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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설계한 데이비드 치퍼필드 “도심 속 한국적 아름다움 담았다”

  • 백예리 기자

  • 입력 : 2018.06.14 17:16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사람간 교류, 소통을 생각한 공간이다. 일반적으로 사옥 설계에서 그런 부분을 잘 생각하지 않는데 인상적인 부분이다.”(‘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저자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에 완공된 아모레퍼시픽(090430)신사옥은 건축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업무공간이라는 기존의 사옥 역할을 넘어 지역사회와의 소통까지 생각한 공간이라는 이유에서다.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14일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사옥이 단지 일하는 공간이 아닌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생각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전경. /아모레퍼시픽 제공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전경. /아모레퍼시픽 제공
    그는 신사옥에 담긴 건축적 의미를 소개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은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독창성에 초점을 맞췄다. 달항아리를 연상시키는 공간은 화려한 기교 없이 절제된 아름다움을 지니면서도 편안하고 풍부한 느낌을 준다.

    신사옥은 지하 7층과 지상 22층으로 된 큐브 형태의 건물이다. 1층은 미술관으로 이어지는 문화공간이, 2~3층은 어린이집을 비롯한 공용 문화 공간, 5층은 임직원 전용 복지 공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치퍼필드는 한옥의 중정을 연상시키는 건물 속 정원 등 한국의 전통 가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요소들을 곳곳에 반영함으로써 빌딩 숲으로 둘러싸인 도심 속에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데 주력했다.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14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신사옥에 담긴 건축적 의미를 소개하고 있다. /백예리 기자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14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신사옥에 담긴 건축적 의미를 소개하고 있다. /백예리 기자
    또한 사옥은 일하는 곳일 뿐만 아니라 회사가 사회와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보여주는 공간이라는 생각 하에 지역주민과의 소통에 힘썼다. 사옥 사방에 뚫린 거대한 문을 통해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진 공용 공간 ‘아트리움’으로 직원뿐 아니라 지역주민이 출입할 수 있다.

    치퍼필드는 “사방의 문은 사람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하나의 공간으로 끌어들인다”며 “직원뿐 아니라 지역 사람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인 것”이라고 했다.

    사옥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건물 내 자리잡은 세 개의 정원, ‘루프 가든’이다. 5층과 11층, 17층에 5∼6개 층을 비워내고 마련된 건물 속 정원을 통해 임직원들이 건물 내 어느 곳에서 근무하더라도 자연과 가깝게 호흡하고 계절의 변화를 잘 느끼며 편안하게 소통하고 휴식할 수 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는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마련된 공용 문화 공간이다.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된 아트리움은 상업 시설을 최소화하고 공익적인 문화 소통 공간을 조성해 개방성을 강조했다.

    1층 공용 공간에 미술관, 전시도록 라이브러리 등을 두어 임직원과 방문하는 고객,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를 자유롭게 접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미술관에서 운영되는 ‘아모레퍼시픽과 건축가들’ 전시에서는 데이비드 치퍼필드, 알바로 시자 등 아모레퍼시픽의 다양한 건축물과 이를 설계한 건축가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1953년 런던에서 태어난 건축가다. 킹스턴 예술대학과 영국 건축협회 건축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리처드 로저스·노먼 포스터 등 영국의 유명 건축사무소에서 실무 경력을 쌓았다. 1985년 데이비드 치퍼필드 건축사무소를 세운 후 지난 30년간 전 세계를 무대로 문화, 주거, 상업 시설 및 인테리어, 제품 디자인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건축물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독일 현대문학박물관, 영국 조정박물관, 미국 앵커리지 박물관, 스페인 아메리카 컵 빌딩. /블룸버그DB·위키피디아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건축물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독일 현대문학박물관, 영국 조정박물관, 미국 앵커리지 박물관, 스페인 아메리카 컵 빌딩. /블룸버그DB·위키피디아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지금까지 100여개의 건축상을 받았을 정도로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독일 마르바흐 암 네카 지역의 현대문학박물관 설계로 2007년 건축 디자인계의 아카데미 상이라 불리는 ‘스털링 상(Stirling Prize)’을 수상했다. 2010년 영국과 독일에서의 건축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기사 작위’를 부여 받았다.

    2011년에는 영국왕립건축협회(RIBA)의 ‘로열 골드 메달(Royal Gold Medal)’, 유럽연합(EU)에서 우수한 현대 건축 작품에 수여하는 ‘미스 반 데어 로에 어워드(Mies van der Rohe Award)’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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