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주요 기업 오너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으로 4개 계열사에서 약 58억원을 수령했다. 전문경영인 중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이 약 51억원을 받아 샐러리맨 연봉킹 자리를 지켰다.

14일 국내 주요 기업들이 공개한 반기보고서는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미등기임원인 오너의 보수도 공개했다. 상당수 오너·전문경영인의 상반기 보수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 이재용 부회장 ‘무보수 경영’ 눈길

조양호 회장은 올 상반기에 대한항공, 한진칼, 한진, 한국공항 등 4개 계열사에서 약 58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지난해 보수(약 66억원) 87%가 넘는 금액이다.

고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올 상반기에 50억원 안팎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 전 회장은 약 54억, 허 회장은 GS와 GS건설에서 약 52억원을 수령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서 약 49억원을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주)와 SK하이닉스에서 각각 20억원씩 총 40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약 21억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신 회장은 올 2월 면세점 관련 뇌물 혐의로 구속 수감된 후 주요 계열사에서 받던 급여를 받지 않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약 23억원을 수령했다.

왼쪽부터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오너 중에서 드물게 보수를 받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된 뒤, 줄곧 ‘무보수 경영’에 나서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차에서 약 8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물벼락 갑질’로 물의를 일으킨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대한항공과 진에어에서 퇴직금을 포함해 약 17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신세계그룹 오너 일가 중에서는 이명희 회장이 약 20억원, 정용진 부회장은 약 17억, 정유경 총괄사장은 약 14억원을 올 상반기 보수로 받았다.

◇ SK·LG 전문경영인, 상반기에만 20억 넘게 받아

전문경영인 중에서도 10억원이 넘는 고액 연봉자가 대거 등장했다. 권오현 회장(약 51억원) 외에 삼성전자 경영진의 보수가 두드러졌다. 윤부근 부회장은 약 26억원, 신종균 부회장은 약 26억원을 받았다. 김기남 사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은 10억~14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현대차그룹에선 이형근 전 기아차 부회장이 퇴직금을 포함해 약 44억원을 받았다. 윤갑한 전 현대차 사장은 퇴직금을 포함해 약 26억원을 수령했다.

SK그룹에선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약 29억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약 29억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LG그룹에선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약 22억원,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약 20억원을 받았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도 약 20억원을 수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