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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작지만 강한 차’ 미니 JCW…60년 레이싱 DNA 계승

  • 진상훈 기자
  • 입력 : 2018.07.02 06:00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는 고성능 모델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별도의 브랜드를 둔 곳이 많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속한 다임러그룹의 메르세데스-AMG, BMW의 M 등은 각각 소속 그룹을 대표하는 고성능차 전문 브랜드로 꼽힌다.

    ‘영국차의 자존심’으로 일컬어지는 미니도 예외는 아니다. 흔히 미니에 대해 주로 여성들이나 젊은 층이 주로 찾는 소형차라는 인식을 가진 소비자들이 많지만, 사실 미니는 약 60년전부터 주요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레이싱의 DNA’를 간직해 온 브랜드다.

    지난달 29일 강원 인제 스피디움을 달리는 미니 JCW 차량들/미니 제공
    지난달 29일 강원 인제 스피디움을 달리는 미니 JCW 차량들/미니 제공
    미니 존 쿠퍼 웍스(John Cooper Works·JCW)는 미니의 고성능 퍼포먼스를 대표하는 전문 브랜드다. 미니 JCW는 모터스포츠 선수 겸 자동차 제작자로 지난 1960년대부터 미니의 고성능차 개발을 책임졌던 존 쿠퍼의 이름을 따 출범했다. 미니 특유의 세련된 외관에 강력한 주행성능을 갖춘 ‘작지만 강한 차’로 전세계적인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강원 인제에 위치한 스피디움에서 개최된 ‘미니 JCW 챌린지’에서 서킷 주행을 통해 JCW의 성능을 직접 확인해 봤다. 이날 행사는 존 쿠퍼의 손자로 현재 JCW의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찰리 쿠퍼도 참가해 JCW의 강점과 역사, 전략 등을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 스피디움 서킷 달군 폭발적인 가속력…곡선주로에서 제동성능도 일품

    시승한 모델은 뉴 미니 JCW 클럽맨이었다. 이 차는 2리터 4기통 JCW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31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힘을 갖췄다. 최고속도는 시속 238km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3초만에 도달한다.

    인제 스피디움은 전체 트랙길이 2500m 중 곡선주로의 비중이 2000m에 이르는 국내 대표적인 난(難)코스로 꼽힌다. 오랜 기간 고성능차를 제작해 왔지만, 주로 도심 주행용 소형차라는 인식이 강한 미니의 모델이 이처럼 어려운 코스에서 제대로 된 가속력과 제어력을 보여줄 수 있을 지 의문이 앞섰다.

    스피디움 서킷을 질주하는 미니 JCW 차량들/미니 제공
    스피디움 서킷을 질주하는 미니 JCW 차량들/미니 제공
    그러나 서킷 주행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의문은 점차 감탄으로 바뀌었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설정하고 직선주로에서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차체는 단 몇 초만에 시속 100㎞를 훌쩍 넘기며 치고 나갔다. 급하게 꺾이는 곡선주로에서 속도를 크게 줄이지 않아 차체가 바깥쪽으로 쏠려도 스티어링휠의 반응이 탁월해 금방 안정을 찾고 주행을 지속했다.

    몇 차례 곡선주로를 소화한 뒤 긴 직선주로에 진입해 본격적으로 속도를 높여봤다. 요란한 굉음과 함께 마치 포구를 떠나는 포탄처럼 질주했다. 곡선주로를 지나면서 앞차와의 간격이 다소 벌어져 있었지만,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폭발적인 가속력과 함께 금세 간격을 좁혔다.

    인제 스피디움은 곡선주로의 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트랙 곳곳에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경사진 도로가 많다. 이 때문에 급가속 또는 급제동시 차체 움직임에 변동이 크다. 그러나 미니 JCW 클럽맨은 수준급의 가속력과 함께 기민한 제동성능과 접지력 등을 통해 안정적인 주행을 계속할 수 있었다.

    미니 JCW 클럽맨은 미니 고유의 사륜구동 시스템인 ALL4가 적용돼 뛰어난 민첩성과 추진력을 갖췄다. 또 스포츠 타입 섀시와 냉각공기 유입 최적화 설계 등을 통해 주행성능을 향상시켰다. 휠 아치 내부의 난기류를 줄여주는 에어커튼과 에어 브리더가 장착돼 효율적이고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

    서킷 직선구간을 달리는 미니 JCW 차량들/미니 제공
    서킷 직선구간을 달리는 미니 JCW 차량들/미니 제공
    여기에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컨트롤(DSC), 다이내믹 트랙션 컨트롤(DTC), 전자식 디퍼렌셜 록 컨트롤(EDLC) 등이 기본 사양으로 적용하고 6개의 에어백, 전 좌석 3점식 안전벨트를 적용해 주행 안전성을 높였다. 사고의 심각성을 자동으로 감지하는 인텔리전트 이머전시 콜도 탑재됐다.

    서킷에서 미니 JCW 클럽맨을 주행한 시간은 약 15분 남짓에 불과했다. 그러나 JCW가 갖춘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와 안정성, 역동적 주행상황에서의 제어력 등을 확인하는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29일 열린 미니 JCW 챌린지 행사 영상/BMW코리아 유튜브 제작영상



    ◇ 찰리 쿠퍼 “미니 JCW, 유럽에서 검증 마쳐…韓 시장 잠재력 크다”

    존 쿠퍼는 미니의 고성능차 개발 역사를 연 장본인이다. 그는 지난 1960년 자신의 이름을 딴 고성능차 미니 쿠퍼를 개발했고 이 차를 앞세워 1964년과 1965년, 1967년 세 차례에 걸쳐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994년 미니가 BMW그룹에 인수된 뒤에도 고성능차 개발은 멈추지 않았다. BMW는 2000년 설립된 고성능차 전문 브랜드인 JCW마저 인수해 2008년 미니 JCW를 공식 출범시켰다. 현재 미니 JCW는 클럽맨과 컨트리맨을 포함해 쿠페와 해치백 모델 등을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날 미니 JCW 챌린지를 찾은 찰리 쿠퍼는 “영국차의 전통과 철학을 계승한 미니가 BMW의 기술력까지 결합해 더욱 강력한 주행성능을 갖춘 미니 JCW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니의 고성능차 개발을 총괄했던 존 쿠퍼의 손자 찰리 쿠퍼. 그는 현재 모터스포츠 선수 겸 미니 JCW의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미니 제공
    미니의 고성능차 개발을 총괄했던 존 쿠퍼의 손자 찰리 쿠퍼. 그는 현재 모터스포츠 선수 겸 미니 JCW의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미니 제공
    그는 “미니 JCW는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시장에서 이미 미니의 고성능차 기술 경쟁력을 입증해 호평을 받았다”며 “최근 한국도 미니 JCW를 포함한 여러 고성능차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할 만한 잠재력을 갖춘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찰리 쿠퍼는 “메르세데스-AMG나 BMW M시리즈 등에 비해 제원상 수치가 높은 편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지만, 미니 JCW는 출력이 전부인 모델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니 JCW가 그 동안 여러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성과를 거뒀던 것은 출력과 토크보다 섀시의 우수성과 차량 경량화 등 세부적인 기술에서 앞선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라며 “영국차의 브랜드 정체성에 BMW의 기술력을 접목한 고성능 모델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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