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취업·창업·채용

이 청춘의 절망, 그저 통증입니까

  • 김태근 기자

  • 이준우 기자

  • 입력 : 2018.09.13 03:07

    청년실업률 10%로 외환위기 후 최악, 8월 취업자 증가 3000명뿐
    靑 "경제체질 바뀌며 수반된 통증"… 안일한 인식에 여론 들끓어

    8월 취업자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고용참사'가 두 달 연속 이어졌다. 실업자는 8개월째 100만명을 웃돌아 외환위기 이후 가장 오랜 기간 '100만 실업자' 시대를 이어갔다. 그러나 12일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경제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된 통증"이라고 밝혀, 취업난과 실업에 시달리는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8월 고용 동향을 보면 지표마다 최악(最惡)이다. 취업자 증가 폭 3000명은 7월 5000명에 이어 2010년 1월 이후 최악의 수치다. 작년 30만명 넘게 늘었던 취업자는 올 들어 7개월째 증가 폭이 10만명 아래로 떨어져 있다. 정부 안팎에선 "이 추세라면 추석 연휴가 낀 9월 취업자 증가 수치는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제활동의 허리 역할을 하는 40대 취업자는 지난달 15만8000명 줄어 27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고, 청년실업률은 10.0%로 1999년 8월 이후 가장 높았다. 전체 실업자 숫자는 1년 전보다 13만4000명 늘어난 113만3000명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8월 136만4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8월 고용률은 66.5%로 모두 전년보다 0.3%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한 청년이 12일 서울시 청년일자리센터 한구석에서 고개를 숙인 채 쉬고 있다. ‘신념과 희망에 넘쳐야 할’ 이 청년의 어깨에 정부는 이날 1999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청년실업률(10.0%)의 돌덩이를 얹어 줬다. 청와대는 이 참담한 수치가 “경제 체질이 바뀌며 수반되는 통증”이라고 했다. 실업률 10%의 절망이 대한민국 청년들에겐 그저 어느 날 사그라들 ‘통증’에 지나지 않을까. 제발 그렇게 돼야 한다.
    한 청년이 12일 서울시 청년일자리센터 한구석에서 고개를 숙인 채 쉬고 있다. ‘신념과 희망에 넘쳐야 할’ 이 청년의 어깨에 정부는 이날 1999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청년실업률(10.0%)의 돌덩이를 얹어 줬다. 청와대는 이 참담한 수치가 “경제 체질이 바뀌며 수반되는 통증”이라고 했다. 실업률 10%의 절망이 대한민국 청년들에겐 그저 어느 날 사그라들 ‘통증’에 지나지 않을까. 제발 그렇게 돼야 한다. /연합뉴스

    어딜 봐도 '참담하다'는 표현밖에 나오지 않는 고용 참사는 경기 하락과 인구 감소, 조선·자동차 구조조정 등으로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제를 밀어붙이면서 벌어진 일이다. 대다수 경제전문가는 "최저임금 인상의 (고용)충격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등 경제 원로(元老)들은 물론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의 김광두 부의장까지 '정책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우리 경제의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통증"이라고 했고, 장하성 정책실장,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위 위원장,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등 문재인 정부 경제 실세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청와대의 상황 인식과 정부의 미온적 대처에 인터넷은 온종일 성난 여론으로 들끓었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나라 망할까 봐 밀어줬는데, 나라 망하기 전에 내가 먼저 망하겠다" "경제 체질을 바꾸며 수반되는 아픔에 대해서 사전에 알려야 하지 않느냐. 이제 와서 기다리면 좋아지니 가만있으라는 것은 세월호 선장과 다를 게 무엇이냐"는 비판 글이 올라왔다. 고용지표를 다룬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뉴스 기사에는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 주도 성장을 비판하는 댓글이 수천 개씩 달렸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