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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 막았더니 외국계만 늘어"...연말 시행 앞둔 생계형 업종 역차별 우려

  • 유윤정 기자

  • 입력 : 2018.09.13 16:14 | 수정 : 2018.09.13 16:17

    오는 12월 시행되는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이 식품산업의 시장규모를 줄여 국산 농산물 사용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아울러 외국계 기업은 규제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내수 시장을 해외 기업에 내주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소비자 중심의 산업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양준모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동반성장과 식품산업 발전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과거 두부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적용돼 2011~2014년 매출제한 조치를 한 후 포장두부 월평균 판매액이 급격히 감소했다"고 말했다.

    "빵집 막았더니 외국계만 늘어"...연말 시행 앞둔 생계형 업종 역차별 우려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 2011년 두부를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했다. 이후 124억원에 달하던 국산 콩 판매액이 2014년 116억원으로 감소했다. 국산 콩 소비력을 갖추고 있는 대기업의 활동이 제한되면서 국산콩 수매량이 줄고 가격이 하락해 국산 콩을 재배하는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논의 끝에 국산콩 사용 두부는 예외로 하는 것으로 제도보완이 이뤄졌다.

    김덕호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 국장은 "농가들은 그때와 같이 두부를 포함한 장류, 김치 등 타 품목에서도 국산 농산물 사용량이 도리어 감소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영세 중소업체의 경우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수입산 원료사용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은 소상공인의 생계와 관련이 있는 도시락, 어묵 등 73개 품목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대기업이 5년간 해당 사업을 인수하거나 확장할 수 없도록 했다. 이를 위반한 대기업은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특히 73개 품목 중 식품이 40%를 차지하면서 식품업계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적합업종 제도가 자유무역협정(FTA) 등 통상협정을 이유로 외국계 기업에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렇게 되면 국내 대기업이 역차별을 받아 브랜드 파워와 경쟁력을 갖춘 외국계 글로벌 식품 기업에 국내 시장을 잠식당할 우려가 있다. 전세계 50개 식품 대기업의 대부분은 미국(15개), 유럽(15개), 일본(5개), 캐나다(3개) 등 선진국에 있다. 글로벌 식품 대기업들은 아시아 식품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하상도 중앙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는 "대형 식품 유통사들은 반시장적 규제로 성장 사다리가 사라지게 된다"며 "이런 상황에선 네슬레, 코카콜라, 맥도날드 같은 초대형 회사가 우리나라 식품업계에서 나올리가 만무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경쟁력을 갖추며 세계로 진출하려던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도 약화될 수 있다. 2011년 막걸리가 중소기업적합업종에 지정된 뒤 오히려 일본 수출금액이 감소하고 국내 출고량이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상대적으로 고품질의 식품을 제공하고 있는 중견기업과 대기업과의 경쟁이 약화돼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이 경쟁력제고에 나설 동기가 약해질 수 있다"며 "초기 대규모자본 투입이 필요한 신시장 개척이나 시장 활성화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대기업 재산권을 침해할 우려도 제기됐다. 양 교수는 "특별법 8조의 대기업 참여제한 부분은 심각하게 재산권을 침해하는 규정으로 위헌 소지가 있다"며 "법 운영시에 공익을 극대화할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통업계는 생계형 적합업종 시행 전 기존 적합업종 제도로 인해 소상공인이 입은 혜택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11년 적합업종 제도 도입 이후 국내 대기업·중견기업 프랜차이즈의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외국계 브랜드가 대폭 늘었다. 국내 기업이 역차별받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박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상생협력지원과장은 "법안은 소상공인, 대 중소기업이 상생한다는 차원에서 설계됐지만 시행령의 여러 규정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다"며 "어느 한쪽에 편중되지 않게 양쪽의 의견을 들어 부작용이 없도록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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