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은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공룡 IT 기업들은 물론 국내 주요 인터넷, 통신 업체도 갈고 닦는 분야다. 이들 업체가 AI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면 스타트업은 이 분야에서 아주 세밀한 분야에 집중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AI 스타트업 옴니어스도 그런 스타트업 중 하나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악마 같은 패션잡지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립 분)’처럼 패션 지식을 탄탄하게 갖추고 감각적인 패션 트렌드를 만들어낼 수 있는 AI를 목표로 한다.
전재영 옴니어스 대표는 “구글보다 패션 영역에서는 더 세밀하게 의류와 스타일을 구분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며 “AI 스타일리스트로서 의료 쇼핑을 쉽게 만들 뿐 아니라 패션 업계 종사자들에게도 훌륭한 비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옴니어스의 AI는 의류 사진을 바탕으로 제품군(카테고리), 제품 종류, 제품의 길이와 사이즈, 소매 기장, 소재, 프린트, 세부 사항, 스타일, 색상과 같은 10개 항목으로 분석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원피스 제품 중에서도 A라인 원피스를 기장이 길거나 중간인지, 소매 길이와 소재는 무엇인지 구분할 수 있게 해준다.
옴니어스는 2016년 매쉬업엔젤스 등으로부터 3억원의 시드 투자를 받았고, 지난해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10억원의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올해 한국에서 열린 AWS 서밋에서도 패션을 분석하는 AI를 선보이면서 업계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전재영 대표는 “구글 렌즈가 단순히 원피스, 색상 등 단순하게 파악하는 것과 다르게 옴니어스 AI는 원피스에 벨트(디테일·세부사항)가 있는지, 섹시한 스타일인지, 청순한 스타일인지를 구분할 수 있게 만들었다”며 “수십명의 패션 전공자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지난 2년간 데이터를 쌓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재영 대표와 공동창업자인 박준철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카이스트 박사 출신으로 연구실에서 동고동락(同苦同樂)한 사이다.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던 전재영 대표가 온라인 의류 구매가 불편하다는 점에서 사업 아이템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전재영 대표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같은 기기 제품은 제품명, 모델명으로 검색이 쉽지만 의류는 그렇지 않다”며 “패션 업계에서는 전문가 영역 외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데이터가 쌓이기 때문에 오히려 AI가 잘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옴니어스의 AI 사용자는 단순히 의류를 온라인으로 구매하려는 구매자에만 제한을 두진 않는다. 패션 업계 종사자인 마케터, 스타일리스트, 패션 MD(Merchandiser), 디자이너들이 모두 활용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목표다. 이들은 스타일 파악을 위한 시장 조사에 나서면서 온라인 상에서 인기를 얻는 제품에 대한 정보도 획득해야 한다.
전재영 대표는 “패션 업계에서 직접 AI를 개발하기가 쉽지 않은데 옴니어스는 쉽게 패션 아이템을 찾아주는 것은 물론 SNS 상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시장 유행을 파악하게 해줄 수 있다”며 “상품을 온라인 상으로 어떻게 배열하고 노출했을 때 효과적인지도 분석해줄 수 있는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IT 기업들이 이미지 검색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이런 시장에서 스타트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 전재영 대표는 “공룡 IT 기업에서는 할 수 없는 세부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옴니어스는 AI 수준을 발전시켜 나가고 기술을 이끄는 회사에서 뷰티나 패션과 같은 제한적인 영역에서 세밀한 데이터 학습을 시키기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또 온라인 쇼핑몰에서 갖지 못한 기술력과 검색 시장이 갖지 못한 패션 전문가들과의 관계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전재용 옴니어스 대표는 “앞으로는 시즌 별 패션위크 사진은 물론 당시 참석했던 유명인이나 인플루언서(SNS를 통해 영향력을 갖게된 사람)의 패션을 빠르게 분석해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면서 “패션업체 외에도 검색업체나 대형 IT 기업도 우리의 고객이 될 수 있다고 보고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