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포커스] “네일아트·밝은 염색 안돼” 타 은행이 부러운 KEB하나은행 여직원들

조선비즈
  • 이승주 기자
    입력 2018.09.13 06:10

    KEB하나은행에 다니는 여직원 최민정(29·가명) 씨는 최근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러 다른 은행에 들렸다가 여직원들의 모습을 보고 부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대출 상담을 해주는 여직원은 네일아트를 받았고, 옆 창구 여직원은 밝은 갈색으로 염색도 했기 때문이다. 최 씨는 "우리는 네일은 커녕 염색도 자유롭게 못하는데 참 부러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여직원들 사이에서 은행의 용모 규정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단정한 옷차림 등 상식선의 복장 규제는 이해하지만 머리 색깔이나 구두 모양, 손톱 등에 대한 지나친 규제는 현 사회적 분위기와 동떨어진 방침이라는 반응이다.

    13일 하나은행 여직원들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동계 유니폼과 하계 유니폼을 착용하기 전 복장 및 용모에 대한 운영 가이드가 직원들에게 안내된다. 가이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직원 CS(고객서비스) 평가에서 감점을 당한다.

    조선DB
    가이드에는 유니폼 착용법부터 헤어스타일 및 머리 색깔, 화장, 네일아트, 구두 디자인 등 직원들이 따라야 할 지침이 세부적으로 나와있다. 유니폼을 착용할 때 블라우스는 치마나 바지 안으로 넣어서 입어야 하며, 소매를 걷어서는 안된다. 가디건을 입을 때는 안에 반드시 블라우스를 입어야 하며 가디건 단추는 모두 채워야 한다.

    머리 색깔이나 헤어스타일, 메이크업에 대한 규정도 있다. 검정색, 갈색 등 짙은 색상으로는 염색을 할 수 있지만, 밝은색으로는 염색할 수 없다. 조금이라도 밝은색으로 염색한 티가 나면 영업점 내 CS 리더가 머리 색을 바꾸라고 지적한다.

    어깨 선을 넘는 긴 머리는 끈이나 핀, 망 등을 활용해 묶는 것이 원칙이고, 짙은 화장 역시 금지다. 네일아트 등도 사실상 금지다. 운동화나 플랫슈즈 등을 착용해서는 안되고, 구두 역시 발 앞부분이 트인 디자인은 착용할 수 없다.

    하나은행 직원들에 따르면 CS 담당 부서에서 머리, 네일, 구두, 복장 등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직원 복장을 점검한다고 한다. 직원들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용모를 점검받는다.

    영업점 직원들의 머리, 손톱, 구두, 복장 등을 체크하는 용모복장 체크리스트. /이승주 기자
    다른 은행들도 복장 규정은 있다. 그러나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고 은행원의 품위를 손상시키지 않는 검소한 복장’,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단정한 복장’ 등을 명시할 뿐 하나은행만큼 구체적이지는 않다.

    하나은행의 한 여직원은 "머리를 안묶었다거나 염색을 했다고 해서 고객에게 해야할 서비스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 않냐"라며 "고객 응대 과정에서 네일아트나 미용실 얘기가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 주기도 하는데 이런 것들을 모두 통제하니 갑갑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은행 여직원이 무슨 중·고등학생도 아니고 요즘은 학생들도 이런 규제는 안받는다"며 "직원이 알아서 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주면 좋겠다"고 했다.

    하나은행은 일부 영업점 또는 일부 여직원들 사이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불만이지만 은행 전체의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역시 ‘은행원으로서 용모와 복장을 단정히 한다’는 수준의 복장 규정은 있지만 다른 은행들과 비슷한 수준이지 과도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에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노타이, 노스타킹 등으로 복장 규제를 완화하는 분위기"라며 "공문을 내려 복장을 규제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핫뉴스 BEST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