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내년 최저임금 결정에 사용자위원 불참...14일 처리 '불투명' (종합)

  • 조귀동 기자

  • 입력 : 2018.07.13 22:12 | 수정 : 2018.07.13 22:18

    사용자위원 오후 9시 45분쯤 불참 의사 통보

    2019년 최저임금을 놓고 사용자측이 결정 과정에 빠지겠다는 의사를 최종적으로 표명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남아있는 공익위원 9명과 한국노총이 추천한 근로자위원 5명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확정할 지, 아니면 시간을 두고 사용자위원을 더 설득할 지 기로에 서게 됐다. 15일이나 16일 결정이 되더라도 사용자 측이 빠질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3일 오전 2019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해 전원회의를 개최했지만 사용자위원 9명은 참석하지 않았다. 사용자위원들은 지난 11일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안이 부결된 것에 반발해 집단 퇴장한 이후 전원회의에 불참하고 있다.

    사용자위원들은 이날 오후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모여 전원회의 참석 여부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9시 45분쯤 최종적으로 불참키로 결정했다. 한 사용자위원은 “(불참하기로 한) 기존의 입장에서 변경이 없다”고 밝혔다. 이동응 경총 전무는 “공익위원이나 근로자위원이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은 상황이라 참석할 이유가 없다는 게 대다수 위원들의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오후 6시께 사용자위원들에게 오후 10시까지 복귀의사를 알려달라고 일종의 ‘최후통첩’을 했었다.

    최저임금위가 14일 새벽 공익위원과 근로자위원만으로 결정을 강행할 지, 아니면 하루나 이틀 정도 더 시간을 두고 사용자위원을 설득할 지는 불투명하다. 류장수 최저임금위 위원장은 사용자위원들의 복귀 불가 입장을 전달받은 직후 “필요할 때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당초 최저임금위는 14일 새벽을 최종적인 시한으로 못박은 상태다.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열렸지만 사용자측은 불참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열렸지만 사용자측은 불참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 반발, 파행 거듭...심각한 후유증 우려

    올해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16.4%)에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사용자측은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와 같은 시간당 7530원으로 동결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편의점 등 소상공인 업계는 최저임금 불복종 투쟁을 공식화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지난 1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전국 7만여 편의점이 동시 휴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률과 상관없이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번에 최저임금이 오르면 생존의 위협마저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노동계는 올해보다 무려 43.3% 오른 시간당 1만790원을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으로 제시했다.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은 “편의점이나 소상공인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렵다는 데, 정부나 대기업이 절반씩만 (고통 분담을) 해주면 된다”며 “절대적인 이익이 그들(대기업)에게 가는 상황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동자들이 가지고 가는 부분은 월 40만원 인상 효과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와 노동계 안팎에서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8000원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13일 최저임금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13일 최저임금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 16일까지 2019년 최저임금 확정해야

    최저임금법은 매년 8월 5일까지 고용노동부 장관이 다음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앞서 고용부 장관은 10일 이상 기간을 두고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고, 근로자나 사용자 측 대표는 고시일로부터 10일 이내 기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올해 8월 5일은 일요일이라 바로 다음 근무일인 6일까지 고용부 장관이 최저임금을 결정해야한다. 여기에서 고용부 장관 재심의 요청 기간과 근로자나 사용자측 이의제기 기간을 합친 20일을 빼면 7월 16일까지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확정해야 한다.

    다만 한 고용부 관계자는 “최저임금위원회가 반드시 재심의 및 이의 제기 기간만큼 여유를 두고 다음해 최저임금을 결정할 법적 의무는 없다”며 “가령 고용부 장관이 재심의를 요청하지 않는다면 이의제기 기간 10일만 두고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무리한다면 7월 25일까지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을 늦출 수 있다는 얘기다.

    ◇ 캐스팅보트 쥔 공익위원...좌편향 논란

    최저임금위원회는 전원회의에서 재적 위원 27명 중 과반수(14명)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최저임금을 의결한다. 따라서 과거와 같이 이번 회의에서도 정부가 위촉한 공익위원들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그러나 공익위원 9명은 노동계에 우호적인 입장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최저임금위 위원장인 류장수 부경대 교수는 보수와 진보 양 쪽에서 일했지만 친문(親文) 성향이 강하다.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의 일자리혁명위원회에 참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 정부가 출범한 뒤에는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청년, 노동 정책과 관련해 정부 측에 자문 역할도 했다.

    나머지 공익위원 대부분도 진보색채가 강하다. 김혜진 세종대 교수는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다. 이주희 이화여대 교수는 노무현 정부 시절 각종 정부위원직을 맡았다. 권혜자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한국노총 출신이라 사실상 근로자 위원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성태 한양대 교수는 노동법 분야에서 대표적인 진보 성향 학자다. 백학영 강원대 교수, 박은정 인제대 교수도 빈곤 문제나 노사 문제에서 진보적인 입장에 서왔다.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작년 최저임금제 개선TF(임시조직)를 이끌었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s © 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