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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넘어 재산세…부동산 잡는 폭탄 될까

  • 이재원 기자

  • 입력 : 2018.07.11 10:01

    산 넘어 또 산이다. 종합부동산세 개편 방안이 확정되자마자 이제 시장의 관심은 하반기에 있을 재산세제 개편으로 쏠리고 있다.

    종부세가 고액 자산가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세금이라면, 재산세는 주택을 가진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터라 경제 전반에 걸친 파급 효과는 훨씬 크다. 특히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까지 추진하고 있어 납세자 입장에서는 세금 부담이 늘 가능성이 커졌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하반기 정기국회에 제출할 세법개정안에 종부세법 개정안을 포함할 예정이다. 기재부는 종부세법이 개정되면 공시가격 9억원 이상인 주택을 가진 1주택자와 합계 6억원 이상인 다주택자 등 총 34만9000명이 7422억원의 세금을 더 낼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도곡동의 아파트 단지. /오종찬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도곡동의 아파트 단지. /오종찬 기자
    이번 종부세제 개편은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주도했다. 재정개혁특위는 지난 3일 상반기 재정개혁 권고안을 발표하며 종부세 강화를 주문했다. 과세표준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올리고, 주택 세율을 최대 0.5%포인트 상향하는 것 등이 골자였다. 정부는 권고안을 받고 3주택 이상 소유자에게는 추가 과세하는 방안을 포함하는 등 일부 조정을 거쳐 종부세제 개편 방안을 확정했다.

    재정개혁특위는 하반기에 취득세 등 거래세와 재산세 등을 포괄하는 부동산 세제 개편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다. 주목되는 것은 재산세다. 현재 주택에 물리는 재산세는 6000만원 이하의 경우 0.1%, 1억5000만원까지는 0.15%, 3억원까지는 0.25%, 3억원 초과는 0.4%의 세율로 세금이 부과된다. 재정개혁특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재산세는 종부세(1조5000억원)의 6배 수준인 9조9000억원이 걷혔다. 재산세액이 평균 10%만 늘어도 국민 전체 부담이 1조원이나 느는 것이다.

    재산세 개편 논의 과정에서는 종부세와 마찬가지로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재산세율 인상 등이 우선적으로 검토될 전망이다. 재산세가 줄어드는 방향으로 검토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국의 보유세 비중이 작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던 상황인 데다, 부동산 세제가 거래세에 치중된 만큼 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는 높이는 방향이 큰 흐름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재산세 개편이 이뤄질 경우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릴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본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재산세의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적용되는 비율이다.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한 것이 과세표준이 되는데, 40~80%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현재 재산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80%인 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90%까지 상향하기로 결정한 만큼, 재산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인상 속도는 연 5%포인트씩 높이기로 한 종부세보다 느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기재부가 종부세 개편방향을 발표하며 공평 과세와 더불어 점진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또 다른 방안인 재산세율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야당이 증세에 반대할 가능성이 큰 데다, 유권자 상당수가 영향권에 드는 재산세율 인상은 여당 입장에서도 달가울리 없다.

    정부 한 관계자는 “재산세 인상을 주장하는 정치인은 많지 않다”면서 “지역구 사정에 따라 같은 정당 안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등 진보진영에서 재산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개편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재산세제가 크게 강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 힘을 보탠다. 참여연대가 올해 3월 발간한 2018년 세법 개정방안 정책자료에도 종합부동산세 정상화, 주택임대소득 과세 개편 등의 내용이 담겼지만 재산세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언급이 없었다.

    하지만 재산세 개편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더라도 재산세는 당분간 많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과세표준을 정할 때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일 주요 정책에 대한 2차 개선 권고안을 통해 “공시가격 비율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공시가격은 공동주택의 경우 전국적으로 5.0%, 서울은 10.2%가 올랐다. 종부세 납부 대상이 아닌 1주택자의 경우 공시가격이 1억9100만원에서 2억2500만원으로 오른 상계동 주공3단지 31.98㎡의 보유세(재산세, 지방교육세 등 포함)는 33만에서 39만6000원으로 19.7% 오르는 것으로 계산된다. 공시가격이 5억1500만원에서 6억3300만원으로 오른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전용 59.8㎡의 보유세는 116만원에서 160만원으로 37.9% 오른다.

    다만 재산세는 공시가격 3억원 이하의 경우 전년 부과분의 105%를 넘지 못한다는 상한 규정이 있다. 3억원 초과~6억원은 110%, 6억원 초과는 130%까지만 부과할 수 있다. 이때문에 서울 등 주택 가격이 오른 지역에서는 당분간 상한선 만큼만 재산세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

    시세 상승으로 공시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국토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까지 높일 경우 재산세는 상당 기간 꾸준히 오를 수밖에 없다. 현재 공시가격은 실거래가의 60~70% 수준이라 올릴 여지가 많다. 부동산 경기가 꺾인다고 해도 현실화율 상향만으로도 재산세가 계속 늘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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