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한번이면 입고부터 생산까지 한눈에

입력 2018.06.29 03:08

태평양물산 베트남 현지법인, 네파 등 의류 OEM 전문 업체
스마트 공장으로 생산성 향상… 매출 1조원 곧 달성할 전망

지난 26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차로 1시간가량 떨어진 박닌성에 있는 태평양물산 현지 의류제조법인. 축구장보다 더 넓은 8530㎡ 규모 공장에 들어서자 20개 라인에서 총 640명의 작업자가 봉제작업을 하고 있었다. 국내 아웃도어 N사 제품을 생산하는 15번 라인 작업자가 작업대에 있는 태블릿PC를 터치하자 산출량 숫자는 87에서 88로 바뀌었다. 이날 해당 라인의 목표 생산량은 192벌. 현재 추세대로 만들면 목표량보다 8벌을 더 만들 수 있다는 표시도 모니터에 나타났다.

이 공장은 태평양물산이 올 3월 해외사업장 중 처음으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한 곳. 정창민 법인장은 "몇 달 전만 해도 담당자가 돌아다니며 생산량을 확인해야 했지만 이제는 작업자가 태블릿PC를 터치하기만 하면 실시간으로 회사 데이터베이스에 자료가 쌓인다"며 "생산 라인의 일(日) 생산 목표, 현재 달성량, 시간별 추이와 불량 요인 등을 작업자와 관리자가 라인마다 설치된 모니터로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0년까지 14개 법인에 스마트공장 구축

태평양물산은 1972년 설립된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전문 업체다.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인 네파, 디스커버리, 블랙야크, 아이더는 물론 미국 컬럼비아, 언더아머, 갭, 타깃, 스웨덴 H&M, 독일 퓨마 등의 의류를 주문생산한다. 제조 과정이 복잡한 아웃도어 부문에서는 생산성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베트남 박닌성에 있는 태평양물산 생산 라인에서 현지 직원이 작업을 마무리한 뒤 태블릿PC 화면을 터치하고 있다. 현장 작업자가 입력한 숫자는 실시간으로 라인마다 있는 작업 현황 모니터와 본사, 공장 사무실로 전송된다.
베트남 박닌성에 있는 태평양물산 생산 라인에서 현지 직원이 작업을 마무리한 뒤 태블릿PC 화면을 터치하고 있다. 현장 작업자가 입력한 숫자는 실시간으로 라인마다 있는 작업 현황 모니터와 본사, 공장 사무실로 전송된다. /조재희 기자

스마트팩토리는 태평양물산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준비한 핵심 프로젝트다. 장우용 태평양물산 베트남 지역센터장은 "최근 다품종 소량생산을 원하는 바이어가 늘어나고 현지 인건비도 오르는 상황에서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 공장은 원단·실 같은 원·부자재 입고부터 제품 생산까지 각 단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을 갖추면서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 도입 후 두 달이 지난 5월 해당 법인의 하루 평균 생산액은 6만6578달러(약 7470만원)로 1년 전보다 3.6% 늘었고, 전체 3100여 명 중 생산량을 확인하거나 재고 입·출고를 담당하는 관리부문 인력 숫자는 1526명에서 1421명으로 7%가량 줄었다. 재고 파악이 빨라지고 불량 원인도 그때그때 잡아내면서 생산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장재수 스마트팩토리 부문 팀장은 "올해 베트남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인도네시아와 미얀마에 있는 14개 제조법인 전체에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작업자들의 미싱 작업 횟수 등의 데이터까지 시스템과 연동시켜 최적의 생산체제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흑자 전환에 이어 매출 1조원 돌파

태평양물산은 지난해 매출 9222억원, 영업이익 237억원을 기록하며 한 해 전 486억원 적자 여파에서 벗어났다. 2~3년 전 국내 아웃도어 시장 불황으로 거위털 같은 다운 소재 부문이 타격을 입은 데다 생산능력을 25% 늘리는 시설 투자가 겹치며 일시적으로 실적이 나빠졌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며 회복세를 나타낸 것이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는 지난해 첫 거래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는 10배 이상 주문액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영원무역·한세실업·세아상역·한솔섬유에 이어 국내 의류 제조업체 사상 다섯 번째로 매출 1조원 고지를 밟을 전망이다. 태평양물산 관계자는 "생산능력 확대와 스마트팩토리 구축으로 해외 수주 물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

공장 곳곳에 센서와 카메라를 장착하고 무선인터넷으로 가동률·제품 재고·품질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는 공장 시스템. 제품 불량이 발생하거나 장비가 문제를 일으키면 곧바로 대응할 수 있어 불필요한 비용은 줄이고, 생산성은 대폭 높일 수 있다.




핫뉴스 BEST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