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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흙길·물웅덩이 척척, 고속주행은 아쉬워…지프 올 뉴 컴패스

  • 진상훈 기자
  • 입력 : 2018.07.29 19:00

    과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형태의 차량들을 일컬어 ‘짚차’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일반적인 세단 모델과 달리 지상고(지면과 차체 사이 간격)가 높고 상자형 구조로 설계돼 강한 남성적 이미지를 한껏 드러냈던 짚차의 어원은 미국의 자동차 브랜드 지프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용차로 명성을 얻었던 지프는 종전과 함께 SUV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며 명성을 이어갔다. 전장(戰場)의 험로와 경사진 길을 달렸던 지프는 민간 시장에서 오프로드 주행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차로 통하며 SUV 전문 브랜드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했다.

    지프 올 뉴 컴패스/FCA코리아 제공
    지프 올 뉴 컴패스/FCA코리아 제공
    한 때 SUV의 ‘대명사’로 불리던 지프의 입지가 흔들린 것은 공교롭게도 SUV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한 시점부터다. 레저활동에 나서는 인구의 증가와 함께 각 자동차 브랜드들이 앞다퉈 다양한 형태의 SUV 모델들을 쏟아내면서 전통적인 SUV의 외관과 오프로드 주행에 충실했던 지프의 입지도 점차 좁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절치부심하던 지프는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수요를 반영한 신규 모델들을 잇따라 선보였다. 2000년대 이후 등장한 현대적 감각의 준중형 SUV 컴패스와 소형 SUV인 레니게이드는 지프의 변신을 상징하는 모델들이다.

    지난 17일 지프가 국내 시장에서 새롭게 출시한 ‘올 뉴 컴패스’를 타봤다. 올 뉴 컴패스는 2006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던 컴패스의 2세대 모델이다. 시승은 경기 파주출판단지와 파주 파평산을 오가는 왕복 80여km의 구간에서 진행됐다.

    ◇ 급경사·흙길·물웅덩이 주행도 척척…‘명불허전’ 오프로드 주행의 최강자

    올 뉴 컴패스의 외관은 지프의 전통적 이미지와 현대적 감각이 자연스럽게 조합돼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올 뉴 컴패스 전면부/진상훈 기자
    올 뉴 컴패스 전면부/진상훈 기자
    전면부에는 지프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용차로 쓰이던 시절부터 일관되게 추구하는 ‘슬롯 그릴’을 탑재해 정통성을 살렸고 시그니처 LED 라인에 주간주행등이 포함된 바이제논 HID 헤드램프, 블랙 색상의 헤드램프 베젤 등을 배치해 개성 있고 새로운 디자인을 완성했다.

    올 뉴 컴패스 측면부/진상훈 기자
    올 뉴 컴패스 측면부/진상훈 기자
    유려한 루프라인, 근육질의 펜더와 숄더라인으로 강렬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했고 지프 브랜드 차량의 디자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다리꼴 휠 아치가 적용했다. 실내는 미디어 센터 스토리지 안에 충전과 커넥티비티 포트 등을 포함한 기능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앞좌석 발 밑에는 노트북이나 태블릿 기기를 넣을 수 있는 메쉬 사이드 포켓을 배치하는 등 편의성을 강화하려고 노력한 흔적도 엿보였다.

    올 뉴 컴패스 후면부/진상훈 기자
    올 뉴 컴패스 후면부/진상훈 기자
    본격적인 주행에 나서기 전 집결지인 파주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에 마련된 특설 코스에서 올 뉴 컴패스의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특설 코스는 45도에 가까운 급경사 구간과 흙길 언덕, 물웅덩이, 계단식 주차구역 등 다양한 험로로 구성됐다.

    일반적인 차량이라면 자칫 차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위험한 코스였지만, 별다른 돌발상황 없이 모든 구간을 안전하게 통과했다. 급경사 구간에서는 오르막길의 정점까지 올라간 뒤 잠시 움직이을 멈췄지만, 차체는 전혀 밀리지 않고 안전하게 버텨냈다. 모래로 이뤄진 언덕 구간도 별다른 미끄럼 없이 지나갔다.

    올 뉴 컴패스는 최대토크를 각각의 바퀴에 완전히 전달해 오프로드 주행능력을 높이는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 4륜 구동 시스템이 적용됐다.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 시스템은 뒤축 분리 기능으로 4륜 구동성능이 필요하지 않을 때 2륜 구동 모드로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오토(Auto), 눈길(Snow), 모래(Sand), 진흙(Mud) 등 4가지 주행모드로 구성돼 다양한 기후와 환경에 맞게 구동 방식을 전환할 수 있다.

    오프로드 체험구간을 통과하는 올 뉴 컴패스/FCA코리아 제공
    오프로드 체험구간을 통과하는 올 뉴 컴패스/FCA코리아 제공
    올 뉴 컴패스의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은 파주 파평산에서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파주에 위치한 공군 작전지역을 지나 파평산 정상에 있는 북부기상관측소까지 올 뉴 컴패스를 타고 올라갔다. 파평산은 해발 496m로 그리 높지 않지만, 정상까지 오르는 거리가 짧아 경사가 상당히 급한 편이다. 게다가 정상까지 곡선주로로 이뤄져 있다.

