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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망 연결 최대 6년 걸리는데… 전국서 '태양광 열풍'

  • 안준호 기자

  • 신안=조홍복 기자

  • 입력 : 2018.07.11 03:07

    [오늘의 세상]
    염전 땅값 들썩 등 방방곡곡에서 태양광 송·배전 신청 폭주하지만… 韓電의 변압기·변전소는 태부족

    "전기 팔고, 보조금 받고 '꿩 먹고 알 먹기'인데 수요는 많고, 공급은 적으니 염전 없어서 못 팔죠. 땅값 계속 오를 겁니다."

    10일 전남의 한 부동산 업자는 신안군 염전 땅값과 관련, "평당 3만원대였다가 최근엔 6만~7만원까지 올랐다"며 이렇게 말했다. '탈(脫)원전'과 재생 에너지 확대 정책을 추진 중인 정부가 태양광발전 부지로 염전을 꼽으면서 작년 말부터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신안군에서 태양광발전 시설 공사가 진행되는 곳은 없다. 한국전력의 송·배전망에 연결(계통 접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남 신안군 신의도 바닷가에 염전들이 펼쳐져 있다.
    태양광발전 추진하면서… 염전 땅값 2배 이상 올라 - 전남 신안군 신의도 바닷가에 염전들이 펼쳐져 있다. 정부가 염전에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신안군 일대 염전 땅값은 최근 2배 이상으로 올랐다. /신안군청
    전국 산림, 저수지, 염전 등 방방곡곡에서 태양광 광풍(狂風)이 불고 있지만, 정작 한전의 송·배전망과 연결되기까지는 최대 6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 계통 접속 허가 신청이 폭주했지만, 이를 수용할 한전의 변압기나 변전소 등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밀어붙이기식으로 신재생 에너지 확대 정책을 추진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 중 하나다.

    신안군에서는 최근 천일염 가격이 폭락하면서 염전을 태양광발전 업자에게 팔거나, 아예 소금 농사 대신 태양광발전 사업에 나선 주민들도 늘고 있다. 신안군에 따르면 조례를 개정해 태양광발전 사업 허가 조건을 완화한 작년 11월부터 현재까지 발전 사업 허가 신청은 1600여 건이 접수돼 1300여 건이 허가를 받았다. 대부분 염전이다. 신안군청 관계자는 "매달 200여 건을 처리하고 있지만,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며 "발전 사업자들은 빨리 허가를 내달라고 하지만 주민들은 경관을 해친다며 허가를 내주지 말라고 하고, 전력망 연결도 요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태양광발전의 한전 전력망 연결 현황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이 한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 전국에서 태양광발전 계통 접속을 신청한 건수는 3만5293건, 공사비는 1180억640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실제 접속이 완료된 것은 7411건으로 전체의 21%에 불과했다. 나머지 2만7000여 건 가운데 계통 접속 공사에 착공한 것은 15%에 그쳤고, 나머지 85%는 공사를 시작하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남·북은 전국에서 계통 접속률이 가장 낮았다. 전남은 5.4%, 전북은 8.1%에 불과했다. 한전은 지난달 11일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 등 지자체에 "발전 설비 접속에 필요한 회선이나 주 변압기 신설은 1년, 변전소 신설은 6년이 소요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발송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송·배전선로를 추가하고, 변압기와 변전소 등을 증설해 계통 접속을 원활하게 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비용 문제 등으로 갑자기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접속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발전 업계 관계자는 "농촌에서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다 태양광발전 사업 한다고 했다가 접속이 늦어져 발만 동동 구르는 농민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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