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빨라지는 국민연금 고갈시기…보험료 인상 시도될까

  • 전준범 기자
  • 입력 : 2018.08.09 06:10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국민연금 고갈 시기가 기존 예상보다 앞당겨지는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자연스레 “20년째 같은 수준인 보험료율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도 조심스레 보험료 인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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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 고갈시기 공개 임박…2060년보다 빨라져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7일 ‘제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재정계산은 국민연금의 장기 재정수지를 계산해 국민연금제도 운영 전반에 관한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이다. 국민연금법에 따라 2003년부터 5년 단위로 실시된다.

    재정계산 결과가 공개될 때마다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국민연금의 고갈 시기다. 2013년 실시된 3차 재정계산 당시 정부는 국민연금 고갈 시기를 2060년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이번 4차에서는 고갈 시기가 3~4년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재정계산에 참여 중인 전문가들도 이미 이 사실을 인정했다.

    제4차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성주호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의 저출산·고령화 추세로 볼 때 고갈 시기가 2060년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대로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다만 정확히 얼마나 빨라질 지는 (17일 발표 전까지)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도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 참석해 국민연금 고갈 시점을 2056~2057년으로 예상한 바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감사원 등도 2056~2058년을 고갈 시기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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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 기금은 2040년대에 2500조원 수준까지 불어나 정점을 찍고 이후 적자를 내기 시작해 서서히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료를 낼 사람은 줄어드는데 받아갈 사람은 점점 많아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국민연금 가입자는 2182만4172명으로 전년보다 8352명 줄었다. 반면 수령자는 469만2847명으로 같은 기간 33만593명 늘어났다.

    이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출생아 수는 35만7700명으로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40만명을 밑돌았다. 반면 8년 후인 2026년이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의 20%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일본을 능가한다.

    ◇ 보험료 인상?…“기금본부부터 정상화”

    상황이 이렇다보니 보험료율 조정에 관한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제도가 처음 도입된 1988년 3%에서 1993년 6%, 1998년 9%로 두 차례 상향 조정된 후 지금까지 변동이 없었다. 4차 재정추계위는 국민연금 고갈 시기를 30년가량 늦추려면 보험료율을 현 9%에서 13%대로 4%포인트 이상 올려야 한다고 분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도 군불 지피기에 나섰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보험료율·소득대체율 조정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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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대다수 국민이 보험료 인상에 부정적이어서 합의점을 찾는 과정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보험료를 올린다는 것 자체가 근로자뿐 아니라 기업에도 부담을 주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월급 4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의 국민연금 보험료는 현재 월 36만원(회사가 절반인 18만원 부담)이다. 만약 보험료율이 13%로 올라가면 이 직장인과 회사는 매월 52만원(각자 26만원 부담)을 내야 한다. 연간 부담금은 432만원에서 624만원으로 192만원 증가한다.

    또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역량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는 점도 보험료 인상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올해 5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수익률은 -1.19%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시장의 평균 수익률인 -0.26%보다도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연금 이사장을 지낸 전광우 연세대 석좌교수는 “국민연금 수익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기금 고갈은 5년 정도 앞당겨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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