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 일반

지역따라 달라지는 종부세율… 전문가 "조세법률주의에 배치될 수도"

  • 김태근 기자

  • 입력 : 2018.09.15 03:06

    [9·13 부동산 대책] 국토부, 매년 5월 조정지역 지정
    해마다 내는 세금 달라질 수 있어 납세자 혼란 커지고 위법 논란도

    조정대상지역 현황과 종부세 추가 부과 내용

    정부가 투기 세력을 잡겠다며 서울과 세종시 등 조정대상지역에 집을 2채 가진 사람들에게 종합부동산세를 0.1~1.2%포인트 올려서 부과하는 내용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자, 조세법률주의에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무 전문가들은 "납세자가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 상황에 따라 세금을 매년 달리 매기는 것은 위법(違法)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매기는 세금은 납세자인 국민 입장에서 보면 불이익이다. 그래서 예측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법적인 안정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세율과 과세 대상을 법 규정에 명문화하는 이유이다. 헌법은 이런 조세법률주의를 선언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이번에 꺼내 든 2주택자 종부세 중과 조치는 국토교통부의 행정행위인 조정대상지역 지정 결과에 따라 세율을 달리 부과한다는 게 골자다. 세무 전문가들은 "과세 대상을 법 시행령에 위임하는 경우는 상당수 있지만, 이번처럼 부처의 결정에 따라 지역별 세율이 달라지도록 한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청와대가 이번 조치를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 일선 부처에선 "이대로는 국회에서의 입법 과정에서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비등했다고 한다.

    세법 권위자인 국내 사립대 교수 A씨는 "국토부가 매년 5월 지정하는 조정대상지역에 따라 6월에 세액이 정해지는 종부세가 달라지면 납세자들이 올해 자신의 세금이 얼마나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부산이나 대구, 세종시처럼 지역 해제 가능성이 있는 곳에 집을 한 채, 그리고 서울에 한 채를 가진 2주택자들은 매년 종부세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현상을 겪을 수 있다"며 "조세 안정성 차원에서 납세자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전 정부 내각에서 고위 관료로 일한 B씨는 "세율이 정부의 재량에 따라 매년 변한 경우는 없다"고 했다. 그는 "집값을 잡고 투기를 막으려는 정부의 절박함은 이해되지만, 조세법률주의에 맞는지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위법성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려면 종부세 개정 과정에서 법이나 시행령에 세율 차등에 대한 근거 규정 정도는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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