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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매출 1년새 12% 줄었다

  • 조재희 기자

  • 입력 : 2018.06.22 05:57

    국내 고용 25% 차지하는 자영업자들, 내수 부진에 직격탄
    서울 28%↓대구 32%↓… "주52시간, 손님 더 줄어들텐데"

    줄어드는 자영업 월평균 매출
    국내 자영업자 매출이 올 들어 작년보다 1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화된 내수 부진에 지난해 호조를 보였던 수출마저 성장세가 꺾이면서 국내 고용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가운데 매출까지 곤두박질치자 소상공인 업계에서는 "IMF 외환 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경영학)는 "자영업자의 매출 감소는 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가 지표보다 훨씬 나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유섭 의원(자유한국당)이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의뢰해 받은 전국 소상공인 매출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자영업자 한 곳당 월평균 매출은 3372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월평균 3846만원에 비해 12.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소매업·숙박업·학원 등 7개 업종을 대상으로 한 결과다. 국내 주요 카드 3사로부터 받은 가맹점 매출액 통계를 기반으로 현금 결제 비중을 반영해 전체 매출액을 추산했다. 전국 350만 소상공인 가운데 80% 이상의 데이터를 반영한다. 소상공인은 직원 5명 미만인 서비스업이나 10명 미만의 제조업 등 영세 자영업자를 의미한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 가방·신발·액세서리, 화장품 등이 포함된 소매업 매출이 월 5761만원에서 3375만원으로 41.4% 급감하며 하락세가 가장 컸다. 세부 업종에서는 모텔·여관·여인숙 등 소규모 숙박업이 작년 1분기(6588만원) 대비 반 토막 수준인 3149만원에 그쳤고, 가전·명품 중고품 유통업도 40%가량 급감했다. 취미·체육 학원, 카메라·안경, 보습·입시 학원 업종도 각각 10% 이상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대구(-32.6%)와 서울(-28.6%), 세종(-20.5%)이 20% 이상 급락한 가운데 대전(-16%), 경기(-10.7%) 등 대도시의 하락세가 뚜렷했다. 자영업자 숫자가 많고 경쟁이 심한 대도시가 경기 악화의 충격을 더 크게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들어 수출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 기업 투자 감소 등 단기적인 악재까지 겹치며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는 진단이다. 가계 부채가 빠르게 늘며 1500조원에 육박하면서 집집마다 소비 여력이 크게 위축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숙박, 학원, 외식 업종에서 매출 하락세가 큰 것을 보면 소비자들이 반드시 써야 할 곳이 아니면 돈을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부동산 대출 이자 등으로 인해 가처분소득이 주니까 지출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7월부터 시행하는 근로시간 단축도 매출 악화 요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 종로에서 24년째 식당을 하는 이모씨는 "가뜩이나 경기가 안 좋은데 잔업·야근까지 줄어들면 저녁 손님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려다가 내수를 위축시킨 측면도 있다"면서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통한 건설 경기 부양이 단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조선일보 지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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