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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3대 난기류'에 흔들

  • 곽래건 기자

  • 입력 : 2018.06.28 03:07

    ①국제유가 급등에 기름값 부담 ②환율 올라 여행객 감소 위기
    ③부품 관세면제도 단계적 축소… 앞으로 5년간 4000억 관세 폭탄

    국제 유가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동시에 올라가며 국내 항공사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상황에서 항공기 부품 관세 면제 혜택 등 항공업계에 대한 정부의 우대 정책도 하나 둘 폐지되고 있다.

    ◇국제유가·환율 동반 상승

    27일 서울 주식시장에서 대한항공 주가는 2만8050원, 아시아나항공은 4140원으로 마감됐다. 지난 12일 3만3300원이었던 대한항공 주가는 보름 만에 15%가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도 12일(5090원)에 비해 18.6% 하락했다.

    대한항공 주가 추이 외
    올해 상반기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던 저비용항공사(LCC)도 사정은 비슷하다. 제주항공 주식은 지난 5월 9일 주당 5만2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보름 전부턴 줄곧 내림세다. 지난 12일 5만800원이었던 주가는 27일 4만1950원으로 17.4% 떨어졌다. 대한항공의 계열사인 진에어 주가는 같은 기간 3만1700원에서 2만4600원으로 22.4%나 떨어졌다.

    항공사 주가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환율과 국제 유가 급등 탓이다. 환율이 올라가면(원화 가치 하락) 비행기 리스 등에 들어가는 고정 비용이 늘어난다. 환율 부담으로 해외여행객도 줄어들 수 있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비행기 연료 비용 부담이 커진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이달 들어 7개월 만에 처음으로 1100원을 돌파했다. 6월 원·달러 환율은 3.5%가량 올랐는데, 2012년 이후 일곱째로 상승률이 높았다. 미국이 이란 핵협정을 파기하면서 중동 정세가 불안해져 국제 유가도 오름세다. 지난 12일 배럴당 66.36달러에 거래됐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6일 배럴당 76.31달러까지 올랐다.

    ◇관세 혜택 없어지고 기상 정보 사용료도 올라

    항공사에 대한 정부 우대 정책도 없어지고 있다. 특히 항공기 부품을 수입할 때 관세를 면제해주는 제도가 없어질 예정이다. 현행 관세법은 항공기 부품에 대해 관세 전액을 면제해주고 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2019년부터 5년 동안 감면율을 20%씩 줄여 2023년부턴 관세를 100% 부과할 방침이다. 항공기 부품 무관세 정책이 특정 업계에만 이득이 되고, 주요 교역국인 미국·유럽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실효성이 없어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선 '판매회사가 원산지증명 발급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FTA로는 관세 면제 혜택을 받기 어렵다'며 반발하고 있다. 최근 3년간 국내 항공사의 관세 감면 규모는 2123억원에 달한다. 한국항공협회는 단계적으로 감면이 없어지는 2019~2023년 국적 항공사가 총 4000억원가량의 관세를 물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는 대안으로 세계무역기구(WTO)의 민간항공기교역협정(TCA) 가입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민간항공기교역협정이란 민간항공사가 수입하는 항공기 부품에 대한 관세를 없애고 교역을 자유화하는 관세 협정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이집트, 마카오 등 32국이 가입해 있다.

    하지만 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국토교통부는 '국적 항공사의 경쟁력 확보'를 이유로 협정 가입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통상 업무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부정적이다. 협정에 가입하면 부품을 수입할 땐 관세가 면제되지만 항공기와 부품 개발, 생산, 마케팅 등에 대한 정부지원금이 보조금으로 간주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기 제조업을 육성해야 하는데 자칫하면 협정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협정 가입국인 일본·미국·프랑스 등도 자국 항공 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어 실제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정부가 제조업체엔 보조금을 줘야 한다고 하면서, 항공사엔 혜택을 줄 수 없다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상청이 가격 합리화를 이유로 항공 기상 정보 사용료를 올린 것도 악재다. 기상청은 지난 6월 국제선 항공기가 국내 공항에 착륙할 때 부과하는 항공 기상 정보 사용료를 기존 6170원에서 1만1400원으로 배 가까이 올렸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총 9억3000만원 수준인 국적항공사의 사용료 부담이 17억1000만원으로 늘어난다. 국내 항공사들은 '인상률이 지나치게 높다'며 행정소송을 낼 방침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부진을 겪다 성장세로 돌아선 항공업계가 다시 악재를 만났는데, 정부 정책은 항공업계에 우호적이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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