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황 · 분양

집값 기어도 폭염 뺨치는 분양 열기…대전 부동산에 무슨 일이?

  • 김수현 기자
  • 입력 : 2018.08.06 09:20

    대전광역시 부동산 시장에 ‘이상기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주택시장은 큰 움직임이 없지만, 신규 청약 단지에선 수백대 1이 넘는 경쟁률이 잇따를 정도로 유독 청약 시장의 열기는 뜨겁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전 주택매매가격은 올해 들어 7월까지 0.46% 올랐다. 전국 상승률(0.45%)보다 소폭 높다. 5월부터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마치고 지난달 들어 0.02% 올라 상승 전환하긴 했지만, 대전의 기존 주택시장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장 변화가 없는 편이다.

    이달 241.3대1의 평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대전 갑천 3블록 트리풀시티’ 조감도. /대전도시공사 홈페이지
    이달 241.3대1의 평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대전 갑천 3블록 트리풀시티’ 조감도. /대전도시공사 홈페이지
    하지만 분양시장은 다르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지난달 말 기준 올해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을 보면 전국 17개 시·도 중 대전이 75.8대1로 가장 높다. 분양 활황에 집값까지 뛰면서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대구(31.1대1)보다 청약 경쟁은 더 치열하다. 지난해엔 11.3대1로, 전국 평균(12.23대1)에 못 미칠 정도였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올해 전국 청약 경쟁률 상위 5곳 중 3곳이 대전 지역이다. 1월 청약이 진행된 ‘e편한세상 둔산’ 1·2단지가 각각 321.3대1과 241.9대1을 기록해 2위와 4위를 차지했고, 최근 신청을 받은 ‘대전 갑천 3블록 트리풀시티’도 241.3대1로 5위를 기록했다. 청약 경쟁률 1위(‘e편한세상 남산’·346.5대1)와 3위(‘남산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284.1대1)는 모두 대구에서 나왔다.

    그래픽=이민경
    그래픽=이민경
    대전 갑천 3블록 트리풀시티의 경우 특별공급을 제외하고 일반에 642가구가 공급됐는데 15만4931명이 청약을 신청했고, 특별공급 신청자까지 포함하면 청약자 수는 16만7107명에 달한다. 대전시 인구가 지난해 말 기준 150만명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대전 시민 10명 중 한 명이 이 아파트 청약에 들어온 셈이다.

    대전 분양시장이 유독 호황을 누리고 있는 이유는 대전에서는 도안신도시 등 일부 택지지구를 제외하면 신규 공급이 많지 않아 새 아파트를 찾는 청약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다. 각종 생활 인프라가 몰린 덕분에 대전에서 주거 선호도가 높은 서구 둔산동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아파트가 1990년대 초반에 지어져 준공 30년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에는 2015~2017년 연 평균 5685가구가 입주했고, 올해 6358가구가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3883가구가 입주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인구가 146만명으로 대전시와 비슷한 광주광역시의 경우 지난해까지 3년간 매년 9439가구가 입주를 마쳤고,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6197가구와 1만3800가구가 입주를 진행한다.

    분양시장이 기존 집값까지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2017년부터 내년까지 3년 연속 세종시에 1만가구가 넘는 입주물량이 풀리는 만큼, 세종시 입주 여파가 어느 정도 진정돼야 대전 집값의 방향을 짐작해볼 수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 부동산 전문위원은 “세종시로 빠지는 인구 이탈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고, 대전은 그동안 새 아파트 공급이 드물었던 지역이라 주택수요가 신규 청약시장에 쏠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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