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바이로메드 대표 “대학과 기업이 생각하는 R&D 차이 인정해야"

조선비즈
  • 김태환 기자
    입력 2018.08.30 14:14

    국내 대학 내 벤처 1호인 바이로메드(084990)의 설립자 김선영 대표가 26년간 교수로서 몸 담았던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를 떠났다. 대학교에서 키워낸 연구개발 역량을 산업 현장에서 실용화할 수 있도록 앞서 길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김선영 바이로메드 대표는 지난 29일 서울대학교 목암홀에서 열린 퇴임강연을 통해 "바이오 산업에서 대학은 혁신 제품과 기술 개발의 근원지"라며 "앞으로 바이로메드의 성장과 함께 산업에서 개인적 자산을 공유하는 새로운 실험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선영 바이로메드 대표이사가 지난 29일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목암홀에서 퇴임강연을 갖은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1955년생인 김 대표는 국내 바이오벤처가 전무했던 1996년 대학 내 벤처 1호인 바이로메드를 설립한 장본인이다. 당시 바이로메드의 직원 수는 김 대표를 포함해 3명, 자본금은 2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8년 현재 바이로메드는 시총 3조원이 넘는 코스닥 상장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바이로메드가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한다. 벤처 설립 초기만 해도 국내 제약회사들은 눈 앞의 이익을 측정할 수 없는 연구개발 투자에 선뜻 나서지 않았다. 학계에서도 창업과 벤처기업 활동을 놓고 폄하하거나 견제하기 일쑤였다.

    어려움은 많았지만 안될 것도 없었다. 창업 초기 일본으로부터 유치한 150억원 가량의 자금은 바이로메드의 기반을 다지는 시드(seed)머니가 됐고, 학회에서 만난 해외 의과대학 교수와의 교류가 현재 바이로메드의 유전자치료제 ‘VM202’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는 "내 경험으로 보면 대학과 기업이 생각하는 연구개발(R&D)의 차이를 인정하고 명확한 사업계획을 설정해야만 자금을 유치하고 실용적인 가치를 사회에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며 "기업과 과학을 나눠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벗어나 도전과 혁신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그동안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와 경험 등을 자산화해 바이오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바이로메드는 2019년 4분기 완공 예정인 마곡 바이로메드 사옥 2개 층을 초기 단계 연구가 필요한 과학자들을 위한 인큐베이터로 내어주기로 했다.

    특히 김 대표는 바이오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전문적인 바이오 특성화 대학원 설립도 구상하고 있다. 국내에 자리를 마련하기 어렵다면 바이로메드 미국 법인이 있는 미국 샌디에이고 지역에 세운다는 청사진도 나왔다.

    그는 "바이로메드가 여기까지 오는 데 22년이 걸렸지만, 내 경험에서 비춰볼 때 시행착오를 줄이면 다른 교수들은 7년 걸릴 수 있다"며 "그런 연구가 가능하도록 세계에서 좋은 연구과제를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이러한 도전은 바이로메드의 성장과 함께 시작된다. 현재 바이로메드는 유전자치료제 VM202의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큰 관문 앞에 서 있다. VM202는 난치성 말초 혈관 및 신경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DNA) 치료제이다.

    이 약은 당뇨병성 신경병증과 난치성 족부궤양 치료를 목적으로 미국에서 임상 3상과 임상 2상(루게릭병)을 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뷰포인트는 바이로메드가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로 VM202의 미국 허가를 받을 경우 최대 18조원의 매출을 기대한다고 전망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이제 학교를 떠나 앞으로 1~2년은 VM202 상업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나는 기업가형 사이언티스트로 혁신과 도전에 방점을 두고 사회에 실용적인 가치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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