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500兆 스마트시티, 주거·관광·산업 3개지구로 만든다

조선일보
  • 이송원 기자
    입력 2018.07.02 03:06

    빈 살만 왕세자 추진 '네옴' 윤곽 "10년내 인구 100만 도시 만들겠다"

    "10년 안에 인구 100만명의 도시로 조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홍해와 접한 해안가에 살기 좋은 미래 도시, 지식·관광 특화 지역, 첨단 산업지역 등 세 곳으로 나눠 개발할 예정입니다."

    키스 마틴 네옴(NEOM) 운영총괄본부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명동에서 열린 '스마트시티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 세계 최대 스마트시티인 네옴의 윤곽에 대해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하고 있는 네옴은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작년 10월 5000억달러(약 557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최첨단 도시 건설 프로젝트다. 건설업체를 비롯한 우리 기업들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마틴 본부장은 국내외 전문가들 앞에서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설명하며 "7월 중 자율주행차 설계 조건이 포함된 네옴 1차 콘셉트 설계 공모전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5000억달러 첨단 도시 네옴, 세 지역으로 특화 개발

    네옴은 빈 살만 왕세자의 '탈(脫)석유 경제 개혁'의 하나로 추진 중인 도시다. 이집트와 요르단에 인접한 사우디 북서부 황야를 로봇연구·생명공학·식품공학 등 첨단 기술과 오락·미디어·연구 시설을 갖춘 최첨단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다. 면적은 2만6500㎢로 서울의 44배다. 마틴 본부장은 지난 30년간 다국적 개발사에 몸담으며 아시아·중동 지역에서 대규모 민관 협력 사업을 진행한 경력을 인정받아 작년 7월부터 네옴 운영총괄본부장으로 선임됐다. 2003~ 2006년 영국계 다국적 개발회사 AMEC 한국지사의 최고운영책임자로 일하며 인천대교 개발에 참여하는 등 한국과의 인연도 있다.

    5000억달러가 투자돼 사우디아라비아에 지어지는 도시 ‘네옴(NEOM)’의 키스 마틴 운영총괄본부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명동에서 열린 ‘스마트시티 국제 심포지엄’에서 “10년 안에 인구 100만명의 첨단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5000억달러가 투자돼 사우디아라비아에 지어지는 도시 ‘네옴(NEOM)’의 키스 마틴 운영총괄본부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명동에서 열린 ‘스마트시티 국제 심포지엄’에서 “10년 안에 인구 100만명의 첨단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마틴 본부장은 토지 경사도, 환경 영향 평가 등 부지 활용도를 검토한 결과 네옴을 홍해 해안가의 세 지역으로 특화해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집트와 근접한 반도 쪽은 '네옴시티' 구역(면적 95㎢)으로 첨단 기술과 양질의 주거 환경을 갖춘 첨단 도시로 조성한다. 중간쯤의 만(灣) 지역은 관광 산업과 교육·연구 시설을 위주로 하는 '네옴 베이'(135㎢), 기존 항만 시설이 있는 곳은 첨단 제조업 등을 유치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두바 산업존'(110㎢)으로 개발한다. 세 곳을 합쳐 10년 안에 100만명의 인구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마틴 본부장은 "네옴은 사우디아라비아 중앙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독립적인 사법·행정 체계를 갖출 것"이라며 "단순한 자유경제구역이나 특별자유구역이 아닌 중국 속의 홍콩과 비슷하게 '국가 안의 국가'처럼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살기 좋은 도시' 조성에 투자할 것"

    세계 최대 스마트 도시 네옴 개요 표

    네옴은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최첨단 도시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고 마틴 본부장은 강조했다. 네옴이 추구하는 도시 콘셉트는 양질의 주거, 생활 편의 시설, 쾌적한 환경, 안전, 교육, 건강 서비스, 일자리, 정부와 공동체와의 연결성 등 12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곳이다.

    그는 "네옴에 대한 전략 회의를 할 때마다 '그곳에 사는 것을 즐길 것인가. 내 가족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가'를 늘 염두에 둔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면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다"며 "네옴은 장기적으로 사우디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와 기업 활동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마틴 본부장은 "스마트시티는 단순히 기술에 관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네옴이 목표로 하는 자율주행차 도시를 예로 들었다. 자율주행차가 보급되면 실시간으로 알아서 빈 공간에 주차하고 필요할 때 원하는 곳에서 승차가 가능해져 도시 내 주차 공간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네옴은 그 여유 공간을 도시 농장, 공동체 시설 같은 공적이고 친환경적인 영역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네옴 프로젝트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마틴 본부장은 "빈 살만 왕세자가 모든 네옴 이사회 미팅에 참여할 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있다"며 "공공투자펀드로부터 초기 인프라 투자금을 확보했기 때문에 빠르게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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