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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총수家 계열사 지분 매입...승계 실탄확보·일감몰아주기 논란 차단

  • 윤민혁 기자
  • 입력 : 2018.07.10 18:20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재은 명예회장, 정용진 부회장 등 신세계그룹 총수가(家)가 신세계건설, 신세계I&C, 신세계푸드 등 3개 계열사 지분을 전량 이마트에 매각했다. 재계는 신세계그룹이 일감 몰아주기 논란 원천 차단과 함께 정용진 부회장의 그룹 승계를 위한 ‘실탄 마련’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오른쪽). / 신세계그룹 제공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오른쪽). / 신세계그룹 제공
    이마트(139480)는 이명희·정재은 회장 부부와 정용진 부회장이 소유한 신세계건설(034300), 신세계I&C(035510), 신세계푸드(031440)3개 계열사 지분을 장내 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취득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이번 거래를 통해 이마트가 사들인 계열사 주식수는 각각 신세계I&C 11만4170주, 신세계건설 41만1374주, 신세계푸드 2만9938주다. 이날 종가 기준 총 거래금액은 343억원이다.

    이명희 회장이 보유한 신세계건설(37만9478주)과 신세계푸드(2만9938주), 정재은 명예회장이 보유한 신세계I&C(4만주), 정 부회장이 갖고 있던 신세계I&C(7만4170주)와 신세계건설 3만1896주가 이마트로 넘어갔다.

    이에따라 이마트는 신세계I&C 지분율이 기존 29.01%에서 35.65%로, 신세계건설은 32.41%에서 42.7%로, 신세계푸드는 46.1%에서 46.87%로 늘어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계열사 지배력 강화와 회사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 오너가의 계열사 지분 매각 배경으론 두 가지가 꼽힌다. 승계작업을 위한 정용진 부회장의 ‘실탄 마련’과 ‘일감 몰아주기 논란 원천 차단’이다.

    신세계그룹은 계열분리와 승계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11년 5월 기존 ㈜신세계를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 2개 회사로 분리했다. 이후 2016년 정용진 부회장과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지난 백화점과 이마트 지분을 맞교환하고 계열분리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 경영권을 물려받긴 했으나 이명희 회장으로부터 지분은 증여받지 못했다. 이 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주식 508만주(18.22%)가 정 부회장에 증여되면 증여세만 7000억원이 넘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를 대비하기 위한 실탄 확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앞서 정재은 명예회장은 지난 4월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150만주(약 1900억원)를 딸인 정 총괄사장에게 증여한 바 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증여받은 금액이 30억원을 초과하면 이 금액의 50%를 증여세로 내야 한다. 현행 증여세는 1억원 미만은 10%, 1억~5억원 미만은 20%, 5억~10억원 미만은 30%, 10억~30억원 미만은 40% 등 증여 액수에 따라 차등 부과한다. 정 총괄사장도 940억원이 넘는 증여세를 내야 하는 처지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기업의 일감몰아주기 과세를 강화하고 있는 분위기도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다. 신세계건설과 신세계I&C는 각각 건설·IT서비스 계열사로 그룹의 일감을 맡아 매출과 수익을 늘려 왔다.

    오너 일가가 두 계열사로부터 가져간 배당금은 높은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내부 거래 비중이 높고, 오너 일가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는 상장을 통해 자금 마련이라는 ‘임무’를 마친 것이나 다름없다”며 “굳이 지분을 보유해 부정적으로 회자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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