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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대포장일까 장밋빛 청사진일까"…물음표 달린 박원순 시장의 여의도·용산 개발안

  • 우고운 기자

  • 입력 : 2018.07.12 06:24

    서울 부도심을 새롭게 바꿀 파격적인 청사진일까, 과대포장된 선언성 공약일까.

    박원순 서울시장이 밝힌 파격적인 여의도∙용산 개발 청사진을 놓고 벌써부터 실현 가능성에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3선 시장이란 배경과 도심 개발을 앞세워 대권 도전을 위한 청사진부터 꺼낸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따라 붙고 있다.

    최근 서울시장 3연임에 성공한 박 시장이 수년간 해묵은 과제인 여의도와 용산 개발 계획을 임기 내에 구체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인데, 일각에선 실현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고 있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 기존 개발 계획을 완전히 뒤집어 새로 추진해야 하는 난제가 깔렸기 때문이다.

    박원순 시장이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수상하며 서울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박원순 시장이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수상하며 서울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박원순 시장은 최근 ‘도시행정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차 3박4일 일정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한 자리에서 여의도와 용산 개발 청사진을 밝혔다. 서울시는 하반기에 여의도를 국제금융중심지로 개발하기 위한 ‘여의도 일대 종합적 재구조화 방안(여의도 마스터플랜)’과 용산에서 서울역 일대를 대상으로 하는 ‘용산 광역중심 미래 비전 및 실현전략(용산 마스터플랜)’을 각각 발표키로 했다.

    박 시장은 여의도를 업무와 주거가 어우러진 신도시급으로 재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공원과 커뮤니티 공간을 보장하면서 건물의 높이를 높이고, 일대 아파트의 재건축 방향도 이 계획과 연동하기로 그림을 그렸다.

    여의도는 이미 서울시의 최상위 도시계획인 ‘2030 서울플랜’을 통해 강남, 광화문과 함께 3대 도심으로 지정돼 최고 50층의 초고층 주상복합 개발이 가능하다.

    박 시장은 용산에 광화문광장에 버금가는 대형 광장과 산책로를 만들고, 서울역~용산역 구간 철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MICE(회의·관광·전시·이벤트) 단지와 쇼핑센터를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용산 한강로 일대 전경. /조선일보DB
    용산 한강로 일대 전경. /조선일보DB
    그러나 여의도와 용산 마스터플랜 모두 오랜 기간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전면적으로 재수정해 추진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밑그림 작업 중인 청사진이 공개되고 나서도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까지 극복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서울시는 2011년 1월에도 ‘여의도 전략정비구역 지구단위계획안’을 만들어 통합개발을 추진했었다. 당시 서울시는 여의도를 한강 대표 수변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지역 주민의 강한 반발과 서울시장 교체 등이 맞물리며 구상이 무산됐다.

    부동산신탁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추진하기 위해 일대 재건축 단지들에 용도지역 상향, 용적률 상승 혜택을 주고 기부채납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단지별로 세운 정비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서 서울시 계획대로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여의도, 반포, 서초 아파트 지구단위계획 용역을 새로 발주하고, 여의도는 전체 면적으로 확대해 비전 플랜을 다시 짜고 있다. 일대 주거지와 도로, 학교 등 기반시설을 재배치하는 등 국제 도심 기능을 지원하기 위한 종합적 토지 이용 방안이 주요 골자다.

    실제로 여의도, 시범, 대교, 광장아파트 등 3종 일반주거용지에 있는 재건축 단지들은 정비구역 지정을 두고 서울시 심의가 추진 중이라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관건으로 꼽힌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관계자는 “여의도 일대 개발 계획을 전면적으로 재수립하고 있어 조율해야 할 사항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면서 “결과를 공개할 수 있는 시점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용산 마스터플랜도 마찬가지로 넘어야할 산이 많다. 앞서 2013 용산역 철도정비창 사업부지를 포함한 용산 국제업무지구(56만6000㎡) 개발사업은 총 사업비만 31조원에 달하는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유동성 위기로 무산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2월 용산에서 서울역 일대에 이르는 중구 봉래동~용산구 한강로의 349만㎡ 부지를 대상으로 하는 용산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공고했다. 6월 완료 예정이었던 용역은 9월 말까지 연장된 상태다.

    용역 결과 마스터플랜의 내용은 용산 일대 개발사업의 밑그림이 될 용산 지구단위계획에 반영된다. 현재 용산구는 저층 주거지역과 상업지역, 철도정비창, 전자상가 등 지역 특성과 상위 계획 등을 고려해 공간 계획을 다시 그리고 있다. 시행되지 못한 25개 용산국제업무지구 특별계획구역에 대한 사업 실현성을 제고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서울시 도계위 한 관계자는 “코레일과 협의해 전체 서울시의 방향을 다시 짜는 데 논의해야 할 사항이 많다”면서 “문제가 되는 사안과 관련해 주민 의견을 계속 수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면적으로 재추진되는 여의도와 용산 마스터플랜에 투입될 막대한 예산도 문제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큰 틀에서 비전과 구상안만 나온 수준이라 실제 예산이 얼마나 배정될지 정해지지 않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시가 대대적인 마스터플랜 발표를 예고하면서 주목을 끌고 있지만, 실제 실현될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대권 도전을 노리는 박원순 시장의 정치적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이슈몰이로 끝나지 않을까 의문이 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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