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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채권단, 대우조선 매각방안 만든다…"하반기 회계법인에 용역 의뢰"

  • 김형민 기자
  • 입력 : 2018.07.13 06:05

    “내년이 매각 적기...정부 의중이 최대 변수"
    굿컴퍼니-배드컴퍼니 분리 매각 가능성

    채권단이 올해 하반기 중 대우조선해양 매각 방안 마련에 착수한다. 이를 위해 회계법인에 대우조선해양 실태 파악을 포함해 매각 방안 수립을 위한 용역을 의뢰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13일 "채권단 내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상황과 재무여건이 좋은 올해 매각 방안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올해 중 회계법인에 용역을 의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매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정부와 조율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042660)최대주주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56%)이다. 또다른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영구채 2조3000억원 어치를 보유 중이다. 결국 국책은행의 주인인 정부의 의중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의 가장 중요한 변수라는 의미다.

    채권단은 올해 대우조선해양의 상황이 대폭 호전된 만큼 내년을 매각의 적기로 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매각의 골든타임을 또다시 놓쳐서는 안된다”며 “손 놓고 있다가 매각시기가 늦어지면 다시 부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선DB
    조선DB
    조선업 장기 불황에도 대우조선해양은 채권단의 대규모 지원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 흑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 매출액 2조2561억원, 영업이익 2986억원, 순이익 2263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17%가량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3% 늘었다. 지난해 6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출자전환 2조1000억원과 신규자금 2조9000억원(한도성대출) 등 채무조정을 받은 덕분에 부채비율도 200%대로 내려앉았다. 특히 신규자금 2조9000억원 중 4000억원만 차입해 쓰고 있어 2조5000억원의 여유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들어 6월까지 선박 등 32억달러 어치를 수주했다. 이는 수주 한파가 몰아닥친 2016년 15억5000만달러, 지난해 26억9000만달러 등의 연간 수주 실적을 넘어선 것으로 올해 목표치인 73억달러의 44%에 해당한다. 수주잔량은 5월말 기준 57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세계 조선사 중 가장 많은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채권단은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기 위해선 우량 사업부문(굿컴퍼니)과 비우량 사업부문(배드컴퍼니)으로 분리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사업부문은 컨테이너선·LNG선 등이 포함된 상선부문, 잠수함 등의 특수선부문, 부실원인이 됐던 플랜트부문 등 3개다. 채권단에서는 상선부문과 특수선 부문 등을 굿컴퍼니로 분리해 매각하고 플랜트 부문은 청산하는 방식이 합리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동안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로는 삼성중공업(010140)현대중공업(009540)이 당위성 차원에서 거론돼 왔다. 하지만 두 조선사도 조선업 경기 장기 불황 여파로 회사 규모를 줄이고 있어서 삼성중공업이나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해 현대나 삼성과 지분교환 등의 방법으로 일단 연결고리를 만들어 점차 합쳐나가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며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국내 조선업의 산업재편과 분리해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조선산업 재편을 주도해야 할 정부의 결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다만 정부는 대형 조선소 사업재편에 대해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논의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 “대우조선해양 처리는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과 분리해 생각할 수 없는 만큼 당장 어느 부처가 결정을 내리기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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