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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노트] '21세기 술탄'이 부른 유럽의 위기

  • 안재만 기자
  • 입력 : 2018.08.13 07:18

    우리의 시선이 트럼프와 시진핑, 푸틴, 김정은 등에만 향해 있어서 그렇지, '스트롱맨'이 이들밖에 없는 것은 아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있다. 에르도안은 2003년 총리에 취임한 이래 10년 넘게 장기집권하고 있는 인물로, 의원내각제였던 터키를 대통령제로 바꾸고 대통령에 취임한 인물이다. 그는 30년 장기 집권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21세기 술탄', '터키의 푸틴'으로 불린다. 터키의 절대권력자다.

    에르도안. 조선DB
    에르도안. 조선DB
    에르도안은 터키를 극단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저금리 정책으로 리라화 가치를 폭락시키고 있는데, 주말(현지시각 11일) 연설에서도 더 적극적으로 저금리를 펼칠 것임을 주장했다. 트럼프가 관세라는 '미사일'을 쏘았지만, 우리는 금리를 높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터키의 재무장관은 에르도안의 사위이고, 그가 통화정책도 진두지휘(?)한다고 한다.

    에르도안은 또 미국인 브런슨 목사를 간첩 혐의로 투옥시켰는데, 미국으로 송환하겠다는 당초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에르도안이 이란과 거래하는 것 또한 트럼프를 분노케 하는 이유다. 에르도안은 정치적 판단 아래 반미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지켜볼 것은 터키발 금융위기가 터질까 하는 점이다. 터키는 그동안 신흥국 중에서 '정치 리스크는 있지만, 펀더멘탈은 갖춘 국가'라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미국과 일대일 대결을 펼치겠다고 나서고 있으니 파장이 커질지 모른다.

    터키는 EU에 속해있지는 않지만(요즘 하는 것으로 봤을 땐 영원히 불가능할 것 같다), 유럽 국가들과 교역이 적지 않다. 이때문에 유로 달러 환율도 박스권을 이탈했다(13개월 만에 가장 낮은 1.141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한국투자증권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스페인 BBVA, 이탈리아 우니크레디트, 프랑스 BNP파리바 등이 터키에 대해 익스포져가 존재한다.

    유럽 은행권으로 위기가 옮겨붙을지 모른다는 불안에 유로스톡스 은행지수는 지난 10일(현지시각) 3.1% 급락했다. 주말새 터키가 또 한번 목소리를 높였으니, 여진(어쩌면 본진일 수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터키가 싸움을 불렀지만, 그 여파는 유럽도 나눠 갖는다. 김대준 한투 애널리스트는 "어려운시장에 복잡한 문제가 또 하나 던져졌다. 당분간 유럽을 지켜보면서 추이를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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