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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감원 본격화… "이대로면 9월엔 마이너스 고용 위기"

  • 최규민 기자

  • 입력 : 2018.09.13 03:07

    [일자리 파국] 기업 업황 나빠지는 상황서 조선·자동차 본격 구조조정 겹쳐
    각종 경기지표도 모두 내리막… 전문가 "고용 더 안좋아질 것"

    연이은 고용 참사에도 청와대는 "연말이면 고용이 호전될 것"이라는 장담과 함께 소득 주도 성장 정책 강행 의사를 고수하고 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달 초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의 종전 예측(18만명)보다 낮은 10만~15만명 정도 취업자 수 증가는 연말 정도에는 가능하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도 지난달 인터뷰에서 "일자리 상황이 개선되는 시점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경제 여건이 상반기보다 하반기, 올해보다는 내년으로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고용 상황이 개선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경기 둔화, 기업 구조조정 본격화

    기업이 고용을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판단 기준은 경기와 업황이다. 그런데 지난해까지 상승 국면이던 경기가 변곡점을 찍고 하강 국면으로 접어든 데다, 반도체를 빼면 대부분 업황이 악화하고 있어 기업들이 선뜻 고용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설비투자는 2016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5.7%를 기록했고, 건설투자도 2.1% 감소했다. 3~6개월 뒤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 순환 변동치는 가장 최근인 지난 7월 99.8을 기록, 2016년 8월 이후 23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조사하는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4로 지난해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 지표 대부분이 연달아 아래쪽을 가리키면서 "경기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던 통계청도 "하강 국면에 들어섰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입장을 바꿨다.
    고용 참사 언제까지 가나 그래프

    경쟁력을 잃은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도 가속화하고 있다. 몇 년째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업계는 '빅3' 조선사만 해도 올 하반기에 역대 최대 규모인 5000명가량의 인력이 감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4년 이후 해양 플랜트를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해 일감이 바닥난 현대중공업은 최근 이 사업부 근로자 1200여 명을 대상으로 유급 휴업을 추진 중이다. 자동차 업종도 GM 군산 공장 폐쇄 등 이미 구조조정이 시작됐고, 올해 1~8월 자동차 수출이 지난해에 비해 7.8% 감소하는 등 판매 부진이 이어지며 일자리가 계속 줄고 있다.

    2년 연속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과 주 52시간제 등 정부 정책의 효과도 올 하반기부터 고용에 본격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책 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6월 보고서에서 "대통령 공약대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면 올해 8만4000명, 내년 9만4000명, 2020년 14만40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인건비 증가를 피해 해외로 이탈하거나 로봇 등 자동화 기기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 설령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일자리 사정이 쉽게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청와대 믿는 구석은 세금과 기저 효과?

    그런데도 청와대가 "연말 또는 내년 초면 고용이 개선될 것"이라고 장담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이 발언을 한 당사자들은 "연말이면 조선과 자동차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기 때문"이라는 것 외에는 뚜렷한 근거를 밝힌 적이 없지만,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고용 지표가 7~8월보다는 호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바로 기저 효과와 세금이다. 지난해 2~7월에는 취업자 증가 폭이 30만~40만명에 달했다가 8월 이후 20만명대로 낮아졌다. 비교 시점인 작년 취업자가 줄어들면 올해 취업자가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는 착시 효과가 나는데, 이것이 기저 효과다. 특히 '고용 쇼크'가 올해 2월부터 발생했기 때문에 내년 2월부터는 고용 지표가 상대적으로 좋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기대를 걸고 있는 다른 요인은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다. 민간 일자리 감소를 정부 일자리로 메우고 있는 정부는 내년에 일자리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 정부 일자리를 더욱 늘릴 계획이다. 공무원 3만명을 새로 채용하는 것을 비롯해 공공 근로 일자리 등을 올해보다 30만개가량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 일자리를 늘린다고 해서 민간 일자리 감소분을 모두 메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는 "기저 효과와 일자리에 쓴 돈을 생각하면 사실 8월에도 취업자 수가 많이 늘어야 했다"며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고용 시장이 워낙 불안정해졌기 때문에 과거 그래프에 기반한 예측이 무의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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