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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영 환경 악화...삼성전자 해외투자로 '새 먹거리' 찾는다

  • 박원익 기자
  • 입력 : 2018.06.15 08:59

    삼성전자가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해외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들어 적극적으로 해외 스타트업 관련 투자를 진행한 데 이어 최근 글로벌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한 펀드를 새롭게 설립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005930)의 투자 행보에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신성장 동력 마련을 위한 해외 우수 기술·인재 확보 전략이란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세 차례 해외 출장에 나서 총 40여일을 외국에 머물렀다.

    ◇ 큐 펀드 설립…글로벌 스타트업 투자 박차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넥스트는 첨단 AI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삼성 넥스트 큐 펀드(Samsung NEXT Q Fund, 이하 큐 펀드)’를 13일(현지시각) 설립했다.

    큐 펀드를 통해 AI 분야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하고 공동 연구·개발(R&D), 인력·네트워크 확보도 진행한다는 목표다. 펀드 운용엔 MIT, 컬럼비아대, 카네기멜런대, 프린스턴대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AI 분야 연구원들이 참여한다.

    삼성넥스트는 홈페이지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 상업화 가능성보다 기술력을 우선할 계획”이라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CES)’보다 ‘세계 최대 컴퓨터 비전 콘퍼런스(CVPR)’에서 투자할 회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삼성넥스트는 13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큐 펀드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홈페이지 캡처
    삼성넥스트는 13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큐 펀드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홈페이지 캡처
    삼성넥스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둔 삼성전자의 혁신조직이다. 삼성전자는 삼성넥스트, 삼성벤처투자, 삼성카탈리스트펀드 등 여러 조직을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데, 올해 들어선 삼성넥스트와 삼성카탈리스트펀드가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넥스트는 올해 초 이스라엘 로봇 업체 인투이션로보틱스에 투자했고, 5월 초엔 스위스 스타트업 비키퍼에, 5월 말엔 미국 이메일 보안 스타트업 버투루에 투자했다. 삼성카탈리스트펀드는 지난 1월 헝가리 자율주행차 기술 기업인 AI모티브에, 3월엔 세계적인 AI 석학 앤드루 응 교수가 만든 ‘앤드루 응 펀드’에 투자했으며 4월엔 스웨덴의 AI 기반 지도 제작 스타트업인 맵필러리에 투자했다.

    삼성카탈리스트펀드를 총괄하는 손영권 삼성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지난 3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적극적인 AI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삼성넥스트를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은 사장이 이달 초 삼성전자 최초 최고혁신책임자(CIO)에 임명된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 이 부회장 신사업 발굴 의중 반영…“국내 환경 악화” 관측도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의 최근 해외 투자·인재 확보 움직임에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최근 행보에서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능가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해외에서 찾겠다는 의지가 읽힌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 해외 매출 비중은 86.8%에 이른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략혁신센터(SSIC) 오피스 전경. SSIC는 삼성카탈리스트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SSIC 홈페이지 캡처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략혁신센터(SSIC) 오피스 전경. SSIC는 삼성카탈리스트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SSIC 홈페이지 캡처
    이 부회장은 지난 10일 홍콩·일본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는데, 이번 출장은 지난 3월~4월 16일간 이어진 유럽·캐나다 출장과 5월 초 중국·일본 출장에 이은 세 번째 해외 출장이다. 이 부회장의 유럽 체류 시기에 손영권 CSO와 마크롱 대통령이 만났고, 삼성전자는 이후 5월에 글로벌 AI 투자 확대·연구소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이 중국에서 비야디,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IT 최고 경영진들과 회동하고 홍콩과 일본에서 IT 기업인들을 만나 신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출장은 신성장동력 발굴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점검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초점을 해외에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반삼성 정서가 극에 달한 가운데 규제 강화·검찰 조사까지 겹치며 국내 경영 환경이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재판 등으로 이 부회장은 국내 행사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해외 경영에 매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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