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을 포함한 국제공동 연구팀이 전지구적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엘니뇨 현상의 발생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기상이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받은 엘니뇨가 발생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데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된다.
악셀 팀머만(사진) IBS 기후물리연구단 단장과 11개국 40여명의 국제공동연구팀은 동태평양 엘니뇨(EP엘니뇨)와 중태평양 엘니뇨(CP엘니뇨)의 상호작용에 따라 매번 다른 형태의 다양항 엘니뇨 현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증명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25일자(현지시각)에 게재됐다.
엘니뇨는 태평양에서 수개월~1년간 해수가 비정상적으로 따뜻해지는 현상이다. 1~2년에 걸쳐 해수의 이상 저온현상인 라니냐로 전환된다. 엘니뇨는 발원지, 주기, 강도, 지속기간 등이 불규칙하게 나타나 장기 예측이 어려우며, 다양한 기상이변과 이상기후를 일으킨다.
IBS 연구단과 국제공동 연구진은 EP엘니뇨와 CP엘니뇨의 발생 메커니즘과 두 엘니뇨의 공간분포, 발생주기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체계를 수립하고 이를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증명했다. 연구진은 다양한 기후 관측 자료, 이론 모델, 시뮬레이션 등의 통합적 접근을 통해 해양과 대기의 결합조건에 따라 EP엘니뇨와 CP엘니뇨가 다양하게 발현되는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EP엘니뇨는 3~7년 주기로 해양 상층에 열이 많이 저장되고 무역풍이 약할 때 주로 발생하며, 하층의 차가운 해수가 표층으로 올라오는 현상이 약해지면서 표층에 따뜻한 물이 많아져 해수면 온도를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CP엘니뇨는 2~3년 주기로 해양 상층에 열저장이 상대적으로 적고 무역풍이 강할 때 주로 발생하며, 따뜻한 물이 동서방향으로 이동하며 해수면의 온도를 높이는 메커니즘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EP엘니뇨와 CP엘니뇨를 서로 다른 주기와 강도를 가지는 진자로 모델링해 두 개 엘니뇨의 상호 결합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엘니뇨가 만들어짐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고유한 2개 진동의 상호작용으로 다양한 엘니뇨가 발생한다는 것을 수학방정식으로 규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EP엘니뇨와 CP엘니뇨가 대서양과 인도양의 해수면 온도, 지구 온난화, 열대저기압 등 외부자극과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엘니뇨의 특성이 복잡해지고 다양한 전지구적 영향이 발생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엘니뇨 현상의 예측을 통해 엘니뇨에 의한 가뭄, 홍수, 폭우, 폭설 등 피해에 대비하고 식량부족, 식수고갈, 전염병 등 인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악셀 팀머만 단장은 “엘니뇨의 공간과 시간적 다양성을 동시에 설명할 수 있는 통합이론모델 개발을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라고 연구배경을 밝혔다. 국종성 포스텍 교수는 “다양한 학문과 통합적인 연구방법으로 기후과학의 난제인 ‘엘니뇨의 다양성’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향후 엘니뇨 예측이 보다 향상되면 엘니뇨가 발생하는 동안 어떤 지역이 어떤 이상기후를 겪게 될지 더 잘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