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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폭등 주범 지목에 뿔났나…박원순 시장 정부 정책에 또 '어깃장'

  • 김수현 기자
  • 입력 : 2018.09.12 13:46

    박원순 서울시장이 거듭되는 정부·여당의 그린벨트 해제 요구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정부와 대립각을 또 한번 세웠다.

    박 시장과 정부의 부동산 갈등은 여의도·용산 개발과 공시지가 결정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로, 서울 집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이들의 거듭되는 충돌이 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시장은 지난 11일 KEI 환경포럼에서 "인구는 점차 줄고 있고,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시민들의 욕구는 증대하고 있기에 그린벨트 해제는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며 "정부와 잘 협의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그동안 주택공급은 늘려야 하지만 그린벨트가 서울에 남은 ‘최후의 보루’인 그린벨트 해제를 유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이번에 박 시장이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해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린벨트는 면적이 30만㎡가 넘으면 정부에 해제 권한이 있지만, 그 이하는 시·도지사가 권한을 갖고 있다.

    박 시장이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해제에 따른 책임을 줄이려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린벨트가 실제 풀릴 경우 투기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고 집값이 제대로 잡히지 않을 경우 책임론이 제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선일보DB
    조선일보DB
    당장 수도권 그린벨트 후보지가 공개되자 환경정의와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고, 과천과 시흥 등 일부 후보지에선 최근 토지 거래가 최소 두세배 이상 급증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그린벨트를 풀어 공급을 확충하는 것보다 도심 고밀 개발 등 다른 수단이 더 효과가 있을 것이란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앞서 정부의 제동으로 서울시가 야심차게 준비해 온 여의도·용산 개발계획이 보류되면서 박 시장이 느낀 불편한 심정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박 시장이 7월 초 여의도·용산 개발구상을 밝히자 며칠 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규모 개발 계획은 중앙정부와 긴밀히 논의한 뒤 진행돼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결국 박 시장은 지난달 말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와 추진을 보류하겠다"며 백기를 들었다.

    서울시가 이전부터 추진해오고 시장에도 어느 정도 알려졌던 개발계획이 마치 집값 상승 주범처럼 여겨진 것에 대해 억울함을 느꼈을 것이란 설명이다.

    박 시장은 3일 열린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 여의도·용산 개발계획과 관련, "과거와 같은 난개발이 아니라 미래와 미래 세대의 계획이 담긴 그런 종합적인 것이 돼야 된다, 그래서 마스터플랜이라는 얘기가 나온 것"이라면서 "한꺼번에 모든 것이 다 개발되는 것처럼 오해되면서, 그런 뜻이 아니라는 것을 여러 차례 얘기했는데도 불구하고 특히 부동산 업자들이나 또 언론이 부추기면서 집값 상승의 하나의 원인이 된 것은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 추가 대책이 이르면 이번 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박 시장과 정부 간 이견이 계속되면서 대책에 포함될 공급 물량이 충분하지 않거나 발표 시점이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장의 협의가 충분하게 이뤄진 상황에서 정책이 실현돼야 부동산 시장에도 바람직한데, 갈등 상황이 자꾸 드러나는 것은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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