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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 서가(書架)] 양극화 막으려면… 독점 발 못붙이게 토지도 경매해야

  • 송경모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 입력 : 2018.09.17 03:07

    포스너·웨일의 '급진 시장'

    포스너·웨일의 '급진 시장'
    양극화와 저성장은 이 시대 경제의 가장 큰 고민이다. 좌파, 우파, 중도파 할 것 없이 여기에서 벗어날 해법을 제시해왔으나 문제는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급진 시장'의 저자인 시카고대학 법학대학원 교수 포스너(Eric A. Posner)와 마이크로소프트 선임연구원이자 예일대학교 경제학과 초빙교수인 웨일(E. Glen Weyl)은 기존 해법들이 19세기와 20세기 전반에 통용되던 패러다임이며, 이젠 완전히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사적 소유권을 근간으로 하는 자유시장 경제의 투자 효율성은 인정하지만 분배 효율성에는 결함이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은 독점이라고 본다. 토지를 차지해서 터무니없는 이득을 취하거나, 한 번 이권을 확보해 평생토록 초과 이익을 누리거나, 다수(majority)의 힘으로 소수의 권익을 무시하는 현상도 모두 독점이다.

    저자는 독점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후생경제학의 메커니즘 설계(mechanism design) 사상을 실제 제도로 구현하자고 주장한다.

    이들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비크리(W.S. Vickrey)의 경매 이론처럼, 개인의 토지 소유권을 지속적인 경매 대상으로 삼자고 한다. 모든 토지든 경매를 통해 소유자가 정해지고 실시간으로 가격이 공개된다. 그리고 그에 따르는 세금도 물론 납부해야 한다. 이런 구조에서는 참가자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써낼 유인이 없어 땅값은 안정된다. 정부는 공공재 건설에 충당할 재원을 마련한다.

    저자들은 또 해외 노동자 비자 발급 권한을 개인에게 줘,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약하는 국경 독점을 제거하고 글로벌 고용을 촉진할 수 있다고도 말한다.

    다소 비현실적인 제안처럼 보일지 모르고 몇 가지 단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세계는 변하고 시장은 진화한다. 실제로 통신사 주파수 할당 등에는 경매 제도가 쓰이고 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의 광고 배정에도 오래전부터 경매 개념이 사용되고 있다. 정책가들이 주의를 기울일 만한 주제다.



    ※ 이 기사는 조선일보 지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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