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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독일 힘 합칠까…해운 사상 최대 지각변동 조짐

  • 조지원 기자
  • 입력 : 2018.07.11 15:00

    세계 3위 프랑스 선사 CMA‧CGM과 세계 5위 독일 선사 하팍로이드의 인수합병(M&A) 여부가 해운업계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되면 해운업 사상 최대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11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CMA‧CGM는 하팍로이드를 인수하기 위해 주식 매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합병설이 나온 직후 CMA‧CGM 주가는 10% 상승했다. 하팍로이드는 합병설을 부인했고, CMA‧CGM는 공식적인 발언을 피했다.

    CMA·CGM 컨테이너선(위)과 하팍로이드 컨테이너선 /각사 홈페이지
    CMA·CGM 컨테이너선(위)과 하팍로이드 컨테이너선 /각사 홈페이지
    현재 하팍로이드 주요 주주들이 합병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팍로이드 주주로는 칠레 CSAV(25.8%), 퀴네마리타임(20.5%), HGV(함부르크시)(13.9%), 카타르투자청(14.5%) 등이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지금은 따로 위기를 겪다가 쓰러질 수 있지만, 합병으로 업계 1위가 되면 판을 한 번 흔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며 “수익성을 높이는 방법이 통합 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하팍로이드 주주들도 합병을 찬성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해운분석기관 알파라이너 기준으로 CMA‧CGM과 하팍로이드 선복량(적재용량)은 각각 262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161만TEU다. 두 회사가 합쳤을 경우 423만TEU로 부동의 세계 1위 덴마크 선사 머스크라인 402만TEU를 뛰어넘는 초대형 선사가 탄생하게 된다.

    이번 합병은 덩치를 빠르게 키우고 있는 중국 선사 COSCO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선복량 206만TEU로 4위를 차지하고 있는 COSCO는 8위인 홍콩 OOCL(69만TEU)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경우 275만TEU가 돼 CMA‧CGM을 뛰어넘게 된다.

    얼라이언스(해운 동맹)도 전면 개편될 수 있다. 글로벌 해운업계는 3대 얼라이언스 체제로 구성돼 있다. 세계 1‧2위인 머스크라인‧MSC와 현대상선(011200)이 협력관계를 맺은 2M+HMM, 프랑스 CMA‧CGM과 중국 COSCO가 이끌고 있는 오션얼라이언스, 하팍로이드와 일본 선사들이 힘을 합친 디얼라이언스 등이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CMA‧CGM가 오션얼라이언스에서 나와 디얼라이언스로 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 COSCO를 오션얼라이언스에 고립시키는 동시에 디얼라이언스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CMA‧CGM은 아시아 지역, 하팍로이드는 북미와 유럽 지역에 각각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두 회사 합병설이 나오는 이유는 해운 불황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부터 10년째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공급 과잉 여파로 운임이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 유가마저 상승하며 운영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등 불황이 끝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위기 속에서 글로벌 선사들은 대처법으로 M&A를 선택했다. 머스크라인은 독일 함부르크수드를 인수하고, COSCO는 OOCL을 흡수해 덩치 키우기에 나섰다. 일본 3사(NYK‧MOL‧K라인)는 컨테이너 통합 법인을 만들었다. 합병설이 돌고 있는 CMA·CGM과 하팍로이드도 각각 NOL, UASC를 인수하면서 순위를 높였다. 주요 선사 간 M&A가 활발하게 일어나다보니 두 회사 합병설에도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다만 독일 입장에서는 주요 선사였던 함부르크수드가 머스크라인으로 넘어간데 이어 하팍로이드마저 잃을 경우 해운업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주주 뿐 아니라 자국 내 반발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CMA‧CGM와 하팍로이드 합병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가능성이 전혀 없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올해 연말까지 두 회사 간 인수합병 이슈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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