트병에서 플라스틱 섬유를 뽑아내 도로포장용 골재들을 연결하는 아스팔트 보강재로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폐유리섬유와 폐플라스틱으로 도로 포장용 돌가루를 대체하는 기술도 상용화시켰다. 유평준 건설기술연구원 건설산업진흥본부장은 "올해는 유리섬유에 폐플라스틱을 코팅해 지름 4~8㎜ 알갱이로 만들어 아스팔트 포장 재료의 95%를 차지하는 골재를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며 "도로 포장용 돌가루, 골재를 폐플라스틱으로 대체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어서 기술 수출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 이 기사는 조선일보 지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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