    올 뉴 컴패스는 구불구불한 곡선주로로 구성된 30도 넘는 경사진 길을 묵직한 힘을 받으며 무리없이 올라갔다. 노면의 상태도 매끄럽지 않았지만, 1단 기어로 움직이는 차체는 흔들리지 않은 채 묵묵히 주행을 계속했다. 몇 안 되는 직선주로의 오르막길에서 가속페달에 살짝 힘을 주자 거침없이 치고 올라갔다. 내리막길에서도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느낄 수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부터 70여년간 다양한 험로를 누비며 키워 온 지프 브랜드의 오프로드 성능은 예상대로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 민첩함 떨어지는 도로 위 주행성능…다소 부족한 첨단 안전기능도 아쉬움

    파평산 정상을 내려와 자유로에 진입한 뒤 본격적으로 고속주행을 시작했다. 가속페달에 서서히 힘을 줬지만, 날렵하게 치고 나간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가속페달을 밟은 발에 한껏 힘을 실은 뒤에야 뒤늦게 묵직한 엔진음을 토해내며 속도를 끌어올렸다.

    올 뉴 컴패스의 보닛을 개방한 모습/진상훈 기자
    올 뉴 컴패스의 보닛을 개방한 모습/진상훈 기자
    올 뉴 컴패스는 2.4리터 I4 타이거샤크 멀티에어2 가솔린 엔진이 탑재돼 6400rpm에서 최고출력 175마력 3900rpm에서 23.4kg·m의 힘을 낸다. 최대 가속능력을 발휘하는 rpm 영역대가 높다보니 민첩한 차체의 반응과 폭발적인 고속주행 능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첨단 안전사양이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올 뉴 컴패스에는 파크센스 후방 센서 주차 보조 시스템과 후방 카메라가 탑재됐다. 리미티드 모델에는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도 적용돼 있다. 그러나 이같은 기능은 최근 몇 년간 출시된 여러 신차에 이미 적용돼 있어 별다른 강점이 되지 못한다.

    올 뉴 컴패스의 내부 앞좌석/진상훈 기자
    올 뉴 컴패스의 내부 앞좌석/진상훈 기자
    현재 나오고 있는 신차들이 탑재한 부분 자율주행기능과 같은 최첨단 안전기능이 없는 점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고급 수입차는 물론 최근 출시되는 국내 브랜드의 신차에서도 이제 부분 자율주행기능은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2월 출시된 현대차 싼타페도 전 트림에 지능형 주행안전기술(ADAS)이 기본 적용됐다.

    지프 올 뉴 컴패스가 3000만원대 후반의 가격으로 출시돼 싼타페를 포함한 국내 경쟁모델에 비해 500만~1000만원 비싸게 판매되는 점을 감안하면 출시 초반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올 뉴 컴패스의 뒷좌석/진상훈 기자
    올 뉴 컴패스의 뒷좌석/진상훈 기자
    ◇ 착한 가격의 수입 준중형 SUV…외부 여가활동 즐기는 소비자를 위한 차

    시승을 마친 후 출발지인 파주출판단지로 복귀해 연비를 확인해 봤다. 계기판에 표시된 평균 연비는 리터당 6.8km. 제원상 복합연비인 리터당 9.3km에 못 미치는 수치다. 주행 중 여러 차례 가속과 급감속을 반복하고 오프로드 구간까지 주행했지만, 분명 아쉬움이 남는 연비다.

    지프 올 뉴 컴패스는 국내에서 가솔린 모델인 론지튜드 2.4와 리미티드 2.4 등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론지튜드 모델이 3990만원, 리미티드 모델이 4340만원이다. 다만, 신차 출시를 기념해 200명에 한해 론지튜드 모델은 3680만원, 리미티드 모델은 3980만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오프로드 구간을 통과하는 올 뉴 컴패스/FCA코리아 제공
    오프로드 구간을 통과하는 올 뉴 컴패스/FCA코리아 제공
    수입 준중형 SUV 모델들이 대부분 5000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출시되는 점을 볼 때 지프 올 뉴 컴패스는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3000만원대의 가격에 수입 SUV를 타보길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올 뉴 컴패스의 적재공간/진상훈 기자
    올 뉴 컴패스의 적재공간/진상훈 기자
    그러나 저렴한 가격이 곧 높은 가성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올 뉴 컴패스는 분명 오프로드 주행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외부 여가활동을 즐기거나 다양한 주행환경에서 차를 이용할 일이 많은 사람들을 위한 차지만, 도심에서의 출·퇴근 등 일반적인 용도로 차를 쓰는 소비자들은 다소 굼뜬 고속주행성능과 연비, 빈약한 첨단 안전기능 등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전통적으로 강점을 가진 오프로드 주행성능과 3000만원대의 가격을 앞세운 지프 올 뉴 컴패스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이 어떤 성적을 줄 지는 당분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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