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못믿을 BMW

  • 류정 기자

  • 입력 : 2018.08.06 03:05

    안전진단 받은 車도 불… "원인 발표, 맞는지도 의문"

    지난 4일 전남 목포시 옥암동 도로를 달리던 BMW 520d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주에만 BMW 4대가 불에 탔다. 심각한 문제는 이 차량이 BMW가 본격적인 리콜(결함 시정)에 앞서 시행한 안전 점검에서 '이상 없음' 판정까지 받았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BMW의 자체 안전 진단을 믿을 수 없다는 의미"라며 "BMW가 과연 화재의 원인을 파악하고는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BMW는 특히 넉 달 전인 지난 4월 환경부가 배기가스 과다 배출을 시정하기 위한 5만5000대 리콜을 승인할 때 이번에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EGR(배기가스 재순환 장치)의 결함을 인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BMW는 당시 520d를 포함해 이번 리콜 대상에 포함된 수십개 차종에 대해 EGR 밸브와 쿨러를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문학훈 오산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EGR 밸브가 열린 상태로 작동을 멈추고 쿨러가 열 충격으로 파손된다는 당시 리콜 이유는 이번 화재 원인과 똑같다"며 "화재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당연히 인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BMW가 그동안 차량 결함을 알면서도 방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BMW는 2015~2016년 이미 20여건의 화재가 발생해 문제가 되자 '원인을 알 수 없다'거나 '고객의 관리 소홀'로 책임을 돌리고 일부만 보상했다.

    국토부와 환경부 부처 간 협조만 제대로 이뤄졌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를 사전에 막았을 수도 있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토부는 2015년 처음 화재가 발생했을 때나 올 4월 환경부가 BMW 리콜을 실시했을 때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다가 최근에야 민관 합동 조사팀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당시 EGR 결함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을 알 수 있었는데도 "(차량) 안전은 우리 전문 분야가 아니라 몰랐다"는 입장이다.


    ※ 이 기사는 조선일보 지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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