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기선행지수, 5년 7개월 만에 최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추정하는 한국 경기선행지수(CLI)가 15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2012년 11월 이후 5년 7개월만 최저치로 떨어졌다. OECD CLI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경기 전망이 어둡다는 의미다.

한국 CLI가 15개월 연속 떨어진 것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시절인 1999년 9월~2001년 4월 20개월 연속 하락한 이후 처음이다.

12일 OECD에 따르면 6월 기준 한국의 CLI는 전월보다 0.27포인트 내린 99.22로 측정됐다. 2012년 11월(99.1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CLI는 100이 넘으면 경기 상승, 100 이하면 경기 하강으로 해석한다.

OECD는 각국의 제조업 재고순환지표, 장·단기 금리 차, 수출입 물가비율,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자본재 재고지수, 주가지수 등 6개 지표를 활용하고, 최근 수치에 가중치를 두는 방법으로 CLI를 산출한다.

CLI가 100보다 낮아도 상승 흐름이라면 향후 경기가 회복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문제는 한국의 지수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CLI는 작년 3월 100.98로 정점을 찍고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15개월 연속 전월보다 하락했다.

하락 폭도 점점 커지고 있다. 올해 2월까지 매월 0.1포인트 내외로 떨어졌던 한국의 CLI는 3월 99.93으로 0.2%포인트 하락해 100선이 붕괴됐다. 6월 하락폭은 0.3%포인트에 달했다.

CLI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한국만의 일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한국의 하락 속도가 빠르다. OECD 회원국 평균 CLI도 작년 11월 100.23으로 정점을 찍고 12월부터 7개월 연속 하락했다. 4∼6월은 100 이하다. 하지만 한국과 달리 다른 국가의 CLI는 최근들어 하락했고, 하락 폭도 한국보다 작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지표도 악화되고 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순환변동치와 앞으로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순환변동치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6월 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떨어져 6개월 만에 하락 폭이 가장 컸고, 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2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5월에 보합을 나타냈고 6월 다시 0.1포인트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