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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일 생기원장 “스마트공장 도입 일자리 50% 증가, 中企에 실증사례 보여줄 것"

  • 천안=김민수 기자
  • 입력 : 2018.06.15 11:45 | 수정 : 2018.06.15 11:47

    전세계적으로 4차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인공지능(AI)과 로봇, 융복합기술,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이다. 다양한 분야가 있겠지만 제조업 혁신이 최우선적인 담론이다. 정부도 ‘민관합동스마트공장추진단’을 꾸려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스마트공장 변신에 적극 나서야 할 중소 제조업체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스마트 공장 투자가 곧 수익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이를 확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소 제조업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에 팔을 걷어부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의 이성일 원장(사진·62)을 충남 천안시 본원에서 만났다. 이성일 원장은 “솔직히 말해 중소 제조업체 입장에서 스마트공장에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먼저 해야 한다”며 “투자 비용 대비 수익을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한 확신을 주는 실증 사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일 생기원장 “스마트공장 도입 일자리 50% 증가, 中企에 실증사례 보여줄 것"
    생기원은 현재 포스텍·KAIST와 협력을 통해 산업 분야별로 대표 업체를 선정해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는 실증 연구를 하고 있다. 금형이나 열처리 산업 등 중소 제조 분야 대표 업체의 공정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면 어떤 변화가 가능할지, 생산 라인에 어떤 기대수익이 생겨날지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 원장은 “실증 연구에 참여하는 기업들에서 나온 데이터와 연구성과를 동종 업계에 적용해도 된다는 조건에 동의한 기업들이 대표 업체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개별 기업들을 일일이 설득해서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도록 만들기보다는 실증 연구에서 나온 데이터를 동종 업계에 범용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 원장은 “정부가 하기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는 스마트공장 확산을 이런 식으로 하게 되면 2~3년 내에 빠르게 보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원장은 스마트 공장 구축과 4차산업혁명 현실화가 일자리 문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기계나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있겠지만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기도 할 것”이라며 “실제로 정부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2800개 기업 가운데 30%만 일자리가 줄고 50%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원들의 연구 결과 인간과 로봇이 협력할 경우 따로 작업할 때보다 생산성이 85% 향상됐다는 조사도 있다”고 말했다.

    생기원은 내년 설립 30주년을 맞는다. 생기원 설립 당시 멤버였던 이성일 원장은 생기원 30년 역사의 산 증인으로 꼽힌다. 중소·중견기업에 필요한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실용화를 지원하는 게 생기원의 설립 목표였다. ‘생산기술’은 정해진 조건에서 제조 공정을 최적화해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기술을 말한다.

    이 원장은 2016년 12월 15일 원장으로 취임한 뒤 임기 절반인 1년 반 동안 생기원의 체질을 바꾸려는 다양한 시도를 했다. 우선 연구에 필요한 모든 물품 구매를 조달청을 통해서 하도록 만들었고 출연연구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이같은 변화를 추진한 이유는 간단하다. 출연연구기관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는 “출연연구기관의 경쟁력은 연구 역량도 중요하지만 중소·중견 기업과의 관계, 정부와의 신뢰도 매우 중요하다”며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구매 방식을 조달청으로 일원화했고, 근무 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해 이를 정확히 지켜 일하는 문화를 확립하기 위해 유연근무제도를 시행했다”고 말했다.

    이성일 생기원장 “스마트공장 도입 일자리 50% 증가, 中企에 실증사례 보여줄 것"
    연구자들끼리 교류가 없어 단절된 연구 문화를 바꾸기 위한 시도도 추진했다. 대구, 부산, 울산, 전주, 광주, 강릉, 제주 7개 거점으로 떨어져 있는 지역본부가 갖고 있는 연구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술 교류회를 만들었다. 뿌리기술과 청정생산시스템기술, 융복합생산기술 등 3대 전략기획단을 구성해 제시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교류회를 진행했다.

    기술 교류회는 최근 산업미세먼지저감 기술을 내놓는 디딤돌이 됐다. 제조업이나 플랜트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교류회에서 내놓고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가진 지역본부 연구자들이 머리를 맞대 기술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유해물질에서 발생하는 불완전연소를 완전연소로 바꿔주는 ‘저공해 고효율 연소기’가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이 원장은 “연구자들은 연구실에 들어가면 잘 나오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만큼 서로 교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라며 “기술 교류회를 수평조직으로 만들어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게 했더니 의외의 성과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연연구기관의 위상에 대한 고민도 있다. 이 원장은 “출연연구기관의 정체성에 대한 논의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문제의 핵심은 어떤 일을 어떻게 시키고 어느 출연연구기관에 맡길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라며 “연구가 이뤄지는 연구실과 기업 혁신 현장에 좀 더 집중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들으면 출연연구기관 혁신의 방향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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