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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톡톡] 관행깨고 'B2C' 진출 선언한 日 최대 디스플레이 기업

  • 황민규 기자
  • 입력 : 2018.08.04 07:00

    일본 최대의 디스플레이 기업인 재팬디스플레이(JDI)가 최근에 소비자용 제품 시장에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주로 휴대폰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만들던 전형적인 B2B 기업인 JDI가 새로운 도전 영역으로 3D 캐릭터 사업, 스마트 헬멧 등의 신사업을 선언한 겁니다.

    디스플레이 기업이 소비자용(B2C) 시장에 직접적으로 뛰어드는 일은 극히 이례적입니다. 국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역시 국내외 대형 고객사를 중심으로 패널을 공급하는 데에만 집중하지, 직접 소비자용 제품을 내놓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래서 JDI의 이같은 시도가 놀랍고 신기하다는 반응입니다.

    ◇ 3D 캐릭터, 스마트 헬멧…JDI의 새로운 도전

    JDI는 지난 1일 공식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기존의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 이외에 중장기적인 사업 과제를 발표했습니다. 이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기술에 기반한 3D 캐릭터 육성 서비스인 'LF-MIC'입니다.

    일본 JDI가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LF-MIC. /JDI 제공
    일본 JDI가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LF-MIC. /JDI 제공
    LF-MIC는 1990년대 우리나라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다마고치'와 비슷한 방식의 서비스로 추정됩니다. 대신 실사에 가까운 초고성능 디스플레이로 캐릭터를 재현해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장에서 LF-MIC를 직접 본 업계 관계자들은 기대 이상으로 캐릭터의 선명도가 높아 놀라웠다는 반응입니다. JDI는 정기 과금 방식으로 이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스마트 헬멧 역시 JDI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소비자용 제품입니다. HUD(Head Up Display, 헤드업 디스플레이) 기술을 헬멧에 적용한 이 제품은 더 안전한 오토바이 주행을 목적으로 개발된 제품입니다. HUD 방식으로 오토바이 속도, 위치 정보, 내비게이션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로,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에서 본격 상용화를 계획 중입니다.

    ◇ 4년째 적자 JDI의 도전이 韓 디스플레이에 던지는 메시지

    JDI의 이같은 도전은 회사가 적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히타치, 도시바, 소니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통합해 2012년 출범한 JDI는 한때 애플의 최대 파트너 중 하나로 아이폰용 LCD 패널을 공급했었지만, 2014년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 애플이 아이폰에 OLED를 적용하면서 궁지에 몰린 것입니다.

    일본 이시카와현에 위치한 재팬디스플레이(JDI) 패널 공장 전경. /JDI 제공
    일본 이시카와현에 위치한 재팬디스플레이(JDI) 패널 공장 전경. /JDI 제공
    JDI의 B2C 진출은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에도 적잖은 의미를 시사합니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JDI보다는 실적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앞서있지만 특정 대형 고객사에 매출의 대부분을 의존하는 사업 구조는 거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또 과거 일본이 빠르게 성장한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에 자리를 내줬듯이 한국 역시 언젠가는 급성장하는 중국에 밀려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JDI가 B2C 사업에 뛰어드는 건 디스플레이 기술을 통해 새로운 매출 동력을 찾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B2B 비즈니스 방식에 길들여진 관행을 깨고 더 창의적인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또 소비자들과 직접적인 접점을 갖게 되면서 소비자 수요와 좀 더 맞닿아있는 기술에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경우 삼성전자, 애플 등 특정 고객사들만 바라보고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거나 기술, 사업 방식을 정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기업이 생존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최종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접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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