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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TALK] 10년만의 거대 모래 폭풍 온 화성...생명체 흔적도 새로 발견

  • 김민수 기자
  • 입력 : 2018.06.24 07:00

    5월 말 시작됐던 화성의 거대한 모래 폭풍(dust storms)이 화성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이번에 발생한 모래 폭풍은 2007년 관측됐던 모래 폭풍 이후 10년만에 발생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모래 폭풍은 최소 2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이번 화성 모래 폭풍으로 2004년 화성에 착륙해 14년 동안 화성 탐사 미션을 수행한 로버(Rover) ‘오퍼튜니티’가 작동을 멈췄다. 오퍼튜니티의 동력원은 태양전지다. 모래 폭풍으로 만들어진 먼지 입자가 태양을 가리자 동력을 잃게 된 것이다. 하지만 2012년 화성에 착륙한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는 태양전지가 아닌 핵에너지(플루토늄-238)를 동력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탐사 활동을 지속할 수 있다.

     화성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가 보내온 화성 이미지. 6월 7일(왼쪽)과 6월 10일(오른쪽) 보내온 이미지를 보면 모래 폭풍의 정도를 알 수 있다. /NASA 제공.
    화성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가 보내온 화성 이미지. 6월 7일(왼쪽)과 6월 10일(오른쪽) 보내온 이미지를 보면 모래 폭풍의 정도를 알 수 있다. /NASA 제공.
    NASA 과학자들은 이번 화성 모래 폭풍이 화성의 대기와 기후 등 환경 조건을 이해하는 데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있다.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다. 특히 최근 NASA는 큐리오시티가 지금까지 보내온 데이터를 분석, 생명체를 구성하는 유기분자의 흔적을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학술지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2020년 이후 화성 유인 탐사를 계획중인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을 고무시키는 결과다.

    ◇ 화성 모래 폭풍 데이터, 유인 탐사에 필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 설립자 일론 머스크는 2024년 화성 유인 탐사를 공언했다. NASA도 2015년 ‘저니 투 마스’ 계획을 통해 유인 화성 탐사 계획을 공개했다. 2030년대에 인류를 화성에 보내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가까운 미래에 인류가 화성에 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언제 발생할지 모를 화성 모래 폭풍 연구는 중요하다. 발생 징조와 패턴, 확대 양상 등에 대한 데이터를 화성에 간 우주인들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성의 모래 폭풍은 사실 계절에 관계없이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지역풍으로 발생하기도 하고 지구 크기 만큼 커지기도 한다. 이번 모래 폭풍처럼 화성 전역으로 확대되는 폭풍은 보통 3~4년에 한번씩 일어났는데 지구 시간으로 따지면 6~8년 주기다. 어찌 보면 과학자들은 2007년 거대한 모래 폭풍 이후 대규모 모래 폭풍을 기다려온 셈이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수석 과학자 리치 주렉은 “화성 모래 폭풍의 물리적 특성을 연구하는 것은 과거와 현재의 화성 기후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모래 폭풍에서 발생하는 입자의 밀도와 농도 등 물리량을 측정하면 이를 바탕으로 화성 대기 모델링을 할 수 있게 되고 모래 폭풍을 예측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성 모래 폭풍 데이터 분석은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3개의 위성(궤도 탐사선)과 큐리오시티가 맡는다. 화성 궤도탐사선 ‘MRO’와 화성 궤도선인 ‘오디세이’, ‘메이븐’이 광각카메라를 통해 대기 상태를 촬영한다. 적외선 카메라가 있는 오디세이 위성은 먼지의 양을 측정하고 메이븐 위성은 모래 폭풍 발생시 화성 상층부의 대기 움직임과 가스 성분 방출 등을 연구한다. 로버 큐리오시티는 모래 폭풍 중 대기가 태양빛을 가리는 차단율을 의미하는 ‘타우(tau)’를 측정한다. NASA에 따르면 모래 폭풍이 발생한 뒤 타우는 약 8.0으로 큐리오시티 탐사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과거 생명체 존재 흔적도 새로 발견

    지난 6월 7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는 NASA의 화성탐사 로버 큐리오시티가 2012년 이후 보내온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NASA를 비롯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8개국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화성에서 유기분자의 흔적과 메탄의 농도 변화가 확인됐다.

     큐리오시티가 지난 5월 화석 암석에 구멍을 뚫어 탐사한 모습. 큐리오시티에 장착된 카메라가 촬영한 뒤 지구로 보내온 사진이다. /NASA 제공
    큐리오시티가 지난 5월 화석 암석에 구멍을 뚫어 탐사한 모습. 큐리오시티에 장착된 카메라가 촬영한 뒤 지구로 보내온 사진이다. /NASA 제공
    큐리오시티에 장착된 과학 실험장비는 암석에 있는 성분을 현지에서 분석할 수 있다. 100만와트의 적외선 레이저를 암석에 발사해 암석에 피어오르는 불꽃을 촬영한 뒤 빛의 파장을 분석, 성분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화성의 게일 분화구에 있는 약 30억년 전 암석에서 유기물의 흔적을 확인했다. 토양이나 암석의 유기물은 생명체의 흔적과 상관관계가 깊다.

    연구진은 또 2012년 이후 큐리오시티가 보내 온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화성 대기에서 메탄 농도가 주기적으로 바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메탄의 농도 변화가 생명체 흔적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추가 연구를 통해 분석해야 한다. 그러나 연구진은 메탄 농도 변화를 비롯해 유기물 확인만으로 과거 생명체 흔적의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NASA는 5월 초 새로운 화성탐사선 ‘인사이트’를 발사했다. 11월 말에 화성에 착륙할 예정인 인사이트는 화성 땅 속을 탐사할 예정이다. 유럽은 2021년 화성 생명체 탐사 프로그램 ‘엑소마스’의 일환으로 탐사 로버를 발사한다. 인류의 화성 탐사와 정복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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