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중국·일본 고객이 절반인 워커힐이 한국말만 알아듣는 AI스피커 도입한 이유는?

조선비즈
  • 안별 기자
    입력 2018.08.17 07:00

    통신사의 경쟁이 호텔 인공지능(AI) 스피커까지 번졌습니다. 호텔에 AI 스피커를 적용해 투숙객들의 편리를 돕겠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호텔 고객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외국어 지원이 되지 않아 ‘반쪽짜리 서비스’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AI스피커가 관련 계열사가 운영하는 호텔에 우선 적용되면서 ‘계열사 밀어주기’라는 의혹도 나옵니다.

    9일 서울시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 서울의 객실 44개에 적용된 SK텔레콤 AI 스피커 ‘누구’.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9일 비스타 워커힐 서울 호텔 객실 44개에 AI ‘누구’를 적용했습니다. KT는 지난달 18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에 AI ‘기가지니’를 적용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호텔 AI 스피커 적용 계획이 아직 없는 상태입니다.

    투숙객들은 AI 스피커를 통해 음식점 같은 호텔 주위 정보를 알 수 있고 수건 배달 요청도 가능합니다. AI 스피커의 명령어를 부르고 “주위 관광 정보를 알려달라”고 하면 정보를 알려주는 식입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계속 쓰는 것을 쓰게 되는 소비자 습관성이라는 것이 있다”며 “호텔 진출처럼 음성 인터페이스 플랫폼 경험 영역을 확장시켜 자사 AI에 소비자들을 종속시켜 사용하게 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반쪽짜리 서비스’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SK텔레콤이 AI 스피커를 적용한 비스타 워커힐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투숙객 중 내국인 비중은 50%입니다. 나머지 50%는 외국인인데 그 중 대다수가 중국인이나 일본인입니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의 2018년 최근 한국 관광 통계를 보면 한국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2018년 1~6월) 721만명 중 중국 관광객은 217만명, 일본 관광객은 130만명, 대만 관광객은 55만명을 차지했습니다. 이상 3개국이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55%를 차지합니다. 또 관광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중국인과 일본인은 영어를 잘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광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통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자국어로 소통을 하려는 경향이 짙고 일본인은 영어가 안 통하는 경우가 많아 일본어로 설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SK텔레콤 ‘누구’는 한국어만을 지원합니다. “아리아”라고 불러도 영어로 말할 경우에는 “잘 못 알아들었습니다”는 답변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누구’에 영어 이식 목표를 밝힌 후 “다른 외국어 지원도 계획 중”이라고 밝힌 상태입니다. KT ‘기가지니’는 현재 한국어·영어를 지원하고 “향후 중국어와 일본어를 포함한 외국어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입니다.

    결국 투숙객 다수가 사용하지 못하는 AI 스피커 호텔 적용은 계열사 밀어주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옵니다. 비스타 워커힐의 경우 SK 계열사(SK네트웍스)가 소유한 호텔이고 노보텔 앰버서더 서울 동대문은 KT 계열사(KT에스테이트)의 소유이기 때문입니다

    이한범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계열사 밀어주기로 볼 수도 있다”며 “결국 특정 통신사의 AI 스피커를 쓰면 호텔 내에서 특정 통신사의 영상이나 서비스를 보여줄 텐데 그건 소비자의 선택폭을 제한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아직 제대로 된 서비스는 아니지만 계열사끼리 성과를 올려주자”는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 셈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범사업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의혹은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양준모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런 움직임은 수익이 나는지 안 나는지 보려는 시범 사업으로 볼 수 있다”며 “만약 이게 성공적으로 잘 자리잡으면 다른 호텔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고 나설 수 있다. 이런 확장하는 움직임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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