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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적용 늘리고 방사선 줄이고...의료영상기기의 진화

  • 허지윤 기자

  • 입력 : 2018.09.14 14:33 | 수정 : 2018.09.14 15:01

    질병 유무와 질환의 경과를 찾아내는 의료 영상기기가 진화하고 있다. 영상 퀄리티 향상은 물론 인체에 해로운 방사선 노출량을 줄인 기기가 속속 등장했다.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제품들이 잇따라 상용화하면서 더욱 빠르고 안전하게 정확한 진단이 가능한 시대가 열리고 있다.

    1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74회 대한영상의학회 학술대회(KCR 2018)에서는 ‘이미징의 혁신-환자를 위한 가치기반 영상의학’이라는 테마에 맞게 국내외 의료기기 기업들의 혁신 제품들이 대거 소개됐다. 루닛, GE헬스케어, 캐논메디칼, 필립스 등 참가 기업들은 국내·외 의료 영상을 다루는 전문의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홍보·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 AI로 폐암 결절 진단 정확도 높인다

    국내 인공지능 헬스케어 기업 루닛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인공지능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루닛 인사이트’를 소개했다. ‘루닛 인사이트’는 흉부 엑스선 영상에서 폐암 결절로 의심되는 이상부위를 검출해 의사의 판독을 보조하는 ‘의료영상 검출 소프트웨어’로 2등급 의료기기다.

    폐암은 한국인 남녀 사망률 1위로, 흉부 엑스선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할 수 있으나 수만 건의 정상 영상들 중 1~2 건 정도 발견되기 때문에 놓치기 쉽다는 문제가 있다. 루닛은 독자적인 ‘딥 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적용해 최대 97%의 정확도를 달성했으며, 갈비뼈나 심장 등 다른 장기에 가려 놓치기 쉬운 결절도 정확히 찾아낼 수 있도록 개발했다.

    백승욱 루닛 대표. /루닛 제공
    백승욱 루닛 대표. /루닛 제공
    작년 4월 서울대병원에서 실시한 연구 결과, 루닛 인사이트를 통해 폐 결절을 진단할 경우 흉부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포함한 의사 18명의 판독정확도가 모두 향상됐다. 특히 일반 내과의의 판독 정확도는 최대 20% 향상돼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루닛 인사이트는 이달부터 서울대학교병원을 시작으로 여러 의료기관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박창민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흉부 엑스선 영상은 영상진단의 기본으로 검사 빈도 역시 가장 많아 매우 중요한데, 3차원 인체를 2차원 영상으로 투사하다 보니 해부학적 구조물들이 서로 중첩돼 판독이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루닛 인사이트 사용을 통해 흉부 엑스선 영상의 판독 정확도와 진료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딥러닝 기술 CT에 적용 저선량·고해상 촬영…운영처리능력 10배 향상

    글로벌 영상진단기업 캐논 메디칼은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딥러닝 기반의 CT 영상 재구성 엔진 ‘AiCE(Advanced Intelligence Clear IQ Engine)’를 전시해 의료진의 관심을 모았다.

    이 제품은 초고해상도 영상을 구현하면서도 저 방사선량의 촬영을 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10만장 이상의 고화질 학습데이터로 심층신경회로망을 훈련시켜 실제 영상 재구성 시 영상 내 노이즈를 감소시키면서도 해부학적 구조나 병증의 미세한 특징을 손상시키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이는 피폭선량을 늘리지 않고도 해상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캐논 메디칼의 초고해상도 CT와 AiCE는 현재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학병원(Radboud University Medical Center)에 유일하게 설치돼있는데, 스밋 박사(Dr. Smit)가 이번 행사를 위해 방한해 본인의 임상 경험을 공유했다.

    GE헬스케어 프리미엄 초음파 로직 E10. /GE헬스케어 제공
    GE헬스케어 프리미엄 초음파 로직 E10. /GE헬스케어 제공
    GE헬스케어는 영상의학과, 내과, 건진센터, 근골격 영역 등에서 쓰이는 범용 초음파(General Imaging) 프리미엄 장비 ‘로직 E10’도 전시했다. 다양한 디지털 기술과 종합 진단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 이 장비는 검사를 진행하면서 생기는 데이터를 이전보다 신속하게 수집·재구성해 의료진들이 보다 정확한 영상진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장비에 적용된 첨단 GPU 하드웨어 기술은 기존 MRI, CT 시스템과 유사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 재구성하는데 이전 시스템과 비교해 48배의 데이터 처리량과 10배의 운영처리 능력을 자랑한다.

    로직 E10의 ‘로직 앱스(LOGIQ Apps)는 영상의학 전문의들이 태블릿이나 스마트폰 등에서 ‘원격 임상 애플리케이션’(remote clinical application)’을 실행해 원격으로 초음파기기를 조작할 수도 있고, ‘포토 어시스턴트(Photo Assistant)’ 기능으로 의료진들에게 전달할 임상 이미지를 포함해 검사 부위를 촬영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유방암 검사, 환자 고통 덜고 정확도 높이는 기기 잇따라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유방암 진단 검사의 정확도와 편리성을 높이는 각 사의 혁신 제품들을 비교해볼 수 있었다.

    글로벌 헬스케어기업 GE헬스케어가 전시한 자동유방초음파 ‘인비니아 에이버스(Invenia ABUS)’는 여성 유방 형태에 맞게 고안된 오목한 형태의 탐촉자 디자인으로 영상의 퀄리티 향상과 피검자의 고통을 감소시킬 수 있도록 개발됐다.

    실제 연구에서 유방촬영술과 인비니아 에이버스(Invenia ABUS) 검사를 병행할 경우 치밀유방을 지닌 여성에게서 이상조직(암 조직 등)을 발견할 확률을 평균 27%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품은 유방 전문 초음파기기 중 유일하게 ‘검진 항목’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치밀유방은 유방 조직 중 유선 조직의 밀도가 높은 유방으로, 유방 촬영 영상에서 하얗게 나온다.

    GE헬스케어는 치밀 유방의 석회화 진단에 최적화된 디지털 맘모그라피 ‘세노 프리스티나(Seno Pristina)’도 새롭게 선보였다. 검증된 저선량기술 에이서(Asir)와 디지털 토모센서시스(DBT: Digital Breast Tomosynthesis)의 3D 기술로 치밀한 유방 조직 내의 작은 석회화 병변까지 발견하는 고해상도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다.

    필립스코리아도 최근 출시한 유방 초음파 검사 솔루션 AI Breast(Anatomical Intelligence for Breast)를 선보였다. 이는 전자기 추적 센서(Electromagnetic Tracking Coils)를 내장한 프로브의 추적 기술과 다양한 기능을 이용해 의료진이 초음파 영상에서 병변을 보다 쉽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필립스, 유방 초음파검사 솔루션 'AI Breast'. 필립스코리아 제공
    필립스, 유방 초음파검사 솔루션 'AI Breast'. 필립스코리아 제공
    프로브로 검사를 진행한 부위를 색깔로 나타내, 유방 조직의 모든 부위를 완전하게 검사했는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유방의 상부나 하부, 또는 흉골 근처 부위 등 쉽게 놓칠 수 있는 부위에 대해서도 빠짐없이 영상을 얻을 수 있으며 획득한 초음파 영상을 효율적으로 분석·검토하도록 돕는다.

    루닛도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유방암 진단 소프트웨어(Lunit INSIGHT for Mammography)’를 선보였다. 이는 기존 유방촬영술의 치명적인 단점인 위양성 병변 검출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악성 병변만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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