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스마트 디스플레이'로 아마존에 맞불…국내 기업은 보는 AI스피커 준비만

조선비즈
  • 이정민 기자
    입력 2018.08.02 06:00

    미국에서는 인공지능(AI) 스피커가 ‘듣고 말하기’에서 이제는 ‘보는 것’으로 진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미국의 시장 선도 업체들의 결과를 보고 향후 전략을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구글은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AI 스피커에 화면(디스플레이)을 탑재한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미국에서 정식 출시했다. 이번 스마트 디스플레이 출시로 구글은 아마존과의 화면 탑재 AI 스피커 시장에 맞불을 논 셈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AI 스피커 ‘에코 쇼’와 ‘에코 스팟’을 출시했다. 에코 쇼와 에코 스팟은 각각 7인치, 2.5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이번에 구글이 출시한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레노버가 생산한 제품으로 화면 크기는 8인치와 10인치 두가지다. 구글은 LG전자와 JBL 제품도 곧 출시할 계획이다.

    구글은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AI 스피커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정식 출시했다. /구글 공식 블로그 캡처
    구글의 스마트 디스플레이로 AI 스피커 구글홈처럼 음악감상과 일정확인, 검색 등 서비스를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 차이점은 유튜브 등 동영상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HBO NOW, 구글 플레이 무비 등도 이용할 수 있고 일정도 음성이 아닌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화면 상단에 카메라가 달려 영상통화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주방에서 레시피를 보면서 요리를 할 수 있고 평소에는 디지털 포토앨범으로 쓸 수 있다. 집안 내 가전기기 제어도 화면 터치로 제어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영상 콘텐츠를 둘러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AI 스피커가 차세대 콘텐츠 수요채널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AI 스피커는 다양한 정보를 음성은 물론 시각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영상 콘텐츠라는 새로운 요소는 기존 방식에 비해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AI 스피커에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면 이용자들의 쇼핑 환경도 더 편리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화면이 탑재된 AI 스피커에 ‘요즘 유행하는 치마 주문해줘’라고 질문하면 디스플레이에 보여지는 상품 중 하나를 선택해 주문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아마존도 식품 등 소모품을 간편하게 다시 주문하기 위한 용도로 AI 스피커를 개발하고 지난해에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AI 스피커를 구글보다 먼저 출시한 것도 쇼핑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스피커에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는 과정은 음성 통화만 지원하던 피처폰이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IT 기업들은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AI 스피커 출시 시점은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조선DB
    반면, 국내 IT 기업들은 아직은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AI 스피커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우선 미국에서의 시장 반응을 보고 국내 출시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는 올해 초 라인 콘퍼런스에서 화면이 탑재된 AI 스피커 ‘데스크’(가칭)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네이버는 지금 당장 시장에 출시할 계획은 없고, 시장 상황을 보면서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출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도 올해 초 세계 최대 통신 전시회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AI 스피커 프로토타입을 공개한 적은 있지만 역시 시장 상황을 본 이후 정식 출시 등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음성 AI 스피커의 활용도 아직 제대로 안 되는 상황에서 화면이 탑재된 AI 스피커 출시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제품은 아직 사용자들에게 구매해야 하는 명확한 이유가 와닿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서 “시각 정보 제공으로 얻을 수 있는 효용에 대해 소비자들이 더 많은 돈을 지출할 것인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카오도 디스플레이 탑재 제품을 준비는 하고 있지만 어떤 식으로 만들지는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다른 한 관계자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AI 스피커의 성공 여부는 시각 정보가 기존 음성 중심의 AI 스피커에 어떤 새로운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시너지 효과를 끌어낼 수 없다면 디스플레이 탑재 제품은 거치형 태블릿 수준에서 시장의 관심이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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