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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과학TALK] 대도시 '열섬 효과' 해결하는 방법 3가지는

  • 김민수 기자
  • 입력 : 2018.07.29 07:00

    폭염은 너나 할 것 없이 괴롭지만 도시민들은 특히 더 견디기 힘들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태양광을 흡수해 기온을 더욱 높이기 때문이다. 도심의 빌딩숲은 시원한 바람을 막는다. 차량과 에어컨에서 나온 뜨거운 열기까지 더해지면 숨이 턱턱 막힌다.

    이는 도시의 ‘열섬 효과(Heat Island Effect)’로 알려져 있다. 올해의 경우 도시, 농촌 구분없이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연구에 따르면 대도시는 주변 시골보다 낮 동안에는 1~3도 가량 기온이 높고 밤에는 최대 12도까지 차이가 벌어진다. 도시에 머물고 빠져나가지 못하는 열기는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야기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평균 650명이 열 관련 원인으로 매년 사망한다. 지구 온난화는 이같은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도시 전문가들은 열섬 효과를 예방하기 위한 창의적인 전략을 모색해왔다. 뜨거운 열기에 더 이상 사람들이 죽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요 도시에서 이미 실행하거나 도입중인 과학적 아이디어들은 과연 어떤 효과를 내고 있을까.

    ◇ 잎에서 증발하는 수분이 온도 낮춰...나무 늘리는 ‘달라스’

    작년 여름 섭씨 40도가 넘었던 미국 달라스의 저소득 계층이 살고 있는 ‘오크 클리프’ 지역에서 주민들은 올해 학교와 집 주변으로 1000그루의 나무를 새로 심었다. 도시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서지만 새로 자리잡은 나무가 단순히 그늘만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나뭇잎에서 증발하는 수분은 가장 뜨거운 시간대에 적어도 최소 몇 도 정도 기온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나뭇잎은 대기오염 물질을 흡수하기도 한다. 도시 열섬 효과는 도시 스모그를 종종 악화시키기 때문에 1000그루 규모로 새로 심어진 나무는 이 지역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무를 새로 많이 심으면 뜨거운 열기를 식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위키미디어 제공.
    나무를 새로 많이 심으면 뜨거운 열기를 식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위키미디어 제공.
    물론 단점이 있다. 나무를 유지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달라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에 나무를 심었을 경우 공공 건강, 환경, 사회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데이터로 분석했다. 이 데이터를 이용해 어느 곳에 나무를 새로 심을 경우 가장 큰 효과를 얻는지 알아내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무턱대고 나무를 심는 것은 비용 측면에서 예산 낭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여름철 40도를 넘나드는 달라스를 식히는 데 필요한 나무는 몇 그루 수준이 아니다. 텍사스 자연보호국은 달라스 전체에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약 25만 그루의 새 나무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도심 환기통로 만든 독일 ‘슈투트가르트’ 본받는 중국

    독일의 주요 산업도시인 슈투트가르트에서 상쾌한 바람을 경험하기는 쉽지 않다. 이 도시는 강이 흐르는 계곡 분지에 자리잡고 있다. 열기와 대기오염 물질이 외부로 빠져나가기 어렵다. 가파른 언덕으로 둘러쌓인 분지지형이기 때문이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에 최악의 환경 조건이다.

    슈투트가르트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내 전역에 수많은 환기 통로를 만들었다. 밤시간에 언덕에서 깨끗한 공기가 내려올 수 있도록 폭이 넓고 가로수가 있는 간선도로를 만들어 도시를 식히는 데 도움을 줬다. 또 이같은 공기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는 높이의 새로운 빌딩을 건설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만들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도시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도시에서 같은 전략이 같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해선 안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중국은 슈투트가르트 모델에 관심을 갖고 있다. 슈투트가르트를 본받아 도심 환기 통로를 만들고 있는 베이징과 시안은 고유의 바람 패턴을 연구하고 주요 경로를 따라 빌딩 대신 공원이나 호수를 전략적으로 배치해 공기가 자유롭게 흐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빌딩 옥상을 흰색으로...2020년 도쿄 올림픽 비상

    도시 열섬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열을 흡수하고 지속하는 지붕과 도로, 주차장이 많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빛을 더 많이 흡수하는 어두운 표면을 좀더 밝고 빛을 반사할 수 있는 물질로 덮으면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고 봤다.

    가장 적극적으로 이를 받아들인 도시는 미국 뉴욕시와 LA다. 이른바 ‘쿨루프 이니셔티브(CoolRoofs Initiative)’를 통해 뉴욕시는 500만㎡ 면적에 달하는 건물의 지붕을 빛을 반사하는 코팅재로 칠했다. LA는 어두운 색깔의 아스팔트 도로를 더 밝은 재료로 교체하고 있다.

     건물 지붕을 빛을 반사할 수 있는 흰색 페인트로 칠하는 모습. /위키미디어 제공.
    건물 지붕을 빛을 반사할 수 있는 흰색 페인트로 칠하는 모습. /위키미디어 제공.
    이들 도시들이 이같은 움직임을 보인 것은 이론적으로 도심에 녹지공간을 추가하거나 빛을 반사하는 물질이 많아지면 사망자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 조지아텍의 스톤 박사가 이끈 최근 연구에 따르면 녹지공간을 추가하고 빛 반사 물질이 늘어나면 열 발산 증가량의 대부분을 상쇄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열과 관련된 사망률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노력의 효과가 도시마다 다르다고 주장한다. 2014년에 발표된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의 연구에 따르면 워싱턴이나 뉴욕 같은 도시들은 이른바 ‘쿨 루프(Cool Roofs)’ 전략으로 몇 도 정도 온도를 낮출 수 있지만 플로리다주에 있는 도시들의 경우 빛을 반사하는 물질이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크지 않고 오히려 지역 강우량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을 준비하는 일본은 폭염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도쿄는 현재 예정된 마라톤 코스를 포함해 약 80km의 도로를 열 반사 코팅재로 도포하고 물을 비교적 긴 시간 동안 함유해 온도를 낮출 수 있는 다공성 아스팔트를 깔고 있다. 이같은 노력이 적어도 도로 표면 온도를 몇 도 정도 낮출 수 있다는 기대다. 일부 전문가들은 폭염에 따른 선수 보호를 위해 마라톤 경기를 도쿄가 아닌 다른 곳에서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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