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010140)등 조선사들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보유자산을 잇달아 매각하고 있다. 조선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2016년 ‘수주 절벽’ 여파로 올해까지는 현금흐름이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핵심 자산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인도네시아 체푸(CEPU) 광구를 개발하기 위해 설립한 자회사 ‘PT. DSME ENR CEPU’ 지분 전량(85%)을 매각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였던 ‘대우조선해양ENR’은 2009년 비조선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자원개발 시장에 진출했다.

삼성중공업의 판교 R&D 센터.

이후 대우조선해양이 ENR을 흡수합병하면서 ‘PT. DSME ENR CEPU’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비핵심자산을 매각한다는 자구계획안에 따라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금액은 100억원대로 추정된다"고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5년부터 정부의 도움을 받으면서 자산 매각, 인력 감축 등을 통해 올해 말까지 약 3조3500억원, 2020년까지 약 5조8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고 채권단과 약속했다. 이를 위해 2016년에는 서울사무소(약 1700억원), 자회사 디섹(DSEC·약 700억원) 등을 매각했고 작년에는 당산사옥(약 352억원)과 자회사 웰리브(약 650억원), 올해는 대우망갈리아조선소(DMHI·약 239억원) 등을 매각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약 3조14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해 올해 목표치의 약 94%를 달성했다. 그러나 전체 금액과 비교하면 이행률이 54%에 그쳐 아직 갈 길이 멀다. 대우조선해양은 자회사 삼우중공업과 신한중공업, 중국 블록 공장(DSSC), 거게에 있는 복합업무단지와 사원숙소, 마곡지구 부지 등을 추가로 매각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5월 약 1조4500억원의 유동성을 올해까지 확보하겠다는 자구계획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자구계획안 제출 이후 현재까지 화성사업장, 당진공장, 거제사원아파트, 외국인아파트 등을 매각했으며 판교에 있는 연구개발(R&D) 센터, 거제호텔, 산청연수소 등을 추가로 매각할 계획이다.

남은 부동산 자산 중 덩치가 큰 것은 판교 R&D 센터로 매각 금액은 3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조건이 맞는 원매자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 매각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 경북 포항시 북구와 경주에 갖고 있던 토지, 건물 등을 계열사인 현대힘스에 344억6100만원에 팔았다. 또 해양플랜트 공장으로 쓰던 울산 울주군 온산공장 부지도 매각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포항공장 일부 토지와 공장은 현대힘스가 임대료를 내고 사용하던 것이었는데, 자산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매각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