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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초년생 노리는 유사투자자문사…"1년이면 슈퍼카 장만"

  • 홍다영 기자

  • 입력 : 2018.08.11 06:05

    “1년에 12억”
    “슈퍼카 구입한 아르바이트생”
    “부모님께 전원주택 선물”

    사회초년생을 노리는 유사투자자문회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돈을 받고 종목을 추천하는 식이다. 각 유사투자자문사는 월스트리트 출신의 전문가가 종목을 선별하고 매수·매도 타이밍을 정확하게 짚어준다고 홍보하지만, 100% 신뢰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동철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국 팀장은 “대부분 과장 및 허위광고”라며 “추천을 받고 매매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므로 스스로 예방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사투자자문사는 올해 8월 기준 1857개로 전년 말 대비 16.35%(261개사) 늘었다. 2012년만 해도 573개였으나 매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작년 가상화폐 열풍으로 일확천금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높아져 유사투자자문사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피해 사례 또한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유사투자자문업 투자자 민원 및 피해 사례는 2013년 133건에서 2016년 396건으로 늘었다.

    유사투자자문사는 어떻게 사회 초년생을 노릴까. 입사 한달차 ‘주알못(주식을 알지 못하는)’ 수습기자가 유사투자자문업을 취재해봤다.

     그래픽=양인성 기자
    그래픽=양인성 기자
    ◇ 3일 무료체험 → 유료가입 유도…홈피엔 “금감원 합법기업” 문구 다수 적어놔

    유사투자자문회사를 취재하라는 지시를 받은 이후 가장 먼저 광고를 접한 곳은 중고나라였다. 중고나라는 20~30대 이용자가 많은 플랫폼이라 주타깃으로 광고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고나라 외에도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서 관련 광고를 접할 수 있었다.

    광고는 대부분 성공기였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주식신화 성공기를 읽자 일순 마음이 흔들렸다. 은행 금리는 1~2%, 부동산은 언강생심인 20대이지 않은가. 스크롤을 끝까지 내리니 ‘3일 무료체험’ 신청칸이 보였다. 이름과 휴대전화번호를 적고, 한시간 뒤 전화가 와 통화했다.

    “초기 자본금 100만원으로 1년에 1000만원까지 벌 수 있으세요. 1000만원 회비를 내면 4000만~5000만원까지 수익 창출 가능합니다.”
    “…한 달에 정보비가 얼만가요?”
    “저희가 사회초년생은 특별히 할인해드려요. 한 달에 25만원씩 1년에 300만원입니다.”

    “무료체험 먼저 해보면 안 되냐”고 묻자 업체 관계자는 “무료체험은 매수·매도 타이밍을 따로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며 “유료종목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래도 일단 무료체험부터 하기로 하고 유사투자자문업체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시황정보와 회원들의 ‘감사 후기’가 올라와 있었다. 메인페이지 하단에는 금융감독원 합법 신고기업, 금융투자협회 전문 자격증을 보유했다는 배너가 있었다. 금감원과 공정위가 인정한 합법 기업이라는 문구도 자주 눈에 띄었다.

    유사투자자문업 광고
    유사투자자문업 광고
    ◇ 수익률 높다지만…대부분 과장 계산

    오전 8시 48분, 오전 9시 1분. 오늘자 추천종목이 문자 메시지로 날아왔다. 종목명, 매수, 손절가, 비중 등을 알려준다. 기자는 이틀 연속 무료종목을 추천받았다. 7일 추천받은 A종목은 전 거래일보다 1.5% 하락했지만 B종목은 13% 올랐다. 8일 추천받은 C종목은 전날보다 1.58% 상승했다.

    “그래도 예상보다 수익률이 괜찮은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전문가들의 얘기는 달랐다. 대부분 장 시작 전 매수세가 몰려 갭상승(전날 종가보다 오른 가격에 장을 시작하는 것)하는 종목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C종목은 전날보다 10% 높은 가격에 장을 시작했다. 시초가에 매수했다면 1.58% 수익이 아니라, 9%가량의 손해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유사투자자문사는 “추천종목이 오늘도 올랐다”는 식으로 말했다.

    개인투자자가 모여 있는 카카오톡 주식리딩 오픈채팅방에 입장했다. “유료리딩 회비가 얼만가요?”라는 질문에 “월 30만~100만원 수준”이라며 “할인에 할인을 거듭하면 10만원대까지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그 리딩업체 때문에 “20% 손해 봤다”, “믿고 대출까지 받았는데 빚졌다”는 불평이 나오고 있었다.

    한 피해자는 “추천주가 올랐을 때는 최고점을 기준으로 계산하고, 내렸을 때는 미리 얘기했던 ‘손절가 가격’에 팔았을 것을 가정하고 계산한다”면서 “업체에서 밝히는 수익률은 터무니 없는 수치이고, 종목을 잘 보는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 자본시장법 사각지대에 놓인 유료리딩

    유사투자자문업은 단순신고만 하면 영업이 가능하다. 신고업체라고 해도 금융당국이 건전성이나 전문성을 완벽하게 보장하기 어렵다. 다만 신고하지 않고 사업하는 업체는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유사투자자문사가 내거는 광고는 대부분 허위 및 과장이지만, 이를 두고 처벌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표시광고법에 따라 일정한 근거를 가졌을 때만 광고해야 한다”며 “전혀 없는 사실을 가지고 광고하는 경우 처벌이 가능하지만 이를 적발해내기는 어렵다”고 했다.

    기자가 유사투자자문사에 슈퍼카를 산 20대 사례에 대해 묻자 이 회사는 “MB정부 시절, 4대강 관련주에 투자했다가 큰 이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2015년 설립된 회사다.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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