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교정 전문 기업 툴젠이 3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차세대 면역세포치료제의 항암 효과를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유전자가위 기술을 통해 혈액암에는 치료효과가 크지만 고형암에는 치료효과가 제한적인 면역항암제 카-티(CAR-T)의 한계를 극복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툴젠은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CRISPR/Cas9) 을 이용한 차세대 면역세포치료제(Styx-T)의 동물실험 연구 성과를 캔서리서치(Cancer Research)저널에 공개했다고 4일 밝혔다.
Styx-T는 기존 면역 항암치료제 CAR-T의 문제점을 극복해 툴젠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새로운 CAR-T(면역항암제) 플랫폼 기술이다.
툴젠에 따르면 Styx-T는 뇌종양 동물실험에서 기존 CAR-T 치료제 보다 월등한 암세포 사멸효과를 발휘했다. 대표적인 면역억제관문인 PD-1(programmed cell death protein 1)의 유전기능을 제거(낙아웃)한 CAR-T와 비교했을 때에도 우수한 항암 효능을 보였다.
면역 항암제 CAR-T는 면역세포인 T세포를 조작해 정상 세포의 손상은 줄이면서 효과적으로 특정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든 치료제이다.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한 뒤, 바이러스 등을 이용해 암 세포에 반응하는 수용체 DNA를 주입하고 증식시켜 몸속에 넣어주는 방식이다.
작년 노바티스와 길리어드의 CAR-T 치료제가 B세포암 적응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면서, 혈액암 분야를 시작으로 CAR-T 치료제 시대의 태동을 예고했다.
하지만 기존 CAR-T 치료제는 혈액암에서는 높은 완치율을 보이는 반면, 전체 암환자의 80~90%를 차지하는 고형암에서는 CAR-T 치료제 효능이 상당히 제한적이다. 이는 T세포의 기능을 저해하는 유전자 중 하나인 DGK(diacylglycerol kinase)에 의해 T세포의 공격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툴젠의 Styx-T 플랫폼 기술은 유전자가위 기술을 통해 DGK 유전자를
낙아웃(knock-out) 시켜 T세포의 높은 활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통한 항암 효과를 이번 동물실험에서 확인한 셈이다.
Styx-T 프로젝트를 이끈 정인영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Styx-T 기술이 CAR-T 치료제에서 면역억제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뇌종양을 포함한 다양한 고형암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종문 툴젠 대표이사는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을 활용해 유전질환 치료제 및 품종 개량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향후 툴젠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